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을 부리던 더위도 어느새 한 풀 꺾이고 들녘의 벼들이 황금빛을 띄기 시작한 것을 보니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온 것을 눈으로도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수확의 계절이 와도 마냥 즐거워할 수가 없는 것이 현재 농촌 현실이고, 특히 쌀값 하락으로 인한 걱정과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쌀 예상 생산량은 365만 7천톤으로 쌀 소비 감소 추세 등을 감안한 신곡 예상 수요량보다 12만 8천톤 많은 수준이다. 이는 11월 15일 쌀 최종 생산량(통계청)에 따라 변동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생산자단체·산지유통업체 등에서는 등숙기에 지속된 고온과 적은 일조량 등이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15일 생산자, 유통인 소비자단체 대표 및 학계 전문가등으로 구성된 양곡수급안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수확기 쌀값 안정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였다. 이번 대책을 살펴보면 첫째, 예상 초과생산량보다 더 많은 총 20만톤의 선제적 격리, 둘째, 벼멸구·수발아 등 피해 벼 매입을 통한 농가손실 최소화 및 저가미 유통 방지, 셋째, 산지유통업체 벼 매입자금 지원을 통한 수확기 농가의 안정적 벼 판매, 넷째,…
지난 9월 29일(공자 탄강일), 500여 년 전통의 양지향교에서 공기(孔紀) 2575주년 석전대제가 봉행됐다.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 '유가(儒家) 5성'과 정명도, 주희 등 송조(宋朝) 2현과 우리나라 설총 선생부터 포은, 퇴계, 율곡, 우암 등 18현께 제수를 헌상하고 극진한 예식절차를 엄수했다. 대제는 여느 향교와 별 차이는 없겠으나, 우리 향교에서는 여성인 이경숙 양지면장이 아헌관으로서의 예를 갖췄고, 30대 초반의 조수현 여성 장의(掌議)가 행사는 물론 선비차시연, 사물놀이 등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향교라는 하드웨어는 의구한데 소프트웨어가 신선했다. 얼마 전만 해도 향교 행사에 여성 참여가 쉽지 않았는데, 아주 자연스러웠고 어쩌면 당연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제례의식만 하던 것에다 전통 고유 다례시연과 사물놀이를 추가하니 행사가 너무 그럴싸해 보였다. 용인시의 르네상스 정신은 분야별로 다양하겠지만, 그에 걸맞게 우리 향교도 나름대로 과감하게 탈바꿈하며 새로운 전통을 창출하고자 노력 중이다. 분향 등 제례의 엄숙한 정신도 완벽히 지켜가며, 본래 향교 기능인, 독특한 지역만의 문화 창달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고자 한다. 유가 최고봉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시 경계를 흐르는 북한강은 가평제1경인 청평호반에 잠시 머물러 질곡의 근현대사를 반추하게 된다. 북한강 역사 천년세월 동안 세곡과 축산, 자재를 운반하고 연인들의 사랑을 이어주는 조선 수상교통문화의 중심지였다. 금강산 금강천에서 발원하여 춘천 소양강, 가평 가평천과 합수하며 청평호반에서 잠시 머물다가 양평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하나되어 팔당에서부터 한강이 된다. 기나긴 역사 속 굽이굽이 물길마다 독특한 나루터들이 명멸했다.자라목에서 대성리까지 강변 나루터의 흔적이 남아있어 명징했던 근현대 수상교통문화 실록을 증명해 주고 있다.북한강 전통 수상교통문화가 배어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 옛 문헌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다산은 1820년 3월 북한강을 거슬러 춘천을 여행 한 후 남긴 '천우기행(穿牛紀行)'에 '청평마을, 청산이 홀연 배 한척을 토해 내누나'라는 시를 썼다. 달전 안반지, 금대나루, 복장포구, 송산 물미나루, 선촌 어리실, 사룡 자잠나루, 고성 양진나루, 대성 대승나루는 가평지역 북한강 유역 주요 배터였다. 일제강점기 후반까지 소.돼지를 실어 나르는 축산배, 농사짓기 위해 농사배가 수시로 왕래했다.중일전쟁 발발 직후 청평댐이 들어
얼마 전 대전의 한 회사 통근버스가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운전자와 승객 등 10 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운전자는 전 날 술을 마시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전 날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에 아무렇지 않게 운전대를 잡곤 한다. 잠을 푹 자서 괜찮은 것 같다고 느끼지만, 술을 안마시고 푹 자고 일어났을 때와 비교해서 두통, 갈증, 피곤함 등 몸 상태가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그것은 숙취이다. 음주운전 발생사고 중 약 10%는 아침 출근시간대 발생한다고 한다. 2019년 ‘윤창호법’이 시행되고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된 이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감소했지만, 오히려 출근길 ‘숙취운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자정까지 소주12잔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 때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5%라고 한다면, 다음 날 출근하기 위해 7시에 기상했을 때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정도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면허취소 수치다. 물론, 알코올 분해 속도는 성별, 몸무게, 체질. 안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차이가 나겠지만, 이는 보통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치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오후 1시쯤이 되었을 때 혈중…
추석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소중한 명절입니다. 이 시기에는 가정 내에서의 음식 준비와 캠핑 등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사용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일산화탄소(CO) 중독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합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캠핑장이나 야외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기기는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색도 냄새도 없는 가스로,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가스레인지 사용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밀폐된 공간에서 쉽게 축적되어 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가정 내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환기입니다. 요리 중에는 창문을 열어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용 후에는 가스레인지와 부탄캔을 분리하여 보관해야 합니다. 또한, 사용 전에 가스레인지가 손상되거나 가스 누출이 없는지 꼼꼼히 점검하는 것은 필수이며 사용 중에는 바람이나 음식물 넘침에 의해 불꽃이 꺼졌는지도 수시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캠핑장에서의 사용 시에
