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만성기도폐쇄성질환·만성폐병·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은 기관지내 공기 유통의 지속적 폐쇄에 의해 일어나는 각종 질환을 말한다.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기관지나 폐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이로인해 폐조직이 파괴되거나 손상돼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객담), 호흡곤란의 증상과 폐활량의 감소를 특징으로 하는 폐질환이다.
폐기종·만성기관지염·천식 등을 일반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 부르며 숨쉬기가 느려지거나 쉽게 숨이 차고 심한 체중감소 현상을 일으킨다.
정부 및 각 지자체의 금연정책에도 불구하고 흡연인구 증가 추세와 함께 고령화사회, 대기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45세 이상 성인 10명중 2명 정도가 이 질환 환자라는 보고가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환자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 등에 대해 살펴본다.
◇원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흡연을 발병 원인의 80~ 90%로 보고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량이 많아지면 그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하루 1갑이상 20년동안 흡연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흡연을 하게 되면 나이가 들면서 정상적으로 감소되는폐활량보다 훨씬 심해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장기간의 흡연은 정상 폐조직을 파괴해 폐에 기능을 하지 않는 공기주머니 같은 폐기종의 변화를 유발한다. 흡연을 할수록 폐활량의 감소가 심해지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으며 다른 폐질환이나 심장질환, 각종 장기의 암, 혈관질환의 위험 또한 높일 수 있다.
흡연자가 금연을 하면 폐활량의 감소 속도는 일정기간을 거쳐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게 되지만 흡연기간 동안에는 이미 감소된 폐활량은 회복할 수 없고 흡연에 의해 파괴된 폐조직은 다시 회복할 수 없으므로 하루 빨리 담배를 끊는 금연을 실천하는 것이 상책이다.
의료기관에서는 이 질환을 미래의 국민병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45세 이상의 17%, 65~74세 35%, 75세 이상 41%를 보인다고 한다. 흡연 인구가 줄지않을 경우 고령화 사회에 환자 발생이 크게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환자의 상당수가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흡연을 한다해서 모두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병하지는 않는다.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 흡연에 대한 감수성, 흡연력 정도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흡연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물 등은 흡연이 각종 폐질환과 직결돼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증상
만성폐쇄성폐질환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질환이 진행되면서 만성 기침, 객담, 호흡 곤란 등을 일으킨다. 초반에는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 치료 시기를 놓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호흡 곤란이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활동이나 운동시 호흡곤란 증상이 더욱 심해져 결국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초래한다. 심한 경우에는 평상시에도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입술과 손끝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나고 심한체중감소 증상이 온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만성폐질환 이외에도 심장질환과 같은 여러 질환에서 동반될 수 있으며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동반된 감기나 또다른 폐 질환에 의해서도 기침, 객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찰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게 현명하다.
◇진단
흡연력을 갖고 있으면서 운동할 때 지속적으로 호흡곤란과 만성 기침·객담 등의 증상이 올 경우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환자의 진찰 소견과 흉부 방사선 촬영, 폐기능검사들을 종합해 진단한다.
흉부진찰시 흉곽이 앞뒤로 커져있고 호흡곤란이 심해져 평소 사용하지 않던 호흡보조근육 사용 모습이 보이며 청색증이 관찰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야하고 흉부방사선촬영 결과 폐의 부피가 비정상적으로 증가돼 있고 커다란 공기주머니가 나타나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한다.
◇관리·치료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는 상당히 어렵고 이미 파괴된 폐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가장 큰 원인인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금연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예방은 물론 기도 폐쇄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기도 폐쇄가 진행되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고 금연시 폐기능이 가속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에서 약물치료는 폐기능 호전시켜 환자의 증상과 운동력을 개선하고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내과적인 합병증을 예방·치료하며호흡곤란과 만성적인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감소시켜 질환 정도를 호전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폐질환 증상 개선에는 다양한 종류의 기관지확장제와 흡입제 등이 사용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증상은 감기나 폐렴 등에 의해 갑자기 심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호흡기 증상이 일어나거나 악화되는 경우는 빨리 호흡기내과의 진료가 필요하다. 폐렴구균 예방접종과 매년 늦가을 독감예방주사를 맞을 것을 권유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많이 진행한 경우 산소요법을 쓴다. 장기적인 산소요법은 저산소혈증이 있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가정에서도 산소 치료를 할 수 있는 여러 기구들이 개발돼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휴대용 산소를 이용해 외출할 수도 있다.
적당한 운동을 권장한다. 아무런 운동기구를 필요치 않는 조깅이나 등산 등을 하되 서서히 운동량을 늘려 꾸준히 하는게 좋으며 대기 공기가 좋지 않은 장소나 먼지가 발생하는 작업장 등은 출입을 삼가해야 한다.
(도움말: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윤호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