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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 트리엔날레

'예술이 뭐 별거야!'

 



시민과 함께하는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Anyang Public Art Projet 2010)

작가들 모두가 고민하는 ‘삶의 무게’ 예술로 승화
박경 예술감독 “시민들의 아이디어, 경험, 지식이 미래안양 결정”

글|장순철?최영석기자 jsc@kgnews.co.kr 사진|최영석기자 choi718@kgnews.co.kr



전문 작가와 시민이 함께 예술작품을 완성하고 선보이는 ‘제3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2010)’가 지난달 2일 안양시 학운공원에서 개막식을 갖고,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행사인 이번 프로젝트는 안양시와 안양공공예술재단이 기획, 지난달 4일 ‘열린 도시’라는 프로젝트로 일부 공개된 데 이어 ‘새 동네’ 프로젝트를 포함해 지난 1년 동안 전문 작가들과 시민들이 참여한 다양한 결과물이 공개됐다. 시대적 화두인 ‘소통과 예술’을 되새겼다는 평과 함께 10월 한달 동안 평촌 학운공원을 비롯, 시내 곳곳을 화려하게 장식한 APAP2010에 대해 살펴보자.

 

 

 



이 번 공공예술행사는 작가들이 관람객에게 일방적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기존 미술행사들과 달리 ‘일상이 예술’ 이라는 모토 아래 안양 시민과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공동으로 실생활에서 경험하고 고민하는 삶의 무게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지난 1년 간 추진해 예술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박경 감독은 “지난 1, 2회 프로젝트가 작가들의 일방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단계였다면 이번 제3회 프로젝트는 지역주민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에 새로운 차원의 공공예술행사를 선보이는 것에서 나아가 ‘재개발과 성장’이라는 명제 아래 사라져가는 안양의 일상과 풍경을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건축, 도시학, 미술 분야의 세계적인 작가들은 재개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함께 이 문제를 예술로 풀어냈다. 작가들은 직접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공감하고 접근 가능한 예술적 공간을 창출해 냈다.

 

 

 



곳곳 시민의 ‘일상과 소통’ 고민 흔적 물씬

특히 이번 공공예술행사는 무려 3천여 명의 학생, 교사, 주민과 전문 작가들이 참여해 개발정책으로 사라져 갈 도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대형 사진 아카이빙 프로젝트를 통한 2010 만안의 이미지기록과, 기억의 귀인동을 비롯한 안양 4개 동의 노후된 잿빛 컨테이너 자율방범대 초소를 형형색색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시킨 건축가 신혜원의 자율방범대 신축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으로 행사 곳곳에 시민의 일상과 소통을 고민한 흔적이 물씬 느껴졌다.

이처럼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작가와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APAP2010은 10월 2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31일까지 ‘열린도시’와 ‘새 동네’를 타이틀로 한 기획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중심무대격인 학운 공원에서 열린 ‘새 동네’는 전체 프로젝트를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고 관련 워크숍과 이벤트로 구성됐다. ‘열린 도시’는 작가들이 안양 지역 곳곳에서 진행한 개별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물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공공예술과 함께 하는 화려한 퍼포먼스

공공예술행사 개막식에 앞서 식전행사로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지휘자인 ‘부치 모리스’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 공연은 지역의 전통적 문화와 새로운 시대적 욕구인 도시 개발이 공존하는 현대 도시의 모습처럼 국악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지닌 연주가들이 한 데 모여 선보이는 재즈 공연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지휘자 부치 모리스는 특히 SKYSCRAPER에서 컨덕션이라는 방식을 통해 다양한 음악인으로 구성된 즉흥적인 노마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새로운 앙상블을 선보였다.

박경 감독은 “APAP2010은 재래시장과 공원, 폐가, 고물상 등 각기 다른 동네에서 각기 다른 형식으로 펼쳐져 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는 작품들을 감상하는 예술행사와 다르다”며 “무엇보다 안양 주민들이 일부 프로젝트를 행사 기간 이후에도 직접 운영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여 국내 공공예술계에 시사하는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시선을 사로잡는 예술작품

APAP2010이 제작중인 세 가지 랜드마크 중 가장 먼저 완성된 구조물인 오픈 스쿨(작가:롯-텍)은 그 독특한 구조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8개의 컨테이너로 구성된 노란색의 건물은 주변 경관과도 잘 어울리고 3층 전망대에서는 학의천을 비롯한 주변경관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해 도심 속 호연지기를 가능케 함으로써 인공과 자연의 조화가 돋보였다.

귀인동을 비롯한 안양의 4개 동에서는 노후된 잿빛 컨테이너를 새롭게 디자인 한 자율방범대 초소가 선보였다. 작가 신혜원의 ‘자율방범대 신축 프로젝트’를 통해 완성된 새로운 형식의 자율방범대 초소는 기존 방범대 초소의 역할을 넘어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도록 했다.

