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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사러 車타고 시내까지 가요”

[현장르포] 수원 호매실 지구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
3200여가구 입주 불구 편의시설 없어
대중교통수단도 태부족 출·퇴근 전쟁

 

“지금 호매실은 아파트 건물 몇채만 덩그러니 들어와 있는 사막이나 다름 없죠. 그렇지만 우리같은 서민들이 어디가서 하소연을 하겠어요.”

지난 8월에 수원 호매실지구의 공공임대 아파트 4단지에 설레는 마음으로 입주, 3개월여를 살아온 김모(35·여)씨는 새로운 삶의 터전인 호매실지구를 ‘사막’에 비유했다.

김씨가 살고있는 호매실4단지(A-1블럭)의 경우 지난 8월 980가구의 입주가 끝났다. 7단지(A-3블럭)의 980가구와 8단지(A-2블럭) 1천270가구도 이번주 내로 입주를 완료한다.

이렇게 되면 호매실지구에는 5천명 가까이 인구가 늘어난다.

그러나 김씨의 말마따나 호매실지구, 특히 4단지를 포함해 이번주까지 입주가 끝나는 임대아파트 주변은 벌판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제대로 주거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온통 공사판인데다 밤이면 가로등도 제대로 켜지지 않는다.

같은 지역이지만 부촌으로 분류되는 LG빌리지 앞길은 가로등도 20m 간격으로 촘촘히 켜져 밤길을 걷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반면에 4·7·8단지 쪽은 가로등 사이의 거리도 30m가 넘는데다 절전을 위해서인지 불이 들어오지 않는 가로등도 많다.

김씨는 “해가지면 아파트 주변 도로는 호매실공사장에 투입되는 대형트럭들과 공사장비들이 점령해 인도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도 경찰 순찰차에겐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밤에는 밖에 나가지 않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아예 체념했다.

김씨의 불편은 이 뿐만이 아니다.

단지안에 있는 조그만 슈퍼마켓 외에는 흔하디 흔한 김밥전문점, 약국도 하나 없다. 이런 기초적인 상점이 들어서야 할 주변 상가지역은 구획만 정해져 있을뿐 허허벌판인 채로 남아있다.

4·8단지에서 수원역으로 바로 가는 시내버스도 9번과 13번 두개 노선에 불과하다. 출퇴근 시간이면 이웃들끼리 버스를 타려고 ‘전쟁 아닌 전쟁’을 벌여야 한다.

김씨는 “비록 임대아파트지만 집주인 눈치 볼 필요없이 산다는 기쁨에 입주했는데, 정작 들어와보니 살기에 불편한 것들이 너무 많네요”라며 “그래도 언젠가는 호매실에도 볕들날이 있겠죠”라며 쓴웃음 지었다.

이곳 호매실지구에는 다음달에 5단지와 15단지에 새로 2천347가구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라 김씨가 느끼는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야 할 주민들이 더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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