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소환제는 글자 그대로 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주민들이 심판하겠다는 제도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시민들의 행동 양식이다. 당선만 되면 그만인 단체장들에 대한 사후 통제기구이며 감시기구로써의 기능이 존중받아야 할 제도가 주민 소환제이다.
이러한 제도가 시행된 지는 불과 1년여, 그 첫 대상자가 될뻔했던 하남시장의 헌법소원에 이어 이번에는 지자체장 협의회가 주민소환법의 개정을 정치권에 요구하고 나섰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요구다. 당선만 되면 선거 때의 약속은 공약(空約)으로 젖혀두고 앉은 자리를 이용한 각종 비리를 저지르는 단체장과 지역의원들을 우리는 수 없이 보아왔다. 민선 1기부터 민선 3기까지 단체장이 모조리 구속된 기초단체도 하나 둘이 아니다. 돈 봉투 돌리던 서울시 의장을 비롯한 지방의원들의 비리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 같은 판국에 이 제도마저 바꿔보겠다는 정치권의 얄팍한 정치술수가 서운하다 못해 노엽기까지 하다.
주민소환제는 광역단체장일 경우 주민의 10%, 기초단체장 15%, 지방의원 20% 이상 서명으로 발의되고 유권자 3분의1 이상 투표에 과반수 찬성을 해야 가결이 된다. 그러나 지자체 재·보선 투표율은 20% 안팎이 고작이다. 소환제 유효투표율인 33%를 넘긴다는 조건 자체가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남시도 그랬고 엊그제 시흥시도 부결되고 말았다.
이렇게 엉성한 소환제를 놓고 또 다시 제도를 완화하는 법을 개정하려하는 것은 아예 주민소환제 자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닌 것이다. 법을 개정한다면 오히려 부결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조건을 강화해 더욱 강력하게 보완 개정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기초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주민 소환제의 순기능을 보호하는 길이 될 것이다.
주민소환제의 근본취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해 보라. 정적에게 역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나 일정 비율을 얻지 못하면 발의 대표에게 책임을 지우게 하겠다는 단체장 협의회 결정은 너무나 무모한 결정이다. 따라서 협의회 발상자체가 내 자리 지키기 위한 방어논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비리를 저지른 단체장에 대해 임기 중이라도 시민들의 요구가 정상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소환에 필요한 비율도 현실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 어쨌거나 주민소환제는 지금보다 더 활성화하는 것이 옳다. 지금에서 후퇴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