안양역 주변에서는 홍콩 작가 그룹 CMP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불평에서부터 도시개발, 정치적 문제까지 다양한 불평들이 병풍과 평상으로 펼쳐졌다. 이 ‘불평 박물관’을 지나는 시민들은 각자의 불평들이 무엇인지 서로 나누고 자신들의 불평을 메모에 남겨 자연스럽게 지역의 현안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예술감독 박 경(Artistic Director of APAP2010, Kyong Park)은.

2007년부터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의 시각미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9-10년에 진행되는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2005-06년에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로테르담 미래 도시 건설(Centrala Foundation for Future Cities in Rotterdam)’ 프로젝트에서 건축감독으로 활약했고 2002~2004년 독일베를린에서 열린 ‘줄어드는 도시(Shrinking Cities)’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기도 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미국 디트로이트 ‘국제도시생태센터(International Center for Urban Ecology)’ 건축 감독을 맡았고, 1997년에는 광주 비엔날레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또한, 1982년부터 1998년까지 진행된 뉴욕 ‘예술과 건축을 위한 스토어프론트(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의 디렉터와 감독직을 맡기도 했다.

도쿄를 거쳐 이스탄불까지 이어진 그의 도시 체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전 ‘박경, 뉴 실크로드(Kyong Park, The New Silk Roads)’를 스페인 리옹 카스틸라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Contem-poraneo de Castilla y Leon) 에서 개최했다.
 

 


※ 박 경 감독 인터뷰

지속가능 도시 커뮤니티 발전 도와주길

- 공공예술이란 무엇인지.

▲공공예술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고 새로운 방향을 필요로 합니다. 이 새로운 방향은 ‘공공 문화’로서, 공공 문화의 예술은 리서치에서 출발해 과정 중심이고 다각적인 성격을 띕니다. 동시에, 예술적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귀결되는 커뮤니티 중심의 예술, 또는 공공 정책과 연결돼 있습니다. 공공 문화의 예술적 결과물은 이 같은 특징과 행동을 이뤄내는 것 만을 위해 만들어집니다. 공공 문화에서는 사회적 문화적 자산을 위한 지식, 정보, 행동주의, 조직들을 생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종종 물리적 결과물을 남기지 않기도 합니다.

- APAP2010이란.

▲APAP2010은 한국에서 전례가 없는 공공 문화의 시발점입니다. APAP2010은 안양시민이 자신들의 아이디어, 경험, 그리고 지식을 통해 도시 안양, 커뮤니티의 미래 발전을 결정 짓는 과정을 배우고, 참여하고, 그리고 협업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APAP2010을 기획한 동기는.

▲주요 동기는 한국 도시들에서 보이는 현재 도시 개발 정책의 문제점들입니다. 안양은 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APAP2010은 이웃과 커뮤니티의 전면적인 파괴에서 벗어나 대안적이고, 좀 더 느리고, 점진적이고, 전형적이지 않고, 그리고 작은 규모로 진행되는 안양 재개발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되고, 기획돼 완성됐습니다. APAP2010은 또, 주거가 더 이상 경제적 이득 만을 위한 투자, ‘지분’으로서의 공간으로 사용되지 않고, 근본적인, 그리고 기능적인 의미의 살기 위한 장소, ‘집’으로서 다시 재정립하고자 합니다.

- APAP2010의 특징은.

▲APAP2010의 대부분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커뮤니티 교육, 참여, 그리고 협업입니다. 우리는 수천명의 안양 시민들, 학생들, 교수님들, 작가들, 전문가들과 우리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일해왔습니다.

- APAP2010의 성과는.

▲도시 안양과 그 안 커뮤니티들의 미래 발전에 관한 장기적 안목의 생각들, 행동들의 씨앗을 심어나간 것 입니다.

- APAP2010의 향후 계획은.

▲우리의 계획은 2010년이 훨씬 지난 후에도 계속될 수 있는 APAP의 원칙, 구조와 시설을 지속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크게 시청의 관심과 지원에 달려있습니다. 시청의 이해와 지원이 없이는 우리 프로젝트를 지속시키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시민들은 우리의 프로젝트를 계속하기 원합니다. 하지만, APAP2010은 2010년 말 경제적 지원이 끝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APAP2010의 ‘씨앗’을 가지고 안양 시민을 위해 유용하고 필요한 프로그램, 이벤트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2011년 부터 시청의 행정적, 경제적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 안양 시민에게 한 마디.

▲저는 시민들에게 APAP2010 프로젝트를 모두 다 활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특히 학운공원의 ‘새 동네’ 안 세 구조물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 세 구조물들을 위해 발전시킨 프로그램과 제안을 안양 시청에 전해 주셔서 여러분의 프로그램을 위한 여러분의 공간으로 이용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APAP2010의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을 계속해 주셔서 여러분의 아이들이 도시 환경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시고, 지속 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의 발전을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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