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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김종세의 ‘등고선의 향연/3D 다락논’ 사진전

과천 한국카메라박물관 내달 6일까지
렌티큘라·스테레오 촬영기법 입체화
세계 각국 카메라 수집 발전사 한눈에
세월이 빚은 용배제전 입체능선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1997년 햇볕 따스한 봄날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은 중국 광서성 계림에서 북서쪽으로 12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평안 마을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산을 올랐다.

그는 그곳에서 마치 용의 등뼈를 닮았다고 이름 붙여진 용배제전(龍背梯田)을 보았고 경이로운 광경에 넋을 빼앗겼다.

중첩된 산맥을 따라 수도 없이 이어지는 다락논의 엄청난 규모도 규모지만 정성에서 산자락까지 가파른 비탈에 형성된 논과 밭의 등고선 행진은 완벽한 예술 그 자체로 사진작가로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작업도 잊은 채 한동안 넋을 잃고 멍하니 서있어야 했다.

원조(元朝)때 시작해 청(淸)초기까지 650~1000년의 긴 세월동안 마오족, 통족, 홍야오족 등 소수민족이 먹고 살기위해 만든 다락논의 전체 경지면적은 66㎢. 해발 300~1천200m에 조성된 다락논의 경이로운 광경에 빠져든 김 관장은 이로부터 매년 한두 번은 찾아 그곳 사계절 경치를 마음과 카메라에 담았다.

여인네 허리곡선처럼 완만하게 혹은 폭포처럼 급하게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능선을 표현하기엔 일반카메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2000년 들어 입체사진 만들기를 착수했다. 그렇게 공들여 찍은 입체사진은 오롯이 남아 ‘등고선의 향연/ 3D 다락논’이란 전시제목으로 과천에 소재한 한국카메라박물관에서 지난 1일부터 12월6일까지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박물관 지하1층에 전시된 입체사진은 렌티큘라와 스테레오 카메라의 의한 입체사진(3D 포토그래픽) 두 종류다.

렌티큘러방식은 무엇이고 3D 포토그래픽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설명은 조금 복잡해진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렌티큘러는 입체경 없이 보는 사진이고 3D는 적청(赤靑)안경을 써야 한다는 것으로만 이해하면 된다.

촬영기법도 일반카메라와는 차이가 확연하나 현장 학예사의 친절한 해설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시된 작품은 렌티큘러가 12점, 스트레오가 40점이다.

사진 속 ‘용배제전’은 똑같은 배경이 한점도 없다. 각각 다른 위치에서 포착해 현지에 가보지 않은 사람도 그 장엄함을 짐작케 하고 사계절 풍광은 참으로 아름답다는 표현으론 부족할 정도다.

봄이면 초록색이 도드라져 보이고 녹음이 짙어갈 무렵엔 작물의 생기가 온 몸으로 전해져온다.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일라 치면 산은 온통 황금색으로 갈아입고 매서운 찬바람이 골짜기를 휩쓸고 가면 논바닥에 앉은 하얀 눈과 오석 빛깔 석축이 층계를 이뤄 거대한 얼룩말이 꿈틀대는 듯한 형상을 연출한다.

운무가 내려앉은 산골은 관광객입장에선 환상적이지만 개간에 따른 이들 민족의 어깨에 얹힌 삶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자연과 인간이 합작해 만든 용배제전은 김종세의 검지가 셔터에 올려지는 순간 카메라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스트레오 입체사진은 선명치 못해 붉은색, 푸른색을 어린이들이 생각 없이 마구 뿌려놓은 것 같이 보이나 입체경을 쓰는 순간, 마술은 시작된다. 확연히 드러나는 능선의 굴곡이 마치 현지에서 보는 듯한 착각에 빠뜨리게 한다.

황보식(45·서초구 반포동)씨는 “그냥 볼 때는 흐릿하게 보이던 것이 입체로 변하는 순간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입체카메라 70점도 함께 나왔다. 하나같이 귀해 카메라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눈요기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다.

독일 Rollei사가 1925년에 생산한 3안 방식의 ‘HEIDOSCOP 6X13’은 10여대 한정 주문 생산해 세계적으로 귀하고 국내엔 1대밖에 없다.

미국 White사가 1947년에 생산한 소형 레인지파인더 방식인 ‘STEREO REALIST’는 너무 비싸 대중화되지 못했으나 인기는 최고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이 카메라를 들고 활짝 미소 짓는 사진이 라이프지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 소형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인 ‘EXAKTA IIB STEREFLEX’와 1850년대 생산돼 현존하는 카메라 중 가장 오래된 독일 ‘ATELIER STEREO’도 ‘HEIDOSCOP 6X13’와 함께 국내 유일하다.

