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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김포·구리 ‘테마가 있는 길’

그곳에 가면… 산, 바람, 물이 반기고
접경지 주변 쳔혜자연 그대로 보존 최적 코스
1코스-대명항~문수산성 남문 14.91㎞ 6시간 소요
2코스-정묘·병자호란의 갑곶나루터 지나 민통선 조우

 


근래 올레길은 ‘걷기 좋은 길’로 쓰여진다. ‘걷기 편한 트레킹 코스’로 이해하면 된다. 어원은 제주 올레길, 거친 바람 탓에 가옥을 보호하기 위해 돌담을 쌓았다. 그러니까 큰 길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돌담길’이다. 그러나 세월도 변하고, 사람 사는 가옥도. 길도 변했다. 그래서 ‘올레길’은 맘 편하게 다정한 연인, 오누이, 자매, 부부, 친구끼리 ‘워킹’ 속도로 걸으며 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풍광이 따르면 그만이다. 경기 도내에도 이같은 코스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서부전선, 김포 파주 일산에서 시작돼 계속 남하 중이다. 런닝도 조깅도 아닌, 편하게 걷는 워킹의 시속으로 초여름 주말과 휴일 가족과 함께 걸어보믄 것은 어떨가.
<편집자 주>

김포는 수도 서울의 서북부에 위치한 인구 23만명의 소도시로서 동쪽으로는 한강, 북쪽은 임진강과 한강이 합류해 서해로 흐르는 조강, 서쪽으로는 강화도와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염하강을 끼고 있다.

북한과 마주한 접적지역으로서 철책으로 둘러쳐진 안보 현장이다보니 그만큼 환경적으로는 보존이 잘 되어 있고 경치 또한 걸으면서 즐기기엔 최적의 코스를 갖고 있다.

김포의 총 7개 걷기 코스 중 ‘경기도 DMZ 평화누리길’로 지정된 제 1코스를 살펴보고자 한다.

김포(金浦)는 지명에서부터 땅과 물을 반반씩 내포하고 있다.

金은 땅을 이야기 하고 浦는 물(水)을 이야기 한다. 경기도 DMZ 평화 누리 길이 시작되는 김포 트레킹 코스를 걷다보면 염하강과 조강, 한강하구에 있는 포구를 보게 되며 가을에는 황금물결로 일렁이는 벼를 만나고 겨울에는 재두루미부터 황오리, 쇠기러기 등을 만난다. 그리고 이곳은 북한과 접적지역으로 땅은 철책으로 강(江)과 갈라서 있으며 민통선이 존재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이 지척에 있다.

김포 1코스는 대명항에서 문수산성 남문까지 14.91km로 6시간이 소요되며 일몰 전에만 다닐 수 있다.

이곳은 시작부터 끝까지 염하강이 흐르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며 대부분 나지막한 산길로 이어져 있어 쾌적하게 걸을 수 있고 사적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대명항의 함상을 보면서 걷기를 시작하면 덕포진과 손돌목을 만나고 한강에서 떠내려 왔다는 섬인 부래도(浮來島) 선착장 앞을 지난다.

철책 길과 흙길을 밟으며 염하강을 보면서 걷기를 계속하면 고려 고종이 몽고난을 피해 가던 중 이곳에서 마셨다는 쇄암리약수터를 만난다. 이곳은 밀물 때는 물속에 잠기고 썰물 때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지금은 하루에 정해진 시간에만 물맛을 볼 수 있다.

2코스는 문수산성 남문에서 애기봉까지다.

이곳은 민통선 지역을 지나는 관계로 사전에 군부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문수산성 삼림욕장 가는 길을 따라가면 정묘호란 때에는 인조가 병자호란 때에는 봉림대군이 건넜다는 갑곶나루터를 지나게 되고 문수산 자락의 논과 채소 밭 사이의 마을길 끝에서 민통선과 마주한다.

신분을 확인하고 초소를 통과 하면 ‘평화의 소’를 구출지이며 한강의 여의주로 불리는 유도와 문수산성을 쌓다가 죽은 사람들이 묻혔다는 구슬푼이 아래 길을 지난다.

