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경기도내 5일장이 줄줄이 잠정 폐쇄되면서 설을 앞둔 상인들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12일 경기도와 전국민속5일장연합회에 따르면 도내 72개 5일장 가운데 양평, 포천, 연천, 여주, 이천, 안성 등에서 열리는 20여개 장이 잠정 폐쇄됐다.
각 시·군은 5일장에 전국 각지 많은 외부 상인들이 몰리기 때문에 구제역 전파 우려가 있어 상인회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성남 모란장 등 장이 열리는 곳도 AI 때문에 닭·오리 등을 취급하는 가금부를 잠정 폐쇄했다.
그러나 구제역이 좀체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생계가 막막해진 상인들은 설 대목마저 놓칠까 애를 태우고 있다.
5일장연합회 이호영 회장은 “구제역 사태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상인들도 이해하는 분위기”라면서도 “5일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이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상인들은 다른 지역에서라도 열리는 장을 찾아다니거나 장이 재개할 때까지 임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겨울이라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다른 일을 하기 어려운 나이 많은 상인들은 별다른 대책 없이 쉬면서 다시 장이 열리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망이 잘 갖춰지지 않은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주민들 역시 설 제사용품 마련에 어려움을 걱정하고 있다.
상인과 시골 주민들이 이같이 피해와 불편을 호소함에 따라 일부 지자체는 5일장을 2번은 쉬고 3번은 여는 방식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