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심의를 하던 중 심의위원들이 심의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상정된 8개 안건 가운데 정작 시민들과 관련이 있는 3건을 처리하지 못하자 관련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6일 오후 2시 안양시청 3층에서 열린 도시계획심의위에서 14명의 참석위원들 가운데 개인 스케줄 등을 이유로 4명의 위원이 회의실을 빠져 나가 과반 이상 정족수(11명)를 채우지 못해 시민들의 재산권과 관련한 구사거리지구 주택재개발 사업, 진흥아파트지구 주택재건축사업 등 3건의 심의가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도시계획심의위는 지난 4월23일 개최된 후 거의 3개월 만에 열렸지만 심의가 시작된 지 채 2시간도 안 돼 회의는 종료됐다.
회의장 밖에서 몇 시간째 대기 중이던 관련 시민들은 “이럴 수가 있냐. 안양시 섬김 행정의 정책이 이런 것이냐”며 분노 섞인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 냈다.
특히 이날 도시계획 심의 위원으로 안양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인 이모 의원도 심의위원으로 선정돼 심의를 하던 중 다음 스케줄을 핑계로 심의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안양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과반 이상 출석하면 심의가 진행된다.
이날 출석한 14명 위원 가운데 심의 도중 자리를 비운 위원들은 교수와 박사, 시의원 등 모두 4명으로 결국 정족수 미달로 주민들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재개발과 재건축 등 3건의 심의는 무산됐다.
지난 17일 안양시 홈페이지에는 한 시민이 심의 과정에서 도중에 자리를 떠난 심의위원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심의도중 자리를 비웠던 시의회 도시계획 위원장은 지역구를 찾아가 쓰레기 치우는 일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