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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2人의 신묘년 희망 메시지

□  한 시대의 문화는 삶의 질을 좌우한다. 아니 삶의 형편, 삶의 정도가 문화를 만든다. 우리가 사는 게 바로 문화다. 문화는 멀리 있지 않다.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게 문화다. 문화는 한 순간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가치판단, 사회의 일정한 잣대로 형성되어지는 게 바로 문화의 개념이다. 따뜻한 세상도 문화가 만든다.희망적인 문화가 따뜻한 세상이다. 2명의 문화인으로부터 ‘문화 지능’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세상을 바꾸는 힘, 문화가 희망이다

 

 

‘문화력’ 정치 경제 등 전반 영향
창의·다양성 육성 경쟁력 향상
나눔 확산 ‘훈훈한 세상’ 조성을

21세기 최강대국의 가장 강력한 아이콘이 ‘문화’다. 문화라는 낱말의 어원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작업이다. 마음의 밭을 기름지게 가꾸는 일이다. 희망찬 신묘년 한해에도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아질 것이다. 문화가 희망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정신의 종자가 싹트고 자라는 생물과 같다. 문화는 삶의 양식이다. 우리 삶과 인위적으로 떼어낼 수 없는 것이 문화다. 언제나 만나고, 언제든 노래할 수 있다.

문화라는 이름은 크고 넓다. 현재 세계에서 사용하는 문화의 정의는 무려 150개가 넘는다. 그만큼 문화의 범위는 매우 넓고 추상적이다. 문화는 ‘어떠한 생각이나 느낌의 방식’이다. 인간의 총체적 비전이 문화다. 그렇다고 문화가 인간생존의 부산물이 아니다. 생존의 기호품도 아니다. 생존의 필수품이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 요소중의 하나다. ‘문화충돌’이니 ‘다문화’니 하면서 군사력, 경제력이라는 말처럼 문화력(文化力)이라는 낱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문화는 공동체의 교양과 교육, 정신적 건강은 물론 정치적, 경제적, 국방전략적 요인까지 다방면에 걸쳐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곳에 멈춰 있지 않고 외부의 조건, 내부의 대응 등의 변화에 끊임없이 변화한다.

오늘은 이것이 중요하지만 내일은 또 다른 것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달과 유행의 변화에 맞춰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문화의 형식과 내용도 끊임없이 변하게 마련이다. 문화는 흐르는 물처럼 미래를 향해 발전적으로 성장해 가야한다.

문화는 훈훈함의 다른 이름이다.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해 준다. 훈훈함의 온도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온도를 잴 수는 없으나 온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그것이 문화다. 세상을 바꾸게 되는 것은 세상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다. 개인의 신념과 의지, 자신에 대한 신뢰,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그 속에 학문도 꽃이 피고, 직무도 빛을 발하고, 사회도 건전해 진다.

이러한 문화가 희망이고 경쟁력이다. 아낌없이 내주고, 서로 믿고 따르는 나눔 문화도 그렇다. 종교와 이념,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하는 공익사업과 나눔 문화의 확산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성장한 나라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다. 우리나라는 기업기부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개인 기부는 매우 부족한 편이다. 아직도 일부 기업들 중에는 수천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참으로 수치스런 일이다.

잘못된 문화가 사라지고 기부문화가 온 사회로 확산돼야 살맛나는 세상이다. 그런 문화가 꿈과 소망을 이루게 한다. 미국의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같은 거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통해 거액의 기부로 미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모든 문화는 한 사회의 부식토(腐植土)에서 피어난 꽃이다. 인간생존의 의지가 문화를 생산한다. 그 의지는 생존의 결핍을 생존의 충족으로 변화시키려는 소망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학습과 교육을 통해 내부에서 배워야할 문화가 있다. 인간은 그 문화를 흡수하고 양식으로 삼아 성장한다. 문화는 언어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교환되지 않는 문화는 죽어가는 문화다.

서로 다른 사회의 문화를 비교할 수는 있어도 어느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양한 사회의 문화를 인정하고 각각의 문화를 그 사회의 고유한 환경 속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요구되는 이유다.

산업시대는 경제발전과 사회 간접자본의 구축 등 경제정책이 우선이었다. 후기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문화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문화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치를 정치로 해결하고 산업을 기술로만 처리하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문치교화(文治敎化)에 의해 문제를 해결한다. 흔히 말하는 문화주의는 법과 같은 외부의 질서가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는 내면의 힘을 뜻한다. 민주화와 정보화 진전에 따라 문화가 전면에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민주주의 완성의 꽃은 예술이며, 그 최종의 열매는 문화인 까닭이다.

미국 사회학자 모니칸(Moynihan)은 ‘보수의 가장 핵심적인 진리는 사회의 성공을 결정짓는 것이 정치가 아니라 문화다’라고 말했다. 문화적 요소가 정치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소프트파워(soft power)로 상징되는 문화적 창의와 다양성은 국가 사회의 제반 영역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디자인과 디지털 콘텐츠로 대표되는 문화 창조과정과 결과물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기업의 제품생산, 글로벌 경제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이처럼 문화는 더 이상 정책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지 않다. 훌륭한 문화기반 시설과 문화활동이 존재하는 곳에서의 삶은 그렇지 않은 삶과 분명히 다르다. 이제는 문화가 돈이고 예술이 첨단이며 디자인이 가치다. 다양한 문화가 곳곳에서 자라나 올 한해에도 우리 모두가 희망의 밭을 일구게 되길 바란다.

