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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 '게코스키의 독서편력'

‘독서회고록’ 통한 한 남자의 60년 기억의 재구성
‘절대적 영향’ 미친 목록 소개… 자

게코스키의 독서편력 게코스키 글

뮤진트리 408쪽|1만6천원.

내가 읽은 책이 나를 만든다.

‘독서회고록’이란 책의 저자인 릭 게코스키가 ‘만든 용어이자 장르다.

네 살부터 60대까지 한 사람의 일생이 책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보여 주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형식은 없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젊은 나이에 대학교수사 됐으나, 열마 안 있어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전문 서적상으로 변신해 성공한 공적인 프로필만큼이나 게코스키의 사적이 삶도 드라마틱하다.

이 책에서 게코스키는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사적인 도서 목록을 소개한다.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T. S. 엘리엇의 ‘황무지’처럼 자타 공인 고전도 있지만 동화책과 탐정소설, 의학서까지 게코스키는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한 책들을 키워드로 삶 전체를 회고한다.

수준 높은 성찰과 매 순간 웃음과 눈물을 번갈아 짓게 하는 고도의 유머 감각과 글쓰기 솜씨는 읽는 이를 ‘게코스키 마니아’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 사람의 독서 경험 속에는 그 사람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억은 재구성되는 것이며 과거를 사진처럼 정확하게 재생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사진조차 그런 일을 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인 게코스키도 사진처럼 세밀한 기억력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실제로 그 책을 읽었던 것인지 의문을 품는다.

물론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언급한 책들을 다시 읽는 작업을 수행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진짜로 읽었다고 믿은 책을 실제로는 안 읽은 경우도 있고,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여긴 책의 내용이 기억과는 전혀 다르기도 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말한다. 현재가 과거에 의해 만들어지듯이, 우리는 현재 안에서 과거를 만든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독서 경험까지 재구성한다.

우리는 현재 경험하는 바에 따라 지나온 삶에 대한 가닥과 감정을 취해 그것으로 이야기와 테마와 삽화를 만든다. 곧, 과거에 내가 읽은 책은 과거의 나, 더 나아가 현재의 나를 아는 바로미터이다. 책이란 그래서 오묘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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