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 속에 찾아온 올 추석 기간 도내 대형 유통업체의 대목이 ‘실종’ 됐다.
한우, 청과 등 전통적으로 매출을 이끌었던 선물세트의 판매가 예년에 비해 지지부진하는 등 목표치인 두자릿수 매출 신장 달성에 실패하며 추석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14일 도내 대형마트 및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기간 선물 세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적으로 3~5% 올랐다. 이는 10~20%의 신장률을 기록했던 예년에 비해 15%p가량 낮아진 수치다.
홈플러스 북수원점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추석 선물 세트 매출이 지난해 추석 기간에 비해 3%가량 신장했다.
전통적 인기 상품이었던 청과와 한우 등 고가의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4% 수준에 그친 것이 전체적인 매출 부진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면 이 기간 가장 인기 있었던 제품은 2~3만원 가량의 통조림 참치와 햄 제품이었으며 각각 30% 가까운 신장율을 보이며 1, 2위를 차지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3일부터 추석 당일까지 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기존의 인기 상품인 한우 등 정육세트가 3%의 미진한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식용유, 샴푸 등 가공·생활용품이 각각 20%, 10%의 두자릿수 이상의 상승을 기록했다.
백화점의 경우도 올 추석 매출 부진에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다.
갤러리아 수원점의 경우 올 추석기간 매출이 전년에 비해 4% 수준으로 올랐다.
기대했던 청과 선물세트는 지난해와 보합세였고 매년 인기 상품이었던 한우 정육세트도 5% 밖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생필품 위주의 저가 제품은 20~30% 성장을 보였다.
신세계 경기점도 추석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6% 신장에 그쳤다.
치약, 샴푸, 참치 등 규격·가공제품은 15% 가량 올랐지만 정육·청과·한과 등의 기존 선물세트는 7% 수준 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민족 최대의 명절도 도내 고객들의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시키지 못했다”며 “1인당 구매량도 최대 10만원 미만으로 줄어드는 등 올 추석은 전반적으로 ‘알뜰 구매’가 대세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