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의 2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신영철 감독의 부임 후 10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단독 2위에 등극했던 대한항공(3위·18승7패)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친 뒤 지난 15일 홈경기에서 현대캐피탈(2위·19승7패)에 덜미를 잡혔고, 이날 승리로 상승세를 탄 현대캐피탈은 17일 LIG손해보험(4위·17승8패)까지 잡으며 대한항공을 밀어내고 반경기차 단독 2위 자리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선두 삼성화재에 2.5경기차로 따라 붙으며 그 자리마저 위협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패하며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이것이 올 시즌 초반처럼의 추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대한항공은 객관적 전력만 놓고 봤을 때 삼성화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만 중요한 순간에 확실하게 한 방을 터뜨려 줄 용병 역할을 밀류세프가 해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원조괴물’ 레안드로를 영입했고, 지난 15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레안드로는 30점을 뽑아내며 신영철 감독을 만족케 했다. 배구인들은 2006~2007시즌 삼성화재에서 뛸 때만큼 대단하지는 않다고 말하지만 신영철 감독은 “80%의 몸상태에서 30득점을 올린 것은 충분히 기대할만 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강동진의 부상 공백 기간 2주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숙제로 남은 상황에서 18일 선두 삼성화재와, 21일에는 1경기 뒤진 4위 LIG손해보험과의 경기가 관건이다.
이 두 팀과 5라운드 경기를 앞둔 대한항공은 4라운드까지 이 두팀과 모두 4번 싸워 2승2패씩을 주고받아 백중세를 이루고 있다.
대한항공이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끈다면 2위 자리는 물론, 1위 삼성화재까지 위협할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을 잊고, 상승세를 이어갈 지는 레안드로와 선수들의 의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