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조강지처클럽’이라는 드라마가 최고 청취율을 올렸다고 한다. 심지어 아파트 부녀회의에서 조강지처클럽 청취소감을 가지고 열띤 토론을 하는데 어느덧 남자(남편)들의 성토장이 된다고 한다.
어떤 부인네는 남편이 피곤한 몸을 끌고 퇴근 후 샤워중이라도 목욕탕에서 억지로 끌어 내 교육효과를 위해 옆자리에 앉혀 두고 함께 시청을 한다고 하는데…. 절대 자녀들은 이 자리에 사절이라고 한다니…. 왜냐하면 주부들의 입이 거칠어지기 때문이라나.
등장인물의 극중 이름을 보면 한심한, 복분자, 한원수, 나화신, 이기적, 모지란, 이화상, 정나미….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은데 이 드라마가 공식적으로 내건 제작의도는 ‘모든 인간과계가 한쪽만 희생하고 양보해서는 오래 못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아주 지당하고 당연한 말씀인데 남녀평등 시대라고 하지만 전개되는 내용을 보았을 때 칼날은 남성 쪽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타의(他意)에 의해 이 드라마를 두 번 정도 보게 됐는데 오버액션하는 주인공들의 연기도 그렇고 또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 많이 있었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1부1처제다. 아버지가 조강지처를 버리고 또 다른 동거녀와 생활하는 것은 그 나이에 하면서 억지로 한다면,반수긍(半首肯)이나 할 수 있지만 그 아들 또한 조강지처를 쫓아내고 새로운 여자를 집안에 끌어 들이는데 쫓겨난 여자의 입장에서 참으로 현모양처인지 아니면 숙맥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친정쪽엔 부모도 오빠도 동생도 없단 말인지? 그리고도 쫓겨나와 자식을 그리워하면서 매일 질질 눈물로 하소연하고….
요즘 같아서야 벌써 이혼-간통-구속 이런 법률적 용어가 적용될 듯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대설정이 조선시대(朝鮮時代)로 바뀌어야 이해가 갈듯하다.
하여간 여자팔자 뒤웅박이란 속담이 있다. 모름지기 여자는 신랑을 잘 만나야 팔자가 피거나 아니면 어그러진다는 말인데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신랑을 잘 만났는데도 팔자가 거칠 수가 있을까?
그런데 우리 속담이 참 재미난 것이 많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논·밭이나 하수도를 갈까? ‘못 오를 곳은 쳐다 보지도 마라’ 고개만 아플 뿐이다. 속담이 이 처럼 와 닿는 것은 평범한 가운데 진리(眞理)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조강지처클럽을 본 후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한대 물었는데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강력하게 머리를 스치는 것 아닌가?
하도 읽은지 오래 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강 추려보면 주인공 쟌느는 아주 귀하게 태어났다. 시작은 축복받은 인생이었던 것이다. 공주처럼 자랐지만 참는 것을 태어날 때부터 교육받은 소위 일등 신부였다. 그러다 잘생기고, 집안도 좋고, 이상적이라고 생각이 든 신랑 줄리앙이란 사람에게 시집을 간다.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같이 자란 하녀를 데리고 혼수를 바리바리 싣고…. 쥴리앙이라? 이름부터 좀 바람기가 있는 듯 한 신랑은 취미가 엽색이었다.
카사노바와 난형난제! 하녀에게도 찝적거리고 당시의 미모로 이름을 날리던 백작부인과는 사랑 행각에 가정을 버리다시피 하고 결국 백작이 눈치를 채 두 사람이 타고 있는 마차를 언덕에서 밀어 세상과 작별하게 된다.
여기서 또 우리의 속담 한 가지 인용을 한다. ‘콩 심은데 콩 난다’. 유일한 호적상 혈육인 아들도 창녀와 정분(情分)이 나서 손자를 얻게 되는데…. 이 아들조차 도박을 하고…. 결국 하녀에게서 “마님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즐거운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니랍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상팔자가 하팔자에게 얻는 교훈, 결국 따지고 보면 축복 받고 태어난 당신이나 고달픈 인생이나 모두 합산하여 평균으로 나눈다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고달파 하지 마십시오. 나도 전에는 그랬는 걸요. 이런 말로 풀이될 것이다.
혹시 조강지처클럽을 보면서 “아이구 여자들의 팔자란, 혹은 내 팔자” 이런 탄식을 하시는 분들에게 여자의 일생을 권한다. 그리고 좋은 말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진정 우리가 미워해야 할 사람이 이 세상에 흔한 것은 아니다.
원수는 맞은 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작 내 마음속에 있을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알랭-프랑스 철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