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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친권논란, 변화된 가족현실 고려해야

 

‘싱글맘’으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과 여성학자 등으로 이루어진 ‘한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이 국민배우였던 고(故) 최진실씨 남편의 자동적인 친권 회복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하면서 이혼 배우자의 친권문제가 공론의 장에 등장했다.

현행 친권제도는 한 사람이 이혼 등의 문제로 친권을 포기하더라도,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친권이 자동으로 회복된다. ‘한부모진실모임’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의 법체계가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권자에게 우선적인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실질적 양육자에게 피해를 주고 결과적으로 아이들의 행복을 해치는 일을 초래한다며 ‘그 법, 집어치우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친권자 심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회견을 계기로 한 편에서는 친권반대운동을, 다른 편에서는 친권찬성운동을 벌이는 등 연일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CBS가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1%가 친권 회복에 반대를, 응답자의 26%가 친권이 회복돼야 한다고 답해 반대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 당사자가 ‘재산권은 포기해도 친권은 포기 못한다.’고 밝혀 논란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나는 이번 친권논란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혈연 중심적 가족주의와 모성(또는 부성) 이데올로기에 대한 성찰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사회에서 모성(母性) 또는 부성(父性)은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이를 몸 안에 품을 수 있는 자궁을 가진 여성들에게 어머니로서의 모성의 존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일 뿐 아니라 아이에게 유전자를 물려준 아버지로서의 부성 또한 부정할 수 없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친어머니 또는 친아버지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가장 좋을 것이라는 가정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을 막는다.

솔직히 나는 ‘이 험난한 세상을 혼자서 어떻게 헤쳐 가겠냐? 형제 하나쯤은 더 있어야 한다. 아이를 위해서 더 낳아라.’라는 무수한 주위의 권유를 물리치고 중학생인 외동아들을 키우고 있다. 물론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아이가 미래에 겪게 될 어려움보다는 양육과정에서 겪게 될 나의 고통이 더 크게 느껴졌고 두려웠다. 나의 양육경험은 ‘나에게 모성은 원래부터 자연스럽게 있었던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나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많은 엄마 또는 아빠들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다. 모성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지 결코 자연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모성(또는 부성)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당연하다는 가정은 이혼 후 아이들에 대한 양육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 많은 부모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실제 2006년 이혼 후 양육비를 제대로 부담하는 비율은 13%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이런 가정은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심지어 성폭행까지 하고 있는 부모의 존재를 부정하게 한다.

어린이에 대한 친족성폭력문제가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친부모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는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얘기가 있다. 이 말은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는 개인주의적, 이기적인 의미라기보다는 아이는 공동체 모두의 책임과 애정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나친 혈연 중심적 가족주의는 친어머니나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는 아이들의 소외를 낳을 수 있고 공동체 전체의 책임과 의무보다는 개인적 해결을 강조하게 한다. 한국 사람들이 여전히 입양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나는 이번 친권논의가 친아버지가 나은가 외할머니가 나은가 라는 식의 지나친 혈연 중심적 가족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친어머니 또는 친아버지만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는 생각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천륜을 끊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일 뿐이다. 천륜은 꼭 친권을 통해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한부모 진실모임’은 정말 아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인가를 고려해 볼 수 있는 친권자 심사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친아버지인데(또는 친어머니인데)’라는 생각을 전제하지 말고 정말 아이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당사자들에게도 매우 필요한 절차일 수 있다.

현실에는 너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현실의 변화를 반영한 법제도의 개선, 이것이 이번 친권논란의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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