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수익률’ 정한 후 창업준비 했어요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1만2천 세대 대단위 아파트 단지 중심상가에서 15평 규모의 한방카페를 운영하는 심재명(53·허준본가 한방카페 수지성복점·www.heojun-cafe.com) 점주는 월 6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는 직장인 출신 창업자다. 심 점주는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 재무팀 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9월 명예 퇴직한 후 창업했다. “회사 내규 상 정년퇴직 연령은 55세지만 통상 50세 전후면 퇴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심 점주는 퇴직 후 올해 1월까지 재취업의 문을 두드렸으나 쉽지 않았다.
5개월여 간의 기간 동안 재취업 활동을 벌이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 창업 정보를 습득한 심 점주는 지난 2월 창업 쪽으로 완전히 눈을 돌렸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기간이 부담스럽고 재취업도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할 수 없는 일’ 정해 업종 선정에 반영
창업을 결정한 심 점주는 업종 선정에 어려움을 느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내와 합의 후 정하려니 업종도 한정됐다.
주점은 종교적인 이유로 아내가 반대해서, 재료·위생·직원 등 관리 항목이 많은 음식점은 운영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제외했다. 투자비가 높으면서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된 베이커리, 카페, 꽃집, 패스트푸드 등의 업종도 창업 대상 업종은 아니었다.
“재무팀 근무 경력 때문인지 수익성이 낮은 업종은 꺼려지더군요. 30% 수익을 기준으로 업종을 선정했습니다”
할 수 없는 일을 추리고 나니 ‘건강식품판매점’과 ‘스포츠용품판매점’으로 압축됐다. 특히 30년 간 준 프로급 테니스 실력을 쌓아온 심 점주는 건강 관련 창업에 매력을 느꼈다.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는데 스포츠용품판매점은 영업력 때문에 제외했죠. 건강식품판매점에 비해 투자비가 비싼 만큼 단체 고객 확보가 관건이었습니다”
건강식품판매점으로 정한 뒤 인터넷에서 브랜드를 알아보니 홍삼건강식품판매점이 대부분이었다. 5개의 주요 브랜드 중 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는 ‘홍삼’ 판매 비중 60%, 그 외 ‘흑삼’, ‘흑도라지’, ‘흑마늘’ 등 취급하는 품목이 더 다양했다.
“각 원료마다 효능이 달라서 더 많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겠더군요” 창업비용도 타 브랜드에 비해 20% 정도 저렴했다.
확신을 가진 심 점주는 아내에게 건강식품판매점을 운영해 보자고 제안했지만 반대에 부딪쳤다. 아내는 카페나 꽃집 등 여성 취향의 업종을 원했던 것.
하지만 심 점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 브랜드는 건강식품판매는 물론 카페 영업도 함께하는 ‘한방카페’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를 설득했다. “인테리어와 운영 방식 등을 살펴보니 카페와 다를 게 없더군요. 그제서야 아내도 동의했습니다”
업종을 결정한 후에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생각에 충북 제천에서 같은 브랜드의 ‘한방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를 만나서 운영 상황을 꼼꼼히 체크했다. 퇴직자가 창업하는 것인 만큼 초기에는 어렵겠지만 두 달 정도 지나면 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신감까지 얻었다.
▲ 창업 한 달 만에 형, 누나 소리 절로 나와
우여곡절 끝에 업종을 선택한 심 점주는 오픈을 서둘렀다.
심 점주는 수지 성복동 대형 아파트 단지를 주목했다. 60세 이후의 정년 퇴직자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거주지인 상현동과 불과 2㎞ 거리에 매장이 위치한 점도 장점이었다. “대학교 2학년 된 아들은 상관없었지만 중학교 2학년인 딸은 한창 신경을 써야 할 나이이기에 집과 매장이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했죠”
업종과 입지를 정한 심 점주는 점포구입비를 제외하고 개설비로 7천500만원을 투자했다. 판매점이 아닌 한방카페였기에 테이블과 의자, 인테리어에 10% 이상 비용이 더 들었다.
지난 4월 인테리어 공사를 마치고 매장을 오픈한 심 점주. 초보 창업자다보니 운영이 미숙하다고 판단한 본사에서는 일주일 간 워밍업을 제안, 본사 마케팅 담당자가 매장에 출근해 오픈 행사부터 접객 서비스까지 꼼꼼히 알려주고 실행해 줬다. “홍보 전략, 접객 요령, 상품 진열법까지 본사 담당자가 일일이 알려주니 쉽게 적응할 수 있었죠”
워밍업 기간 운영에는 익숙해졌지만 접객 서비스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직원에게 지시한 후 보고받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 또 고객 한명한명을 일일이 상대하고 이야기를 경청해야하는데 익숙하지 못하니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렇게 한 달의 기간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요령이 붙기 시작했다. 60세가 넘은 고객에게는 형, 누나라고 부르면서 친밀감을 나타낼 수도 있게 됐고, 단골고객도 늘었다. 매장 앞에 흐르는 성복천 조깅 코스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저녁마다 건강차를 마시러 매장을 찾았고, 아파트 단지 내 라틴댄스 동호회 회원도 단골로 유치할 수 있었다.
“창업한 후에야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원래는 무뚝뚝한 성격이어서 창업하기 불안했었거든요”
접객 서비스에 자신감이 붙자 지역사회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 단골고객 확보에 나섰다. 성복동 주민 자치센터 문화교실에 등록해 풍물놀이를 배우면서 회원들과 사귀고, 동네 테니스 클럽에도 가입해 활동할 계획이다.
건강 관련 매장과의 제휴 마케팅도 마련했다. 인근 스포츠 센터, 한방 삼계탕전문점과 업무 제휴를 맺고 가격 할인 이벤트를 펼칠 계획인 것.
올 연말에는 1만2천 세대 아파트 단지에 입주가 완료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더욱 부풀린다.
“초보 창업자가 걸음마를 뗀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첫술에 배부른 것은 없다’는 말을 되새겨 2~3년 후에는 베테랑 창업자로 소개될 만큼 노력해 볼 생각입니다”
(문의 : 허준본가 한방카페 수지성복점 ☎010-6847-4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