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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흉악 살해범? 살인 편집광?

1830년대 끔찍한 살인사건 두고 심리학자·범죄학자간 불꽃튀는 담론
어머니와 누이… 남동생까지 살해한 피에르 리비에르

나, 피에르 리비에르

미셀 푸코 글|심세광 옮김

앨피|532쪽|2만3천원.

180여 년 전 어머니와 누이, 남동생을 끔찍하게 살해한 청년 피에르 리비에르.

그는 흉악한 삼중살해범인가 vs 붉은 눈의 살인 편집광인가?

피에르 리비에르 사건을 두고 펼쳐지는 담론들 간의 치열한 전투!

이 책은 함정이 있는 책이다.

사람들은 수다스럽게 범죄자와 그의 심리, 충동, 무의식, 욕망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범죄 현상에 대한 정신의, 심리학자, 범죄학자의 담론은 끝이 없다. 하지만 이 담론은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인 1830년대에 생겨난 것이다. 1836년의 삼중살인이 거기에 대한 훌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1835년 6월 3일, 프랑스 노르망디의 작은 농촌 마을의 젊은 농부 피에르 리비에르가 모친과 누이 그리고 남동생을 낫도끼를 사용해 끔찍하게 살해했다.

범행 직후 리비에르는 도주하여 한 달 동안 도피 생활을 했다.

그리고 7월 2일, 마침내 체포되어 심문을 받고 수감돼 재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15일간에 걸쳐 전적으로 혼자 힘으로 장문의 ‘수기’를 집필했다.

11월 11일, 피에르 리비에르는 유죄판결을 받고 자살을 시도해 독방에 수감된다.

이듬해 광기에 휩싸여 어머니와 여동생을 살해했다는 피에르 리비에르의 특사 청원이 받아들여졌으며, 국왕은 그에게 선고된 사형을 종신금고형으로 감형했다.

1836년 3월 보리외 중앙구치소에 수감되었던 리비에르는, 1840년 10월 20일 오전 1시 30분 구치소 내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19세기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역에서 발생한 존속살해 사건과 관련된 재판서류를 비롯해 사건을 다룬 당시의 신문기사에 이르기까지 수집 가능한 일체의 소송 기록을 수록했다.

이와 함께 가까스로 읽고 쓸 줄 아는 문맹에 가까운 노르망디의 농부 피에르 리비에르가 쓴 철자법과 구두점이 엉망인 수기를 교정 없이 당시 출간되었던 그대로 수록했다.

그리고 2부는 편집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이 사건을 분석한 논평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록이 흥미를 유발시키는 핵심 요인은 교묘한 구성의 묘미에서 찾을 수 있다.

리비에르의 범행부터 재판, 감형에 이르는 자료를 대부분 시간 순서로 배열하고 있을 뿐이지만 마치 극의 진행을 보는 것처럼 사건의 각 요소가 서로 인과적인 관계를 이루며 전개되고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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