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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잘못 배운 도둑질 고리끊기

매 맞는 남편 하소연도 못해
습관처럼 악순환돼선 안돼

 

내가 일을 하는 곳은 여성긴급전화로 1년365일24시간 위기상담을 받는 상담기관이다.

하고 있는 일이 이렇다 보니 “폭력”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게 쓴다. 특히 사례를 나누는 자리에선 우리들의 용어로 바꾸어 가폭(가정폭력), 성폭(성폭력), 학폭(학교폭력), 이폭(이주여성폭력)등등… 자연스레 사용하는 서로를 확인하며 상담소가 마치 폭력조직의 중심같기도 하다.

다양한 형태의 폭력피해자 상담을 하다보니 다양한 문제상황과 사연들을 접하게 되는데 요즘 외부기관과의 간담회나 교육 등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진 분들로부터 많이 듣는 이야기는 “요즘 맞는 남자들도 진짜 많다면서요? 남자들 전화도 많이 와요?” 한다. 이럴 때 마다 우린 일단 쉼 호흡을 먼저하고는 “그럼요 있긴 있죠~그런데요…” 하고 덧 붙이는 한마디를 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가정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공론화된 현재도 피해자의 95%이상은 아내와 그 자녀들인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차마 우리사회의 가부장적인 문화의 특성상 어느 누구에게도 입을 열 수 없었던 더 아픈 현실이 있었을 뿐이다. 어쩌면 그 남성도 이 땅에 남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하소연도 못하고 이중고를 겪으며 살았을 것이다.

사실 가정 내의 폭력문제는 사회적으로 묵인된 아주 오래된 폭력형태로 새삼스럽지도 않고 매 맞는 아내나 자녀가 별로 사회의 관심거리도 아니었던 게 현실이다. 가정폭력방지법이 만들어지고 몇 번의 개정과정 겪는 10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여전히 가정폭력의 문제를 ‘너도 겪고 나도 겪은’ 우리들의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감수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우리들의 무관심 아닌(본인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은 각자 상처가 있다)아닌 무관심이 가정 내 폭력의 문제에서 사회문제로 더 큰 덩어리의 문제로 커가는 것에 다 같이 일조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난, 도리어 매 맞았다는 남편에 대한 관심이나 친구를 때리고 맞는 내 아이 문제, 부모를 학대하는 자식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위로를 해 보곤 한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모르게 배운 도둑질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나도 하는 도둑질이라 차마 말할 수 없는 아픔 상처들을 더 이상 내 문제만이 아니라고 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면.... ‘나도 해 봐서, 겪어봐서 아는데....’ “그래서 그건 안돼” 라고 자주, 그리고 많이 우리들에게서 회자 된다면 그 ‘잘못 배운 도둑질’이 정당하지 않은 그냥 정말 ‘나쁜 도둑질’일 뿐으로 인식이 변화되지 않을까?

그래서 적어도 맞고 자란 아이가 힘을 얻는 순간 때리는 아버지가 되지 않고, 맞는 어머니를 보고 자란 딸이 또 다른 폭력피해자로 전락하지 않고, 폭력 환경에서 자란 부모가 아동학대자로, 부모학대자로 자신의 분노와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도록 이 심각한 고리를 끊는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 도움을 청하는 이 가족을 위해 우리 사회는 여전히 “법적인 테두리”와 “책임소재”를 운운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 현장의 현실이다. 이는 이런 가정내의 폭력에 대한 우리들의 의 오래된 “통념과 편견” 그리고 “인식부족”이 여전히 깔려 있기 때문인 듯 싶다.

우선적이고 일차적인 보호공간인 ‘가정’이 더 이상 보호의 공간이 아니라면 이 위기 가족을 위해, 그 대상이 피해자든, 가해자든 더 이상의 ‘잘못된 도둑질’을 배워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지원체계들과 그 곳 현장의 한사람, 한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소신을 갖고 개입하기 시작한다면 그 놈의 “못된 도둑질”의 고리를 끊는 첩경이 충분히 될 수 잇을 것이다.

그래서 가정내 폭력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누군가에게 폭력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과격한 분노표출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한다면, 우리 사회 모두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잘못 배운 도둑질’임을 말해주고 그걸 그만 둘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작은 용기를 내 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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