영국은 섹스피어를 자랑한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여간한 자부심이 아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했지만 독일의 철학을 비껴가진 못한다. 독인엔 칸트가 있었다. 프랑스에는, 이태리에는 또 중국에는, 일본에는….
우리에겐 무엇이 있나. 남대문이 국보 1호다. 경복궁도 있고 화성도 있다. 아니다. 우리에겐 한글이 있다. 600년 전 르네상스 시절 조선에는 세종대왕이 살아계셨다. 천·지·인 세 글자로 한글을 만드셨다. 그 위대한 세계적 문예 부흥기에 우리는 조선의 글자 한글 훈민정음 24자를 만드셨다. 세기적인 사건이다.
우리에겐 한글이 있었다. 한국인이면 누구나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는 말을 예사로 한다. 그러나 그렇게 자랑스럽고 위대하다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글이 위대한 문자라고 자랑도 많이 한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세종의 한글창제에 관해 제대로 말하는 한국인은 매우 드물다. 전문 학자들 중에서도 그렇고 언론에서도 그렇다. 학교를 남보다 더 많이 다니고 공부를 더 많이 했다 해도 다 거기서 거기다. 한글 잘해서 밥 벌어 먹기는 틀린 세상이다.
세종은 한글을 자음과 모음이 모여 하나의 소리를 낸다는 등의 표현이 예사로 등장하고 우리는 또 그렇게 배워왔다. 그러나 자음과 모음은 소리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한국말의 자음과 모음은 세종대왕과 상관없이 그전부터 언어로써 사용돼왔다. 세종은 그런 소리들을 합리적이고도 과학적인 기회를 고민해낸 것이다. 그래서 한글이 위대한 것이다.
내일이 한글날이다. 법적 지위가 가장 높아야 할 국경일 임에도 공휴일에서도 빼버렸다. 영어 몰입 교육에 이어 한자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강남구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강남은 어디 그냥 강남인가, 강남에서 부는 바람은 단박에 조선 팔도를 휘몰아 칠 것이며 이제 영어에 이어 한문 몰입 교육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영어를 제일 잘하는 동남아 국가는 필리핀이다. 영어를 제일 못하는 동남아 국가는 일본이다. 영어를 제일 잘하는 필리핀은 가장 못사는 나라요, 영어를 제일 못하는 일본은 세계에서도 으뜸으로 잘사는 나라다.
제나라 말 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왜 자꾸만 앞서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모름지기 한글이 없었으면 우리들의 책이 없었을 것이다. 한글이 없음으로 온갖 지식을 깨우쳐 주는 학교도 없었을 것이다. 경쟁력 강화만을 깃발처럼 내세우는 ‘국가’는 국민들을 무한경쟁 속으로 밀어 넣기만 할 것이다. 이제 우리의 자랑 한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의 변화가 필요할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