김종세 관장은 “용배제전은 살아남기 위해 긴 세월 자연과 융화돼 살아온 흔적이지만 매번 갈 때마다 사람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며 “그 경이로움과 감동을 십분의 일이나마 이 사진전을 통해 관람객들의 마음에 전달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했다.
/과천=김진수기자 kjs@kgnews.co.kr

도문화의전당,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역사소재 한국적 색채·선율 내일부터 선봬
봉건주의적 사회통념 속 정치 역정과 사랑
시대 고증·드라마틱한 픽션 조화롭게 연출
개혁 꿈꾼 정조, 예술로 완성되다


   
2009년 2월, 아직까지도 우리의 호기심으로 남아있는 조선의 왕 정조의 한 면모가 세상에 밝혀졌다. 정조어찰첩을 통해 당시 그가 맞닥 드려야 했던 정치적 상황과 그 상황을 정면 돌파하려는 일면과 심환지와의 관계가 사실적으로 드러나면서 임금 정조와 더불어 인간 이산에 대한 관심은 높아만 간다.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이번에 펼쳐지는 ‘화성에서 꿈꾸다’는 지난 2006년 경기도문화의전당 초연을 거쳐 2007년 예술의전당과 경희궁 고궁뮤지컬, 2008년 LG아트센터 공연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연으로 조선 역대 왕 중 가장 드라마틱한 인생을 산 정조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욱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다시 한 번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 공연은 창작뮤지컬과 라이센스 뮤지컬의 홍수 속에서 메시지 있는 역사 뮤지컬을 선보여 한국 뮤지컬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최초 고궁 뮤지컬과 장기간 고정 레퍼토리로 공연함으로써 공연제작의 대표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급부상 되고 있다.

수구와 개혁의 공방이 한창인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정조대왕이 꿈꾸던 미완의 개혁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동안 우리에게 잊혀진 존재였던 정조는 진정한 개혁을 꿈꾸는 현 시대인들에게 새로운 화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조의 개혁이 미완성으로 끝났고 결국 100년 뒤 조선의 망국으로 연결됐다는 역사적 사실은 수구-개혁 공방이 한창인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정조대왕의 열린 정치는 당시에도 큰 반발을 사게됐고, 결국 그의 의문의 죽음으로 이뤄졌다는 평도 있지만 도덕군주를 표방한 그의 인재등용과 정치적 안정은 조선 문명의 최고 전성기를 열었다.
또한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심의 상징인 수원화성은 새로운 건설자로서 기업가적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화성에서 꿈꾸다’ 내용을 잠시 들여다보면 전막에서는 궁궐 혜경궁 홍씨의 처소에서 어린정조와 혜경궁 홍씨가 비명에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모습을 회상한다. 외가 대신들의 권력의지에 막혀 나약할 수밖에 없는 왕의 존재에 대해 회의가 깊다. 그래서 낡은 제도와 신념, 권력욕들이 빚어낸 피바람을 잠재우고 참다운 개혁을 이루고자 왕실의 이전(천도)을 치밀하게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정약용, 서유구, 유득공, 이덕무 등 젊은 실학자들과 교류하고, 이 과정에서 ‘장덕이’이란 여성과 만난다.

후막에서의 ‘화성에서 꿈꾸다’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에 새로운 수도를 세우려는 꿈을 키운다. 그리고 이 새로운 수도에서 사랑의 제국을 건설해 보이려 한다. 한편 이 봉건주의적인 사회통념과 제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 학문에 정진하고 문물수용에 진취적인 여성 실학자로서 장덕이는 정조의 정치적 고뇌를 함께 하는 동시대인으로서, 군신으로서, 그리고 사랑의 관계 속에 교차된다. 그녀는 정약용, 이선생과 서유구 등 실학자들과 학문적,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동시에 정조의 개혁에 대한 지원자가 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제작한 ‘화성에서 꿈꾸다’는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다. 수없이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국한된 소재로 인해 관객들의 관심을 사는 작품은 많지 않은 한국 뮤지컬의 현실 속에서 ‘화성에서 꿈꾸다’는 우리의 역사를 소재로 한국적 색채와 선율을 보여줌으로써 뮤지컬 매니아 층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연극 연출로 유명한 이윤택이 연출을 맡아 역사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되고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작품을 보여준다.
국악과 양악의 조화로 그 어느 뮤지컬보다 높이 평가받고 있는 뮤지컬 넘버는 170분간 펼쳐지는 공연의 감동을 두 배로 증가 시킬 것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 관계자는 “달의 노래, 꽃을 피운다, 꿈길 등 음악만으로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는 많은 애호가들로 인해 국민뮤지컬로 거듭 날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경기도문화의전당 공연은 정조에 관한 역사적인 고증과 드라마틱한 픽션을 조화롭게 연출했으며 무대, 소품, 의상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보다 완성도 높고 사실적인 공연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동성기자 kd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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