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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대왕의 넋 잠든 곳 ‘애인이물’ 뜻 드높아라

경기 여주시 세계문화유산 세종대왕릉에 가다

 

<愛人利物:백성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백성에게 이로운 것을 힘써 추구하는 것>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영릉로 243번지 세종대왕릉 유적지에 도착하면, 널따란 주차장과 탁 트인 자연경관이 가슴과 머리를 시원하게 한다. 봄, 여름, 가을에 즐기는 세종대왕릉도 운치 있지만, 요즘처럼 쌀쌀하고 눈덮인 겨울에 느끼는 세종대왕릉 전경은 새로운 감흥으로 다가온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의 얼이 살아 숨쉬는 영릉을 찾아 세종대왕의 업적과 정신을 살펴보는 최적의 감상방법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세종대왕릉

조선왕릉(영릉)은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인류의 문화유산으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등재일 2009년 6월30일)됐다.

세계유산 조선왕릉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능(40기)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담은 독특한 건축양식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신성한 공간이며 지금까지도 이 곳에서 제례가 이어져 오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 과학 대왕 세종의 수많은 발명품들

대표적으로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하늘의 형체를 본 떠 황도부근을 12지역으로 나눈 12차와 이에 대응하는 지상의 지역분야에 맞춰 별자리의 위치와 크기를 사실적으로 그린 천문도다.

천문도의 윗부분에는 해와 달에 대한 기록이 있고, 가운데에는 1,467개의 별이 커다란 원 안에 표시되어 있으며, 아래 부분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 천문도의 이름과 천문도 작성의 역사적 배경, 제작자, 제작 연월일이 기록돼 있다.

일성정시의는 세종 19년(1437)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해시계와 별시계의 기능을 하나로 모아 고안해 낮과 밤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든 천문관측기기다.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은 낮에는 해시계의 원리로, 밤에는 별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그 주위를 규칙적으로 회전하는 별시계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 구조는 심자거, 주천도분환, 일구백각환, 성구백각환, 정극환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양(서울)의 북극고도(위도)를 기준으로 만들어 졌다.

앙부일구는 ‘시반의 모형이 솥을 받쳐 놓은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그 그림자를 받는 면이 오목하다’ 해서 일명 ‘오목해시계’ 라고도 하며, 영침의 그림자가 동지에서 하지에 이르는 24절기와 그 때의 시각을 가리킨다.

▲ 세종의 업적을 한눈에, 세종전

세종대왕의 업적을 한 곳에 모은 ‘세종전’에 이르면 구포, 지자총통, 승자총통, 측우기, 대마도 정벌도, 이만주 정벌도, 육진개척도 등 국토확장을 위해 힘쓴 세종의 과학관련 병기들이 빛을 발한다.

세종전은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1977년 건립한 유물 전시관으로써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세종대왕의 어진(왕의 영정)과 한글창제, 육진개척, 대마도정벌, 천문관측, 금속활자의 제조 등 대왕의 일대 위업을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당시에 발명 사용한 과학기구 및 악기와 그 때 간행된 서적을 함께 진열해 놓았다.

이러한 자료들 가운데 ‘세종전’에서 손꼽고 있는 책으로는 자치통감강목, 초사후어, 전한서, 신주무원록, 향약집성방 등 5권을 들 수 있다.

▲ 농사진흥을 위한 발명품들

자격루는 세종 16년(1434)에 장영실 등이 제작한 물시계로써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저절로 움직여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를 부착한 것이다.

자격루의 작동원리는 파수호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수수통에 고이면 시간의 눈금이 있는 살대가 떠오르면서 지렛대 원리의 자동조절장치를 움직여 스스로 종과 북, 징을 쳐 시간을 알려주도록 고안된 것이다.

수표는 세종 23년(1441)에서 세종 24년(1442)에 걸쳐 제작, 서울 청계천과 한강에 설치된 하천수위 측정계다.

수표의 발명은 측우기와 함께 강우시기가 7~8월에 치우져 있는 우리나라의 자연조건을 통계적으로 파악해 홍수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 세종대왕릉의 지킴이, 무인석과 문인석

세종대왕릉에는 석물과 장명 등이 왕릉을 보호하고 있다.

