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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문화인들이 권하는 책 BEST

책은 든든한 후원자다. 세상을 밝히는 횃불이기도 하다. 길을 몰라 헤맬 땐 이정표가 되고 축 처진 어깨에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신년, 따뜻한 세상을 책에서 열자. 책으로 희망을 보자. 책에서의 울림은 오래오래 가슴에 남는다. 4명의 각계 인사들로부터 인생의 멘토링이 될만한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한다. 그들은 책에서 길을 찾았다. 책은 영원한 스승이다. 지혜를 얻고 한줄기 빛처럼 희망을 준다. <편집자주>

전근배 前 광주하남교육장

 


- 경기도교육청 교육정책과장
- 신성초등학교 교장
- 법무연수원, 세무공무원연수원,
내무연수원 강의

□ 시한부 삶의 시간표, 멋진 인생을 위한 ‘나침반 역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글

42년 6개월 경력의 교육자로서의 정년퇴직 6개월 전에, 남은 20년 삶의 설계를 위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을 다시 읽어 보았다.

신경을 녹여 몸에 밀납 같은 것이 쌓여 근육이 굳어져 말도 못하고 죽어버리는 루게릭 병에 걸려 2년 정도의 시한부 인생을 태연하게 받아들이고 남은 삶의 시간표를 작성해 생을 마감하는 모리 교수의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보았다.

떠나는 모리교수와 남은 자인 제자 미치와의 토론 주제인 죽음, 가족, 감정, 모리의 삶, 나이드는 두려움, 돈, 사랑, 결혼, 용서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제자와 토론하는 생애의 마지막 프로젝트 수업과정인 이야기는 나의 20년 삶의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됐다.

더욱이 처음 듣는 살아 생전의 장례식은 ‘삶은 시간과 만남, 문제해결 과정의 연속’ 이라는 나의 삶의 인식 수준을 더 높여 줬다. 생전의 장례식장에서 누가 제일 먼저 달려오는가? 죽은 자가 아닌 산자로서 보고 조문객의 말을 듣고, 반성하고 사과하며, 감사함의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모리 교수의 생전의 장례식은 과거에 얽메이지 말고 현재의 지금을 중시하고 살아야함을 또다시 깨닫게 했다.

그리고 나서 모리교수는 산과 강이 내다보이는 풍경 좋은 곳의 언덕 위의 나무 밑에 장지를 정하고 함께한 제자에게 언제든지 문제가 있으면 와서 말하면 대답해 주겠다고 말하고 생을 마감한다. 모리교수의 삶의 설계는 정말 멋진 삶의 시간표로 감동을 줬다.

대다수가 정년 퇴직 후 양로원 등 사회적 봉사활동과 현직에서 못 다한 자아실현으로 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취미활동으로 등산, 골프, 구룹별 친목행사, 여행 등으로 나날을 보낸다. 난 봉사활동이 적었다.

그래서 내가 잘 하고, 좋아하는 것, 지금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본 후 42년간 쌓아온 교육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을 더 늙기 전에 후배들에게 다 쏟아놓으며 지금 사회적 문제인 학생 성폭력 예방교육에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해 교육현장에 제공하는데 헌신적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앞으로 70~80년을 더 살아가야 할 우리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학생 성폭력 예방교육에 일조를 하고자 퇴직한 조성준, 정지풍, 최운기, 김학진, 이명주 전직 교육장과 희망하는 현직 교장 교감, 교사가 한마음으로 ‘학생 성폭력 예방교육 지원단’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폴란 교수의 ‘다 쓰고 죽자’에서 나의 열정, 경험, 노하우를 현장에 ‘다 쏟아놓고 죽자’로 하고 남은 20년 삶을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이 책속의 모리교수의 삶의 시간표 덕이었기에 퇴직한 우리 교육 원로들이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앞으로 퇴직하는 교육 원로들도 우리 일에 동참 하기를 기대하면서…


※ 손혜리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 한국창작가극단 공연기획
- 기독교TV 음악프로 제작 프로듀서
- 이화여대 음악연구소 책임연구원
- ㈜음연, 피아노음악 공연사업 팀장
- 국립오페라단 기획홍보 책임
- (재)서울문화재단 예술교육팀장

□ 늘 처음처럼, 끊임없는 성찰 일깨우는 ‘소중한 경험’
처음처럼 /신영복 글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2010년은 어느 해 보다도 우리 시대의 아픔과 삶에 대한 고민이 치열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분단국의 아픈 현실을 다시금 실감했고, 세종시 수정안 및 4대강 사업으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이 심각하게 고조된 한 해였던 것 같다.

