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구름조금동두천 26.2℃
  • 맑음강릉 30.7℃
  • 흐림서울 27.5℃
  • 구름많음대전 27.1℃
  • 구름많음대구 28.1℃
  • 맑음울산 26.9℃
  • 구름조금광주 27.1℃
  • 맑음부산 26.8℃
  • 구름조금고창 27.0℃
  • 맑음제주 28.3℃
  • 구름조금강화 26.6℃
  • 맑음보은 24.6℃
  • 맑음금산 25.3℃
  • 구름조금강진군 25.9℃
  • 맑음경주시 25.5℃
  • 맑음거제 25.7℃
기상청 제공

[특집] 손님 끊기고 매물 쏟아지고…구 광주시청사 인근 공동화

대민업무 대행기관들 폐업·이전…유동인구 감소 상권 몰락 가속화
‘생계 막막’ 주민 집단행동 시사…재개발 추진·상업지구 지정 요구

“우려는 했지만 이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점점 심화될텐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50여년간 자리했던 광주시청이 이전하면서 구 청사 주변 상권이 몰락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으나 광주시는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광주시청 신 청사 이전으로 구 청사 인근의 상권이 붕괴되고 있다

광주시 구 청사가 위치했던 송정동 120번지 일원에는 청사를 둘러싸고 200여개의 건물에 수백여개의 식당, 건축·설계사무소, 법무·행정사무소, 금융기관 등이 들어서 성업을 이루어 왔으나 지난 4월20일 시청이 이전하면서부터 공동화가 시작돼 3개월여가 지난 현재에는 문을 닫는 곳이 속속늘어나고 있고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전무한 실정이다.

시 청사가 이전하면서 시청을 상대로 대민업무를 대행하던 건축·설계사무소, 법무·행정사무소, 건설·건축업사무소, 금융기관 등이 차례로 신 청사 인근으로 이전을 했고 자연스레 유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식당, 인쇄소, 문방구, 소형마트 등의 영업도 위축이 심화되고 있어 결국에는 이용객들을 찾아 신청사 인근으로의 이전이나 폐업을 하는 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 청사 인근 주민 모두가 피해자

구 청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심모(44)씨는 “점심시간이면 자리가 없어 손님을 못 받을 정도로 붐비었으나 지금은 1~2팀 정도 받기도 힘들고 1팀도 못받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7천만원의 권리금까지 주고 들어왔으나 권리금은 커녕 가게도 빼지 못하고 계약기간까지 월세만 지불하게 생겼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건물 임대업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시민 정모(64)씨는 “계약기간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대출금을 받아야하나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아 결국 건물을 통째로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 시청 앞 한 부동산 업자는 “건물을 내놓겠다는 매물은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건물을 얻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는 시청이 이전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계약기간이 남아 있거나 마땅한 이전위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업소들이 그나마 현재 위치를 지키고 있어 이 정도이지 신 청사 인근에 건물들이 모두 완공되고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화 현상은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구 시청사 인근의 공동화 현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국민은행이 시청 앞 영업소를 폐쇄하고 경안영업소로 통합했으며 광주법원과 등기소도 6월 중순 신 시청 앞 행정타운으로 이전했다.

또한 우체국, 선거관리위원회, 소방파출소의 행정타운으로의 이전도 확정돼 이전이 추진되고 있어 구청사 인근뿐만 아니라 구 시가지 전체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번지고 있다.

광주시의회 이성규 시의원은 지난 6월 시정질문을 통해 “구청사 지역의 공동화 현상 우려에 대해서 시정질문과 예산심의 등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구청사 활용계획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여 줄 것을 집행부에 요구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진행되는 사항이 없음은 물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구상하고 있지도 않고 있다”며 집행부의 대책을 추궁했다.

특히 “구청사 지역주민들은 너무나도 살기 어렵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공동화 현상, 구 청사 인근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시청사 이전에 따른 구 청사 인근의 공동화 현상과 함께 오는 8월말에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이 준공되면서 지하에 대규모 쇼핑센타의 입점도 예정돼 있어 구 3번 종점에서 구 시청사로 이어지던 중앙로 2㎞를 중심으로 좌우로 형성돼 왔던 상권 전체가 흔들리고 있으며, 광주재래시장의 붕괴 우려는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 8월말 광주버스터미널이 준공되고 대형유통업체인 이마트가 들어서면 중앙로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상권은 자연스레 버스터미널 인근으로 옮겨지고 광주재래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상권도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에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다.

광주버스터미널에 이마트가 입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주재래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이마트의 입점을 막아달라는 민원이 그치질 않고 있다.

광주시장 상인 최모씨는 “이마트가 입점해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광주재래시장의 상권이 현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광주시는 구 청사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구 청사 민원동에 상하수도사업소, 청소년상담센타, 하광상공회의소, 지역자활센터를, 의회동에는 건강증진센타, 여성문화센타를, 별관동은 시립보육시설과 주민쉼터로 활용하고 본관과 구 건물은 철거해 소공원 등 시민편의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구 청사 인근의 지역주민들은 시민편의시설 설치보다는 구 청사 주변 재개발 및 상업지구 지정, 금융기관 유치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성규 시의원은 “주민쉼터나 소공원조성, 도시계획도로 몇개 개설하는 것으로 구 청사 인근의 상권을 살려 보겠다는 것은 너무나 현실을 모르는 안이한 행정”이라며 “지역실정을 정확히 파악해 현실을 직시하고 재개발 추진, 상업지구 지정 등 행정적인 지원책을 강구해 지역주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대안 제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진섭(광주 한나라) 국회의원은 지난 8일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추진돼 왔던 정비발전지구 지정방안을 위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비발전지구 관련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안은 수도권 노후지역의 체계적인 관리와 낙후지역의 자족기반확보를 통한 균형발전을 위해 ‘정비발전지구’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수정법 개정안은 ▲행정·공공기관 및 공공시설의 이전으로 도심 재정비가 필요한 지역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및 주변지역 ▲접경지역을 비롯한 저발전지역 ▲기존 공업지역의 정비 등을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정비발전지구’로 지정하도록 했다.

광주시 구 청사 인근의 상권 활성화와 지역 경제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련 제도의 정비와 행정조치가 시급한 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