조강(祖江) 건너 북한을 수평으로 보면서 용강리로 들어가는 초입에서는 매화마름 군락지를 논길 옆에서 보게 된다.

TV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침입한 왜군을 격퇴하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고 한국전쟁의 상흔이 깊게 남아 있은 강녕포구와 조선시대 해상터미널 역할을 했던 조강포구에서는 시절의 무상함을 절감한다.

김포 트레킹 코스는 삼국시대에는 한강하구의 격전지로 근현대에는 프랑스군과의 전투와 한국전쟁의 상흔이 절절하게 배여 있는 곳으로 평화와 생명의 소중함을 성찰하면서 길을 걸으면 역사를 만나고 사물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난다.

어느 쪽을 출발점으로 삼든 간에 걸을 만큼 걷는 김포의 걷기 길은 소꿉동무 같은 아기자기 함이 배어 있다.

특히 대명항 인근 덕포진에서 보는 일몰은 황금물비늘을 반짝이는 염하강과 아스라이 땅거미 속에 잠드는 강화도의 산맥 그리고 핏빛 선혈로 저무는 일몰의 장관이 가슴 저리게 한다.

가족과 연인 혹은 훌훌 가슴에 쌓인 거 저 홀로 털어버리고 싶은 날, 김포의 걷기 길을 찾아보라. 거기에 지나간 삶의 흔적이 있고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있고 자기가 이루어야할 미래가 꿈길로 다가 설 것이다. 김포의 ‘평화 누리길’을 적극 추천한다.

 

글쓴이 : 정현채
(사)지역문화전약연구원 대표
김포시 트레킹코스 추진위원장
김포시교사국악모임 단비소리 회장
통진고등학교 교사

 

 

 

 

 

 

 


 

 


1코스-장자호수공원 출발 대장간 마을·대성암·보루성 역사 기행
2코스-19㎞ 참나무 오솔길·광개토대왕 동상 등 눈길
3코스-곤충생태관 등 9㎞ 구간 테마공간 가득


각각의 특색을 자랑하는 세 갈래 구리둘레길

우리나라도 2~3년 전부터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등을 일부러 찾아가 걷는 여행자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해 있는 인구 경기도 구리시는 전국기초단체가운데 면적이 가장 작은 도시다. 그러나 구리시는 아차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아리수(한강)와 왕숙천으로 둘러 쌓여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구리시는 왕숙천과 장자못, 아리수, 아차산, 동구릉을 연결해 세 갈래 둘레길을 만들었다. 초여름 주말 지인들과 함께 세 갈래 둘레길 중 첫 번째 코스를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있는 길’이라 명명된 구리둘레길 첫 코스의 출발지는 생태복원 가치가 큰 장자호수공원이다. 장자호수공원은 한강의 오염된 지류였던 장자천을 토평지구 아파트를 지으면서 공원으로 조성한 곳으로 한강 원수를 끌어 물을 순화시킨다.
6개의 분수와 심층순환기, 관찰데크가 마련돼 있고 1.8㎞의 산책로에는 곳곳에 시(詩) 팻말이 걸려있고 사시사철 음악이 흘러나온다.

장자못을 지나 2㎞정도 걷다보면 한강변 최대의 꽃밭인 구리한강시민공원이 펼쳐진다. 10만8천㎡의 광활한 꽃밭에 봄이면 유채꽃,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는 구리한강시민공원은 봄에는 유채꽃축제 가을에 코스모스축제를 여는데 서울을 비롯한 인근지역에서 수십만의 인파가 모여든다. 시민공원에서 강변을 따라 서울 쪽으로 걷다가 워커힐 뒤편 아치울로 들어서면 고구려대장간마을이 나타난다.

