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성남 일화가 아시아 축구 챔피언을 향해 힘찬 첫 걸음을 상쾌하게 내딛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2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 J-리그 강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32강) E조 1차전에서 몰리나의 선제골과 라돈치치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낙승을 거뒀다.
이로써 성남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베이징 궈안(중국), 멜버른 빅토리FC(호주)와 E조에 속한 성남은 외국용병 몰리나와 라돈치치, 파브리시오 등 3각편대를 앞세워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성남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몰리나가 왼발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자 장신 수비수 사샤 오그네노프스키가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비켜갔고 3분 후 라돈치치의 왼발슛도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성남은 전반 14분 가와사키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북한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정대세에게 슛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정성룡이 안전하게 잡아내며 위기를 넘긴 뒤 라돈치치와 몰리나의 합작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전반 34분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라돈치치가 상대 수비 숲을 뚫고 돌파해 앞서 문전으로 달려들어 가던 몰리나에게 밀어준 볼을 몰리나가 반대편 골문을 향해 논스톱으로 왼발 슛한 볼이 그대로 가와사키의 골망을 가른 것. 기세가 오른 성남은 36분 파브리시오의 대포알 같은 왼발 중거리포에 이어 37분 조병국이 헤딩슛을 꽂았지만 추가골을 얻어내지 못한 채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성남은 후반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3분 만에 파브리시오의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고 이번에도 몰리나와 라돈치치의 합작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후반 32분 몰리나가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을 파고든 뒤 수비수 사이로 땅볼 패스를 해준 것을 골지역 왼쪽에 있던 라돈치치가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몸을 틀며 왼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몰리나와 라돈치치는 이날 경기에서 나란히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안방 개막전 승리의 주역이 됐고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도 수차례 슈팅을 눈부신 선방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가와사키의 스트라이커 정대세는 한 차례 슈팅을 빼고는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후반 31분 송호영과 볼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거친 플레이로 옐로카드를 받아 고개를 떨궈야 했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성남은 오는 3월 9일 멜버른과 2차전 원정경기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