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 텔레비전 방송국의 주말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드라마작가가 극본을 쓰고, 출연진의 연기력이 뛰어난 탓도 있겠지만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점도 관심을 끄는 이유일 것이다. 그 드라마가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참 따스하다. 중앙치에서 좀 빗겨난 인간을 바라보는 진정 어린 눈길이 느껴진다. 아마도 드라마 속에 잘 녹아 있는 수용적인 가족관계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드라마 밖에서 드라마 속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아주 다양하다. 드라마 속의 따뜻한 가족 분위기에 동화되어 기존의 의심 어린 부정적 눈초리를 거두게 된 사람들부터 동성애를 아름답게 묘사한 비현실성을 질타하는 사람, 동성 간의 친밀한 관계 묘사를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끼는 사람, 동성애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할까 봐 걱정스러운 사람까지 각양각색이다. 일부 보수단체에서 일간지 지면에 동성애가 가정과 사회와 국가를 무너뜨린다는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지만 해당 방송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시청자들이 올린 댓글을 보면 의외로 일방적인 매도나 심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글이 많지 않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증가 등으로 ‘다양성’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가족의 이름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름으로 내 자식을 무조건 감싸 안은 접근 방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력 있게 먹혀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극 중에서 내 자식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용납할 수 없는 어머니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해서건, 가족애에 의해 설득당해서건 드라마 속 동성애자에 대해 비교적 수용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은 그들이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과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다름’을 ‘비정상’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다름’이 성적 지향과 관련되기에 단순한 ‘차이’로 인정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동성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정신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 동성애를 정신질환의 일종인 ‘성 대상 도착증’으로 간주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90년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질병분류편람 10차 개정판을 통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을 비롯하여 이제는 여러 전문가 단체와 학회 등에서 동성애를 장애나 질병이 아닌, 성적 지향의 한 형태로 인정하고 있다. 성적인 관계는 이성 간에만 가능하다는 원초적인 믿음을 깨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한때 온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믿음을 깨기가 힘들었던 것만큼이나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신의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등의 전문 분야에서 동성애는 장애나 질병이 아니라고 판정하였고 일부 국가에서는 동성애 커플을 다양한 가족 형태의 하나로 이미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법무부는 올 4월부터 10월까지 차별금지법 제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를 운영한다. 아무쪼록 이번에 새로 논의되는 법안에서는 성적 지향,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출신 국가, 언어 등의 차별금지 사유가 삭제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성적 지향과 가족 형태, 출신 국가의 문제는 드라마 소재로만 끝나지 않는, 21세기 우리 삶에서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