이러한 우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마음은 그야말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지고 상처투성이 그 자체가 아닐까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어쩌면 신영복 선생의 서화에세이 ‘처음처럼’은 힘겹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큰 위안이 돼 줄 것이란 생각에 꼭 소개하고 싶은 소중한 책 중의 하나였다.

저자는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수많은 처음’이란 결국 끊임없는 성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누구든 ‘처음’을 경험할 때는 두려움과 기대, 멋지게 잘 해보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떨리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임하게 된다.

어쩌면 처음의 이 마음이 우리 인생에 계속된다면 늘 새로운 마음으로, 늘 준비하는 자세로 우리 자신을 성찰하며 서로를 돌아보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이라는 거대하고 중요한 기관의 수장이 되면서 무엇보다도 ‘바르고 건강한 전당을 만들기 위해 진심을 가지고 마음으로 일하겠다’는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매일 아침 ‘처음처럼’을 되뇌이곤 한다.

어쩌면 너무 두렵고 어쩌면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 ‘처음’이 나를 자만하지 않게 만들고, 또 지나치게 앞서가지 않도록 붙들 뿐만 아니라 때로는 부족한 나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참으로 의미 있는 자기성찰의 시간을 허락하기도 한다.

새해 나의 소망은 ‘내 인생의 가장 많은 처음을 경험하는 것, 내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을 통해 가장 많은 처음의 감동을 선물하는 것’이다.

또한 2011년 한 해 동안 경기도민 모두에게 ‘마음을 여는 행복한 선물’이 되겠다고 한마음으로 다짐한 전당 식구들은 처음으로 공연을 만드는 사람처럼, 생애 처음으로 공연을 보는 소중한 첫 번째 관객을 맞는 사람처럼 언제나 ‘처음’의 마음으로 경기도민을 만나는 따뜻한 전당을 만들어 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함께 맞는 비 -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라는 이책의 글을 되새기며…





조경환 부평아트센터 관장

 


- 국립극장 기획팀장
-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겸임교수
- 경기도문예회관협의회 회장
- 한국문화기획자협회 회장
□ 예술가들의 창의성 품은 미래도시 정책 비전 제시

창조도시 요코하마 /노다 구니히로 글

저자 노다 구니히로(野田邦弘)는 2004년까지 요코하마시의 직원으로 시민강좌, 콘서트, 연극공연 등 문화사업의 기획과 도시재생 사업 중에 하나로 실시된 ‘요코하마 미나토 홀 개관 준비, 2004년도에는 신설된 문화예술도시 창조사업본부 창조추진도시과장을 역임하는 등 문화행정을 주도 담당했다.

인구 370만명의 요코하마市는 2004년 신문화정책을 실시하게 되는데 ‘문화예술창조도시=크리에티브 요코하마’는 문화정책 차원에서 공공문화시설을 거점으로 시민들에 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종래의 문화정책에서 문화예술의 창조성을 활용해 도시재생의 모델로서 전화를 의미하고 있다.

이것을 도시정책으로 연결시켜 문화, 경제, 도시계획 등 자치제의 행정의 과제를 도시전체의 종합적인 시각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타입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어쩔 수 없이 공무원이 된 사람’이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문화사업과에서 문화 사업을 기획하면서 일이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요코하마시는 일본에서 1970년 혁신 자치체의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도시였다. 1963년 사회당 아스카타 이치오씨가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시장에게 편지 보내는 10일’ 등 소통의 행정과 ‘도시조성 장래계획 수상’의 도시정책의 혁신적 행정을 집행했다.