문인석은 장명등 좌우에 있으며, 두 손으로 홀을 쥐고 서 있고 무인석은 문인석 아래에서 왕을 호위하면서 두 손으로 장검을 짚고 위엄있는 자세로 묵묵히 서 있다.

세종대왕이 잠들어 있는 능침을 참배하고 곡장(봉분을 보호하기 위해 봉분의 동, 서, 북 삼면에 둘러 놓은 담장)을 둘러본 후 오던 길과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오면 수라간과 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수라간은 산릉제례 때 제례음식을 데우고 준비했던 곳으로 주초석만 남아있던 것을 1977년에 옛 모습을 찾아 복원했다.



※ 세종대왕의 대표적 업적은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해 정리할 수 있다

▲ 한글창제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은 우리글인 한글을 창제한 것으로 1443년(세종25년) 훈민정음 28자를 연구 창제하고 3년 동안 다듬고 실제로 써본 연후인 1446년에 이를 반포했다.

한글은 그 원리나 형태가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익히기 쉽고 편리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로 평가된다.

한글창제의 더 큰 의미는 당시 한문을 무조건 숭상하고 중국을 섬기기에 급급했던 많은 사대주의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로지 나라와 백성의 앞날을 위해 온 정성과 슬기를 다해 우리의 글을 만들어 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 학문의 전통과 제도의 정비

세종대왕은 왕실 연구기관인 집현전을 확대·개편해 우수한 젊은 학자들로 하여금 이곳에서 학문을 강문하고 옛 제도를 연구하도록 함으로써 정치, 법률, 역사, 유교, 어학, 천문, 지리, 의학, 농업 등 각 분야에 걸쳐 많은 서적을 편찬했다.

정치와 사회제도의 정비에도 힘써 전세와 세제를 정비했으며, 경제육전을 반포해 농업을 크게 장려했다. 죄인을 다스리는데 있어서도 삼심제도를 택했고, 관노비의 출산휴가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유교의 장려와 더불어 불교의 진흥에도 힘쓰는 등 내치에 있어서도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 과학의 발전

세종대왕은 거의 한평생을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발명하는 데에 진력했다.

젊은 과학자들을 격려해 천문관측기구인 대·소간의, 천체측정기구인 혼천의 등을 만들어 천체를 관측하게 했으며, 해시계와 물시계를 만들어 시간을 재도록 했다.

1441년에는 왕이 친히 고안해 구리로 측우기를 제작케 하고, 다음해부터 사상 처음으로 서울과 지방에서 강우량을 측정토록 했다. 수표를 만들어 하천의 수위를 재게 하고 외국의 역법을 참작해 역서와 천문도를 제작했다.

이는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확립하고 당시 주업이었던 농업을 진흥시켜 민생을 안정시키고자 하는데 그 뜻이 있었다.

▲ 음악의 정리

세종대왕은 음악에 정통해 스스로 많은 가곡을 짓기도 했으며, 제사음악을 제정하고 새로운 악보법을 창안하는 등 음악의 정비와 그 발전에 크게 힘을 기울였다.

세종대왕 때의 음악 정리사업은 아악의 부흥과 향악의 창작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박연으로 하여금 모든 악기를 조사 연구토록 해 각종 악기를 새로 만들고 특히 편경을 새로 제작했다.

또한 악곡, 악보 등을 종합 정리하고 이를 바로 잡아 새로 제정함으로써 아악의 기초를 확립하는 한편, 궁중의 조회에 속악과 함께 처음으로 병용하도록 했다.

▲ 국토의 확장

세종대왕은 대마도를 정벌해 국방을 튼튼히 하고 두만강과 압록강 유역에 6진과 4군을 설치해 국토를 확장했다.

1419년 빈번히 바다를 건너와 백성을 괴롭히는 왜구를 응징하기 위해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를 정벌하게 했다.

1433년에는 최윤덕으로 하여금 평안도 지방에 여인(여진족)을 평정하게 하여 4군을 설치했으며 이듬해에는 김종서로 하여금 함경도 지방에 6진을 개척해 백성을 이주시켰다.

이로써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하는 우리나라의 국경이 확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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