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꼽는다면 당연히 자녀교육이 1순위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자식 사랑이야 인지상정이지만 유독 우리 부모님들의 자식에 대한 애정과 애착은 유별난 데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과열 입시지옥을 불러오는 지나친 교육열이 한국사회의 특징이 되었고, 이제는 어떻게 이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할지 막막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강남 8학군, 기러기 아빠, 유명 강사를 쫓아가는 수험생 주말 비행기 공수 등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인 듯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우리 사회의 이상 교육열은 정말 부모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일까?
정부조직 개편 전까지 청소년정책 전담부서였던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53점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현재 본인의 성적에 대해서 88.8%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해 청소년들의 학업 만족도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45.5%가 ‘있다’고 밝혔다. 남자 청소년(38.3%)보다는 여자청소년(53.2%)이, 중학생(38%)보다는 고등학생(53.4%)이 더 우울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성격, 외모, 건강상태 등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특히 외모에 불만을 가진 청소년이 70.9%에 달했는데, 여학생(74.82%)이 남학생(70.1%)보다 외모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여자 청소년(51.92점)의 행복도가 남자 청소년(54.21점)보다 떨어졌고, 고등학생(51.35점)이 중학생(55.77점)보다 낮게 조사됐다. 이 모두를 종합해서 우리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53점, 낙제점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어쩌다 한번 조사한 결과로 폄하할 만한 것이 아니다. 2007년 한국청소년건강재단과 행복가정재단이 발표한 조사에서도 청소년 50%가 ‘스스로에 불만’이고 3명 중 1명(35%)은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006년 한국청소년개발원에서 수행한 국제비교 조사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비교대상인 미국, 일본, 중국 등보다 낮았다. 한국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은 평균 이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눈여겨 볼 조사결과들이 또 있다. 제3회 한국청소년패널학술회의에서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가 전국 15개 시·도 고등학생 31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성적과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쉽게 말해 성적이 좋은 집단보다 오히려 성적이 낮은 학생 집단의 행복지수가 더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또 최근 국정감사와 관련하여 박은수 국회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자료를 분석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의 상징’인 서울 강남에 사는 초·중·고생들이 전국의 또래들 가운데 정신질환을 겪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의 초중고생의 정신질환 진료 경험 비율은 100명당 3.85명 수준으로, 전국 최저인 강원도 양구군의 초·중·고생(0.91명)들에 비해 4.2배나 높은 수치라고 한다. 집안의 경제력이나 좋은 학원에 둘러쌓인 동네 여건이 우리 청소년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부모들이 당장의 자기 생활과 노후에 대한 준비까지 뒷전으로 밀어놓으면서 미친 듯이 자녀교육에 매달리는 것은 자식들이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좋은 자리에서 잘 대접받고 사회 생활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 질곡을 참아내는 것이 결코 우리 자녀들에게 행복한 삶을 담보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 힘든 고생을 감내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명확히 가야 할 길이 보이기도 한다. 공부 잘하는 사람이나 못하는 사람이나 모두 저마다의 능력으로 최선을 다해서 살면 사회에서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사회풍토를 바꿔가야 한다.
학력으로 줄세우기 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짧은 시일 내에 간단히 이루어질 일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부터 스스로를 바꾸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적어도 내 아이 만큼은 억지 춘향이 식으로 이리저리 남의 꽁무니 쫓아다니지 않도록 하겠다는 당당함이 필요하다. 부모가 만족하는 자녀양육과 교육이 아니라 우리 자녀,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