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바쁜 틈을 내 지난 1월부터 2개월간 제주 오름(산봉우리의 제주 방언)을 올라본 느낌을 그대로 화폭에 옮겨 놓았다.
박수영 작가(35·광명공업고등학교 미술교사)는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안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제7회 안산국제아트페어 2010 AIAF에 ‘오름-길을 잃다’란 주제의 작품 9개를 올려 놓았다.
제주 방문에서 첫 비행기의 이륙소리가 긴 정적을 깨면 이윽고 바람섬 제주의 육지와 소통을 시작함을 느낀다는 박 작가는 “태고의 신비함이 가득한 오름길이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이 아닌 또 다른 어떤 영험한, 구도자의 길에서나 얻을법한 그런 순수하고 애닯기만한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고 말했다.
정갈하면서도 화사한 색깔로 수놓아진 그의 화폭을 들여다보면 안개 숲 사이로 오름들이 보일듯 말듯 드러난다.
여인의 둔부와 같은 아름답고 곱디고운 선이 느껴지며 그 선들 사이로 잊었던 한조각의 기억들을 짜 맞추어 보니 제법 그렇듯한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도 한다.
시인 고중영 씨는 그의 작품을 “홋치마 걷어올린 여인의 당찬 이 오르가슴을...” 이라고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