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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교육 변화’ 열망 확인… 보편적 복지 공감대 확산

무상급식·혁신학교·고교평준화 기치
좌파학교 비판 불구 도민들 선택받아
진보적 색채 교육계 안팎 대립은 여전

 

<경기혁신교육 조명>

1. 혁신교육의 시작과 논란

경기교육이 소통과 협력의 패러다임을 향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취임 후 2년이 지나 경기교육은 ‘혁신교육’으로 탈바꿈돼 학생들간의 교육격차가 줄어들고 교사들의 수업활동에 활력이 붙으며 새로운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공교육 붕괴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학생, 학부모들의 교육적 요구가 용솟음치는 경기지역에서 혁신교육은 교육주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왔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초등학교 무상급식은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과 국가적인 의제로 확장됐고, 보편적 교육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는 학교문화를 학생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나침판’으로 부각되며, 공교육 정상화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보는 12회 연재 기획을 통해 새로운 교육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경기혁신교육’의 정착 과정과 주요 정책을 되돌아보고 교육과 사회변화 과정의 의미를 조명한다. 아울러 미래 혁신교육의 청사진을 내다보며 대한민국 교육의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편집자주

▲ 김상곤 아이콘의 등장

“학교에서 학생들이 먹는 것으로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무상급식으로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해 가겠습니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혁신학교를 운영해 공교육 정상화의 모델로 삼고 도내 전 학교로 확대시키겠습니다.”

지난 2009년 4월 경기도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로 나선 김상곤 교육감이 도민들에게 내걸었던 공약이다.

무상급식과 혁신학교로 대표되는 김 교육감의 이같은 공약사항은 교육계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고,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학교에서 모든 학생에게 무상으로 밥을 제공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경기도에서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밥을 주는 것이 교육이냐’, ‘혁신학교는 좌파학교다’라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결국 도민들은 혁신교육을 대표하는 김상곤 후보를 교육감으로 선택했다.

같은해 4월 8일 실시된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전체 유권자 850만5천56명중 104만5천767명(12.3%)이 투표한 가운데 김상곤 후보가 42만2천302표(투표자의 40.8%)를 얻어 주민직선 1대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기존의 교육감 선거는 학교운영위원들을 선거인단으로 한 간선제였지만, 당시 선거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후 치뤄졌기 때문에 주민들의 손에 의해 교육감을 선택한 첫 선거가 됐다.

선거 판도는 당시 보수성향의 현임 교육감이었던 김진춘 후보(34만8천57표, 33.6%)의 우세가 점쳐졌었지만, 혁신교육에 대한 기대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교육계에서는 김상곤 후보의 당선에 대해 진보적 교육 콘텐츠가 도민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었고, 기존 교육제도에 대한 불신과 함께 혁신교육에 대한 지지를 모아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김상곤 후보로 집중된 진보 세력의 결집에 반해 보수 세력은 여러 후보로 분산된 것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됐다.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이주현 대표는 “김상곤 교육감의 당선은 성적 중심의 주입식 경쟁교육을 강조한 MB정부의 교육정책에 불만을 가진 도민들이 ‘새로운 교육’에 대한 열망으로 이뤄낸 것”이라며 “시민단체의 경선을 통해 지지를 모아내고 학부모와 시민이 주체로 나서 만들어낸 큰 변화였다”고 말했다.

▲ 진보적 교육정책에 대한 논란

“임기동안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고교평준화를 3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김 교육감은 2009년 5월 6일 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주민직선 1대 교육감으로 취임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육감이 내건 공약은 기존의 교육정책을 뒤엎을만큼 파격적인 것으로 진보적 색채가 뚜렷했다.

그래서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매 시기 교육계 안팎에서 부딪히며 논란이 일었고 날선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급기야 김 교육감 취임 후 도의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 비난공세를 퍼부으며 강력히 맞섰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던 오모 도의원은 김 교육감의 공약과 관련해 ‘도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야바위 행위’라고 원색적으로 공격했고, 또다른 한나라당 소속 이모 도의원도 무상급식에 대해 ‘선거에서 표나 얻으려는 어설픈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이후 김 교육감이 혁신교육을 이끌어가는 과정에는 교육계와 도의회, 도청,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갈등 관계가 이어졌다.

그러나 수많은 논란과 갈등을 빚었던 김 교육감의 혁신교육은 시간이 지나며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무상급식은 지난해 전체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후 올해부터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됐다. 혁신학교는 2009년 9월 도내 13개교로 시작해 지난해 43개교로 늘어나 현재는 71개교에서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송주명 한신대 교수는 “당시 김상곤 교육감은 임기 1년2개월의 짧은 임기를 갖고 시작했고, 민선 초대 교육감으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과정에 여러 비판을 받았다”며 “하지만 김 교육감은 교육혁신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토대로 무상급식과 혁신학교로 대표되는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 도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 혁신교육

김상곤 교육감이 제시한 교육 패러다임으로 학생들 개개인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창의지성교육을 실시하고, 단위학교 교사들이 스스로 배움의 공동체를 구축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학교문화를 변화시키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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