※ 약력
▲시인, 수필가 ▲수원 출생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중앙대 대학원 졸업 ▲수원예총 회장 ▲한국예총 감사 ▲농협대학 교수 ▲경기농협 본부장 ▲신용보증기금 상임감사 ▲수원시립미술전시관장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감사





■ 무엇을 가치로 하며 살 것인가

 


지금은 경제적 가치정립 과도기
돈 있어도 삶의 공허감에 방황
예술 통한 기쁨·행복찾기 제안

요즘 우리 사회는 얼굴 찌푸리며 사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특히 경제에 관한한 더욱 그러하다. 그저 매사에 돈, 돈이다. 정치, 사회, 교육, 심지어 종교까지도 이 경제의 굴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캐나다 백만장자의 절반 정도는 돈과 행복은 무관하다고 생각한단다.

‘로열뱅크 오브 캐나다’가 100만달러 이상 가진 캐나다인 3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0%가 돈이 행복감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단다.

우리나라는 지금이 경제적 가치정립의 과도기적 시기가 아닌가 싶다.

불과 50여년 만에 지구촌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것이다.

서구 선진국이 몇 백 년에 이룩한 것을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뤘으니 그 변화가 너무 커서 미처 경제에 가치를 수반하는데 여러 가지 부조화가 있었던 것 같다.

한번은 친한 화가분의 그림 전시회에 초청받아 서울 종로구 계동에 간 일이 있었다. 마침 그 갤러리가 H그룹 본사가 정면으로 보이는 거리에 있어서 가만히 그 큰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 많은 재산을 가진 굴지의 그룹 회장이 거기 5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니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게 가난했던 우리가 지금 이만큼 잘 살게 되었는데 우리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세계 37위, 이혼율은 세계 상위권, 자살율은 OECD국가중 1위, 이런 수치들이 다 무엇을 말하는가?

결코 돈만으로는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이 그 가진 만큼의 가치를 수반하지 않으면 그 불균형이 오히려 너무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 무엇을 가치로 하고 살 것인가. 지금 우리 모두가 함께 깊이 생각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미국의 억만장자들,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 등 그들은 결코 돈 그 자체를 가치로 하며 살지 않는다. 그 많은 재산을 대부분 사회에 환원하고 그것을 기쁨으로 사는 것 같다.

우리사회는 돈은 있는데 삶이 공허해 방황하는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제 우리 모두는 조용히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그 텅 빈 마음을 무엇으로 채우며 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남을 돕는 따뜻한 마음, 속도를 늦추고 조금은 느리게 살며 생각하기, 문화와 예술 쪽에 조금은 가까이 다가가서 허전한 내면을 채우고 그런 기쁨으로 살아가기를 권하고 싶다.

이곳 우리 양평은 자연환경이 그 어느 곳 보다 좋은 곳이다. 또 어느 고장보다 문화 예술인이 많이 살고 있다. 우리 ‘양평문인협회’도 매년 여러 권의 시집과 ‘양평문학지’를 발간하고 있다.

누구든 원하면 책을 드린다. 행복이란 정신적 소산이지 갑자기 이룬 부가 가져 다 주는 것이 아니다. 이웃 사람들과 정답게 눈 맞추고 함께 노래하며, 또 문화 예술이 안겨준 내면의 행복,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몇 년 전 내가 양평군립도서관 운영위원으로 있을 때 도서관과 운영위원들이 무엇인가 좀 보람 있는 일을 하나 해보자 하고 의논하다 양평군에서 독서운동을 한번 시작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각 읍·면을 순회하며 그곳 자치위원회 회원들과 또 문인협회 회원, 도서관 직원들과 함께 독서운동을 펼친 적이 있다.

책 한권을 정해 함께 읽고 매월 지정된 날 자치위원회 사무실에 모여 함께 독서토론을 했는데, 많은 주부들과 참석한 분들이 참으로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내가 그 토론을 계속해 맡아 했는데 그때 거기에 모인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한 일이 있다. 가정마다 매월 수입에서 일정 금액을 정해 그 돈만은 문화예술비로 쓰라고 간곡히 권했었다.

자녀들과 함께 좋은 책을 구입해 읽고, 음악회를 부부가 함께 가고 그림 전시회 등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면 몇 년이 지나면 그 가정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며 권한 일이 있다.

돈 만으로는 결코 선진 사회가 될 수 없다. 어떻게 사느냐 하는 삶의 자세에 따라 선진, 후진국이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너무나 천박한 문화가 판을 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자동차는 많은데 그에 따른 문화는 엉망이다. 조금도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 같다. 문명만 있고 문화는 없다. 교육도 달라져야 하고 가정도 새로워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참으로 가치 있는 나라, 세계인이 모두 부러워하는 그런 사회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한다.

내가 먼저, 내 삶과 행복을 위해, 우리의 좋은 가정을 위해,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다같이 노력하자.

※ 약력
▲시인 ▲경북 포항 출생 ▲양평문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황순원 기념사업회 부회장 ▲양평군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 마을 운영위원 ▲시동인 글샘회 회장 ▲양평군립도서관 운영위원 ▲양평예총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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