저자는 그런 이스카타시장 밑에서 일하고 싶어 ‘요코하마시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입청했을 땐 4選을 끝으로 사회당 당수로 당선됨으로써 시장을 사퇴한 시점이었다고 한다. 그 후 24년 동안 ‘요코하마시의 빛은 사라졌다’고 2002년 나카타 히로시씨가 시장이 되면서 아스카타 시정이 부활했다고 쓰고 있다. 그 만큼 수장의 관심과 역할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개혁의 유전자’가 다시 탄생한 것이다. 그것은 반관료주의, 시민참여, 정보공개라는 측면에서 창조도시 정책이 부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2년 드디어 재단법인 요코하마예술문화재단이 설립되고 구도심과 신도심을 같이 포함한 도시재생 문화정책을 실시하게 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민간 활력의 도입을 지향한 민간개방 지정관리자제도를 실시하고 NPO단체에게 시설을 위탁하면서 창의성을 도입하고 미나토미라이지역의 신도심 도시계획을 통해 예술가들을 공간에 입주시켜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활용한 신도심 활성화를 모색한다.

그런 문화행정의 중심에 저자가 있었고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돗토리대학교 지역학부 지역문화학과 교수(문화정책)로서 도시비전에 관한 서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





김준혁 수원화성박물관 학예팀장

 


- 경기도 박물관 미술관 진흥위원
- 경기도 문화재 전문위원
-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 국제기념물 유적협회 한국위원회 회원
- 문학박사

□ ‘청년 리영희’를 통해 ‘진정한 소통’의 필요성 발견
대화 /리영희 글

1986년 3월, 대학의 교정은 아름다운 상아탑이 아니었다. 신입생들을 환영하기 위해서였는지 온갖 프랑카드와 대자보가 학교를 도배했고, 로마 병정과도 같은 위압스런 복장의 전투경찰들이 교문과 대운동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 시대의 자화상이었다.

역사를 공부하신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인지 어린 시절부터 역사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대학 진학시 사학과를 선택했다. 하지만 우리 역사가 어떻게 변화 발전했는지, 그 동력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은 학교 수업 시간에 제대로 배울 수 없었다.

언더그룹 혹은 언더 스터디라고 부르는 학생운동의 소그룹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합류되었던 필자에게 선배들이 권유한 처음의 책이 바로 ‘우상과 이성’ 그리고 ‘전환시대의 논리’였다. 파울로 프레일리가 지은 ‘페다고지’는 대학 1학년의 수준으로 너무 어려워 이해하지 못했지만 ‘우상과 이성’ 그리고 ‘전환시대의 논리’는 쉽게 이해됨과 더불어 필자가 몰랐던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주었다.

그간의 내가 알고 있던 진실이 진실이 아니었구나, 우리가 사실이라고 알고 있는 팩트(fact)와 진실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는 것은 깨달은 것이다. 사회의 부조리와 진실을 감추려는 보이지 않는 손, 아니 거대하게 보이는 손에 대한 저항이 너무도 정당한 것이라는 진실을 두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얼마 전에 타계하신 고 리영희 선생님이시다.

리영희 선생님과 직접 대화를 나눌 처지는 아니었지만 그분의 글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분에 대한 평가는 너무도 다양했다. 극렬 좌파에서부터 온건 보수주의자까지 여러 평가가 있었지만 대다수의 평가는 좌파 사상의 우두머리였다.

하지만 좌파라는 그에게 붙여진 붉은 딱지는 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지어진 것이다. 그의 젊은 날의 초상을 기록한 ‘역정’을 읽으면서 사상의 은사 리영희가 아닌 청년 리영희를 느끼게 됐다. 가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된 해양대학교, 그리고 7년간의 통역장교로의 군생활, 군생활에 겪었던 국민방위군 사건 등은 청년 리영희를 부조리한 사회를 올바르게 변화시키기 위한 진실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부처의 죽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역정’ 이후 그의 삶의 마지막 완성을 정리한 책이 바로 ‘대화’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과 그의 대화는 한국현대사의 기록이자 노 사상가의 철학과 진실이 그대로 배여있는 ‘바이블’이다. 이제 그 분이 세상을 떠나고 아니 계신다. 하지만 그분의 진정한 말씀은 ‘대화’를 통해 이 세상에 전해지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민족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기 위해서 ‘대화’는 반드시 ‘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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