배용준이 주연으로 활약한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세트장으로 건립한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보통의 세트장들이 드라마가 끝나면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비해 세트장 아래에 건립한 고구려2종박물관과 함께 수도권한류관광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힘차게 돌아가는 거대한 물레방아로 풀무를 돌려 당시 동아시아를 제패했던 고구려의 수준 높은 철기문화를 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고구려역사체험학습을 할 수 있으며 박물관에서 이곳 보루성에서 출토된 고구려유물들을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대성암 쪽으로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큰 바위 얼굴이 보인다. 큰 바위얼굴을 지나 온달장군이 마셨다는 온달샘물을 한 모금 마신 다음 가파른 산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다 보면 대성암의 풍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있는 길
대성암은 원래 신라시대(647년) 의상대사가 이곳에 절을 짓고 범굴사라 했는데 1992년 새로운 건물을 짓고 대성사로 개명했다. 건물은 새로 짓더라도 천년 넘게 이어온 범굴사라는 이름은 그냥 가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대성암 위쪽에 넓은 마당바위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풀었다. 땀 흘리고 난 다음에 산에서 먹는 점심이야 말로 꿀맛 중에 꿀맛이 아닐까?

일행들은 벌써 준비해간 막걸리로 갈증을 달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점심을 마친 다음 이제 본격적으로 능선을 따라 보루성역사기행이 시작됐다. 보루성이란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낮은 봉우리에 쌓은 소형 석축산성으로, 산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사시설을 말하는데 아차산 일대의 보루성은 발굴 결과 고구려 보루성으로 판명 됐다.
아차산 2보루-3보루-4보루-용마5보루-망우1보루성을 답사했다.

1천500여년 전 고구려, 신라, 백제가 아리수(한강)을 접경으로 군사적 대치를 하고 있었을 때 축성한 이들 고구려보루는 현재 남한에 집중 분포하는 고구려 관련 유적으로서 당시 고구려 군사시설의 면모를 규명할 수 있는 유일한 유적이며 남한에서 고구려유물이 제일 많이 나온 곳이기도 하다.

 

위인들의 넋을 기리며
장자호수공원을 출발한지 어언 3시간여 우리는 망우산 사색공원 산책로에 들어섰다.
이곳에는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생과 위창 오세창 선생을 비롯해 소파 방정환 선생, 이승만 정권 때 정치적으로 희생된 죽산 조봉암선생, 우두를 보급한 송촌 지석영 선생 등 근·현대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위인들이 잠들어 있다.

도산 안창호선생의 제자인 유상규 선생 묘역 아래에 있는 동락천 약수터에서 꿀맛 같은 약수를 한 모금 하고나니 다리에 쌓였던 피로가 싸악 가시는 느낌이다.
참나무 울창한 엄마손 약수터길을 따라 구리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1코스 종착지인 구리장에 들어섰다. ‘삶이 힘들면 시장에 가서 열심히 사는 모습들을 보고 마음을 다 잡으라했던가?’ 구리시장안에는 구리10경 가운데 하나인 구리시장 곱창골목이 있다.

십 수년 전부터 하나들씩 생겨나기 시작한 곱창집들이 저마다 원조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시작했는데 이제 전국의 명소가 되어 버렸다. 이곳 곱창집에서 얼큰한 곱창볶음에 잔을 들며 구리둘레길 1코스 답사를 마치고 2~3코스 답사를 기약했다.

 

구리둘레길 Ⅱ코스: 생태복원과 삶이 있는 길
총 19㎞로 참나무 오솔길이 아름다운 엄마약수터에서 시작해 우리역사상 가장 광활한 영토를 개척했던 광개토대왕동상과 호태왕 복제비를 구경한 다음 사계절 꽃이 만발하는 한강시민공원을 지나 수도권에서 가장 공기가 맑고 주변환경이 좋아 조깅과 산책길로 이름난 왕숙천시민공원을 거쳐 조선 태조 이성계의 능침 등 17위의 왕과 왕비가 잠들어 있는 세계문화유산 동구릉을 돌아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서 끝나는 길이다.

 

구리둘레길Ⅲ코스: 생활과 옛 모습이 있는 길
총 9㎞로 중앙선 구리역에서 출발해 빗물유수지를 복개해 만든 사계절테마놀이공간인 구리광장, 사계절 살아있는 나비를 관찰 할 수 있는 곤충생태관, 햇빛과 물, 바람 등을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만드는 신재생 에너지관, 세계적인 친환경시설인 자원회수수시설인 구리타워, 왕숙천의 옛물결을 둘러볼 수 있는 돌섬과 벌말을 거쳐 장자호수공원에서 끝나는 길이다.

 

 

글쓴이 : 송영한
한국 YMCA 전국 연맹이사
㈜구리넷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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