한국사회에 살면서 분단국가의 일원임을 체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본인이나 가족이 군에 입대하거나, 중남미 국가를 여행 중에 “Corea del Sur o Corea del Norte?” 라는 질문을 받는 정도가 아닐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북한이 내려보낸 오물풍선이 서울, 경기지역에서 멀리는 경남 거창의 하늘까지 부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학생으로부터 학교 인근 보건소에서 대남 오물풍선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북한에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북한이라는 실체가 아주 가까이에 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뉴스로 소식을 접하던 필자도 스스로가 감정적이고 불확실한 주체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한반도 상공을 유유히 떠도는 괴기스러운(grotesque) 풍선의 자태들은 신체적 매스꺼움과 같은 몸의 상태 변화를 유발하면서 기존의 남북관계에 대해 품고 있던 열정에의 부정적 감응(感應)을 이끌어냈다. 스피노자가 이야기한 몸과 정신적 차원에서 정동(affect)의 변화가 일었던 셈이다. AI 첨단기술이 우리 삶의 질서를 전환하는 21세기에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북한은 지난 5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일곱 차례 오물풍선을 내려보냈다. 수도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선수단의 선전 분투는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주었다. 오랫동안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로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 화합에 기여한 진정한 영웅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대한체육회의 전력 분석은 완전히 빗나갔다. 당초 전망과 비교해 금메달 2~3개 정도는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세배 가까이 메달 수가 벌어진 것은 주먹구구식으로 메달 분석을 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우리 선수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의 전력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도대체 대한체육회는 무엇을 근거로 한국선수단의 금메달 목표치를 5개로 정해 국민들에게 발표한 것인가? 대한체육회가 올림픽 전망을 비관적으로 제시한 것은 올림픽 참패를 예상해 엘리트 체육 위기 운운하면서 엘리트 체육의 부진을 핑계로 올림픽이 끝난 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목표치를 과도하게 낮춘 게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회를 출전하기도 전에 금메달 목표를 5개로 발표한 이기흥 회장의 저의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당시 이기흥 회장의 금메달 5개 축소 발표는 국민들의 사기를 저하시켰고, 4년간 피 땀흘려 고생한 선수들의 경기력을…
남양주시는 현재 73만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대형 종합병원이 없어 의료 소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남양주 시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는 동북부지역에 경기도의료원을 신설하려 하고 있는데, 필자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남양주시에 경기도의료원을 신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남양주시는 경기도 내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다. 남양주시 인구는 왕숙 신도시 완공 시 100만을 넘을 것이다. 그리고 가평, 양평 등 배후 인구까지 고려하면 150만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잠재적인 남양주 경기도의료원의 의료 수요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남양주시는 주변 도시와의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 남양주시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도 적시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료원이 남양주시에 설립된다면,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다. 또한, 신도시 개발에 따른 커다란 의료 수요는 현재 경기도의료원의 경영 개선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이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대부분의 유권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떻게 선거를 준비하는지 잘 모른다. 이에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추천 선관위 위원으로서 활동하며 느낀 선거관리위원회와 그 업무의 성격 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선관위는 ‘중립적’이다. 선관위는 말로만 외치는 중립이 아니라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선거를 흔히 전쟁에 비유한다. 전쟁에는 아군과 적군이 존재한다. 한쪽 진영에서 볼 때 중립은 야속한 존재라 출마자들은 매사에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선관위에 서운함이나 불만을 표시하지만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기관의 사명인 선관위는 흔들림 없이 중립을 유지한다. 필자는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신고에 대한 대응, 개표과정에서 투표지 유‧무효 심사 등 모든 업무에 있어 선관위가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고 있음을 매번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선관위 업무는 ‘확인의 연속’이다. 투표용지 인쇄 과정을 감독하거나, 선거공보 발송·투표함 이송, 우편투표 접수 등을 정당추천 위원 자격으로 직접 참관해보니 선관위의 업무 절차는 국민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한편,
이제 우리 사회에서 선거는 평범한 국민들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유치원에선 아이들이 선거놀이를 하며 놀고, 아파트에도 동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자체 선거관리위원회가 설치돼 있는 등 선거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필자는 지난 1월 1일 선거관리위원회의 새내기 직원으로 임용되면서 ‘선거’가 한층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공무원 임용 후 석 달 남짓 만에 제22대 국회의원선거라는 중요한 국가 행사를 치르면서 깨닫게 된 것은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선관위 직원이 되기 전 필자에게 선거일이란 그저 수많은 휴일 중 하나에 불과했다. 오전엔 투표를 하고, 투표 마감 후엔 방송사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 만든 개표방송을 보며 웃고 떠드는 것이 전부였을 뿐 그 이면에선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일반인들이 무감하게 보내는 그 하루가 실은 선거를 준비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였던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선거라는 작품을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리기 위해 자신이 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