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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나눔현장] 서정도 韓赤 봉사회 수원지구협 총무부장

봉사는 아름다운 중독 “내가 기쁘고 행복하죠”

 

“먼저 이웃에 손을 내미는 게 봉사 시작”

“주변에 가까운 사람 중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 보세요. 그렇게 봉사는 시작되는 겁니다. 그 후에는 저절로 봉사의 참 맛을 느끼게 되실 거에요” 최근 나눔에 대한 인식이 국가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몇 년째 자신을 내보이지 않은 채 연말이면 한 주민자치센터에 큰 돈을 기부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불편한 몸으로 어렵게 폐지를 모아 그 돈을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대학에 쾌척하는 어르신의 소식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나눔이 여러방면에서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원지역에서도 남 모르게 봉사활동에 매진하며 주변 이웃들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바로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수원시지구협의회 소속 서정도(48·수원 신풍동)씨다.

◆ 1989년부터 봉사활동 시작, 올해로 21년째

수원지역 곳곳에 어려운 이웃을 찾아 그들을 돕고 있는 서 씨의 봉사역사는 지난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8살의 젊은 나이였던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저녁 시간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방범 순찰대와 범죄예방위원회 일을 시작했다.

수원 송죽동을 중심으로 순찰을 돌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진심으로 서 씨에게 감사함을 전할 때마다 느꼈던 뿌듯함은 그가 봉사활동에 나서게 된 큰 계기가 됐다.

서 씨는 “젊었을 때니까 나 역시도 남들처럼 일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려서 술 먹고 여가시간도 보내고 싶었다”며 “하지만 그 생각은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변하게 돼 술을 먹고 노는 것보다 더 보람되고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 2000년부터 노란조끼 입고 적십자 활동 시작

그러다 지난 2000년 적십자사 수원 아마(아마추어)무선봉사회에 가입하면서 ‘노란조끼’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사실 서 씨는 처음부터 적십자사 활동을 열심히 한 것은 아니였다고 한다.

수원 아마무선 봉사회의 경우 재난이 발생해 전기가 끊어지고 통신이 두절됐을 때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다보니 일반적인 봉사보다는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본격적인 봉사에 돌입하게 됐다.

그러다 2005년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수원시협의회 임원을 비롯,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이 가진 나눔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면서 지금은 그 누구보다 적십자사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대부분으로 이뤄진 적십자 봉사단체에서 서 씨가 나서서 운전을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주는 것은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 씨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지난 13일 오후에도 서 씨는 수원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375세대에 전달한 ‘사랑의 쌀’을 차량에 싣고 나르고 있었다.

매달 2번씩 취약 계층의 집을 방문해 쌀을 비롯, 생필품을 전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터인데 서 씨의 표정엔 미소만 가득했다.

더욱이 서 씨는 그저 생필품이나 물품을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취약계층의 정서적 지원 활동도 꾸준히 벌이며 어려운 이들의 마음까지 보듬고 있다.

서 씨는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는 노인들의 집을 돌아다닐 때면 대부분 처음엔 자식이 없다고 말씀하신다”며 “그러다 방문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자주 뵐수록 그 분들이 나를 아들처럼 생각하고 눈물을 보이며 속에 있는 말을 할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아파온다”고 말했다.

이어 서 씨는 “나에게는 별거 아닌 일이 남들에게는 감동을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이처럼 20여년동안 이어진 서 씨의 봉사활동이지만 가장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북에서 남으로 넘어와 모든 것을 낯설어 하던 한 새터민이라고 한다. 당시 한국으로 넘어온 지 얼마 안됐던 그 새터민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에 버스 운전자의 과실로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지만 이를 어디다 털어놓을 수 없었다.

이같은 사실을 우연찮게 알게된 서 씨는 그 새터민이 버스회사로부터 정당하게 치료비와 사과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일처럼 나섰고 몇 달이 지나서야 그 새터민은 버스회사로부터 치료비와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일부 천안함 희생자들의 화장이 진행됐던 수원연화장에서 3일 내내 각종 지원 활동에 나서기도 했으며 지난 2007년 서해안에서 발생했던 기름유출 사고에도 가장 먼저 달려가 기름 제거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 주변 살피다보면 도움 필요한 이웃 보여

사실 서 씨의 직업상 낮보다는 밤에 일을 하는 경우가 잦다. 그렇기 때문에 낮에 잠을 충분히 자야만 밤에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낮이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선다. 그 힘의 원천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내가 기쁘고 내가 행복하기 때문에 봉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일도 하고 봉사도 하다보면 하루에 잠을 거의 못잘 때도 많지만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스스로 느끼는 보람됨과 뿌듯함이 무척이나 기분좋다”며 “어쩌면 봉사에 중독된거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봉사활동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봉사활동은 뭐 어디 큰 사고가 났을 때 나가서 도와주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며 “작은 것부터, 내 주위부터 돌아보고 내 이웃이 어렵다면 김치 한 포기를 나눠줄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단 먼저 주변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봐라, 그게 봉사와 나움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후엔 자연스럽게 봉사의 참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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