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심야 시간 약품 구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약사회가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은 수 없이 되풀이 되었다. 그러나 본지가 최근 수원시내 약국들의 운영 실태를 취재한 결과 수원시 420여개의 약국 중 당번약국제도에 등록한 약국은 100여개(25%)이나 등록된 약국 중 자신들이 신고한 영업마감시간과 휴일영업시간 등을 지키는 곳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번 약국제도는 지난 2002년 의약분업제 시행 이후 보건복지부가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각 시·군별로 자율시행토록 권장하면서 도입된 제도다. 이 제도는 도입 초기부터 현재까지 공전만 되풀이하는 제도다.
이유는 약국들이 당번약국 운영이 강제적인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휴일에 약국 문을 열 필요성이 없다는 것. 특히 병·의원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약국들은 처방전 수용에 의존한 약국 경영을 하는 관계로 의원들이 문을 열지 않는 휴일에는 처방전이 거의 나오지 않아 당번약국 운영을 기피하고 있다.
이 제도가 공전되면서 슈퍼에서 일반의약품 판매를 허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자 약사회는 지난해 약사윤리규정 제2조 10항에 ‘약국을 개설한 자는 본회에서 정한 당번약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해 의무화 조치를 했다.
처벌 규정에 대한 법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이 조치는 슈퍼 약 판매 허용을 막아보려는 약사회의 자구책에 불과했던 것으로 지적되었다.결국 유명무실한 당번약국제도로 국민들의 불편이 해소되지 않자 지난 7월 시장이나 군수·구청장은 관내에서 당번약국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당번약국 안내표시를 하지 않아도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정치권에서 발의되었다. 약사란 직업은 현재 우리사회의 직업 가치관으로 볼 때 엘리트 집단으로 인식된다. 약국 또한 의약품 공급체계의 일선에 위치해 광의에서 국민건강 보호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다른 자영업에 비해 공공성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약국들이 영리와 개인적인 불편함 때문에 당번약국제도 이행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아직 요원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환원과 나눔의 봉사 문화는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적 규범이다.
수원시와 경기도 약사회가 솔선하여 법 개정과 관계없이 당번약국 제도를 정착시키는 성숙한 직업의식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