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8 (월)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 귀 막은 한나라당

민의 외면 제식구 감싸기
일벌백계·읍참마속 필요

 

최근 갑자기 더 유명인사가 된 한나라당 소속 경기도의회 노 의원이 있다.

노 의원은 지난 5월 6일 안산시 대부동 본인의 지역구에서 열린 어버이날 행사장에서 자신이 건네는 술잔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동석한 동장의 얼굴에 술을 뿌리고 의자로 폭행한 사실로 여러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민의를 반영하고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할 도의원이 주민을 상대로 ‘도의원이 X같이 보이냐’ ‘도의원이 주면 먹는거지’ 등 협박에 가까운 막말을 내뱉고 의자를 내리치며 행패를 부리는 모습은 도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도의원을 2차례 경험한 선배로서 일면 책임을 통감하지만 답답한 마음이 더 크다.

동장을 폭행한 것은 공무원을 수평적 관계속에서 파트너십과 집행단위라는 역할의 개념보다는 집권여당의 하부조직으로 여기는 전근대적인 생각이요, 공인으로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고 의원의 자질마저 의심되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어른들 앞에서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목소리도 크게 내지 않는 우리의 전통적 예의범절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다. 안산시를 대표하는 경기도의원 자격으로 참석하여 지역 어르신 앞에서 이러한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는 것은 더 이상 공인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더욱이 노 의원은 지난해 3월 국제친선교류 확대와 우호협력 증진을 명분으로 한 미국친선연맹단이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나이키 본사를 방문했을 때에 여성동상의 몸에 손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고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었던 바로 그 당사자이기도 하다.

당시 나이키사에게 “앞으로 경기도의회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항의를 받았고 이에 대해 도의회가 공식사과 하는 등 국제적 망신을 사 국내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도 있다.

노 의원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지역사회단체들과 지역주민들의 항의와 규탄이 이어지고 언론에서 오르내리자 마지못해 당사자가 사과하고 한나라당 경기도당은 윤리위원회를 열어 노의원에게 엄중 경고와 사회봉사 100시간을 명령했다.

이러한 징계수위는 한나라당의 도덕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분노한 민심과 비난에 대해서 아예 귀를 막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윤리위원회는 마땅히 민의를 반영하여 일벌백계해야 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제 식구 감싸기’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것은 폭행을 당한 당사자는 물론이요 그를 선출한 지역주민과 경기도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같은 당 소속 동료의원이 “술마시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개인적 실수”라며 노 의원을 노골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것을 보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개탄의 정도를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한나라당 일련의 사건들은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면 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무관하게 당선되었던 소위 묻지마 투표를 한 결과 한나라당이 거의 모든 의석을 독식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4.29 재보선 결과를 국민이 내린 채찍으로 생각하고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진심으로 반성하는 자세라면 당연히 노 의원에게 중징계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다. 정치인의 언행일치는 높은 도덕성과 함께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한나라당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일벌백계(一罰百戒), 읍참마속 (泣斬馬謖)이 아닌가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