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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연기자 송옥숙

‘송옥숙 연기교실’ 통해 지역주민과 다양한 문화체험

 

연기자 송옥숙(50)은 ‘인천인’이다. 연기활동과 후배양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중구 자유공원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

연기자의 올바른 인성과 지역주민의 다양한 문화체험이 주된 관심사인 그녀는 “이제는 봉사할 때”라며, 지역주민과 문화·예술로 하나가 되기 위해 ‘송옥숙의 연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영화발전을 위해 3년간의 ‘인천영화인협회’ 부회장을 거쳐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지난 토요일, 부평아트문화센터에서 그녀를 만났다.

첫인상은 편안한 이웃집 누나처럼 다정다감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소탈하지만 딱 부러지는 연기자의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



“삶이 가장 어려운 연기이다.”



MBC베스트극장 ‘낙지 같은 여자’로 두각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2개월 연습한 첼로연주는 완벽한 ‘연기’



글ㅣ박창우기자 pcw@kgnews.co.kr 사진ㅣ이준성기자 oldpic316@kgnews.co.kr


 

 

 


- 인천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는지.

▲여자들이 제 2의 고향을 정하게 되는게 결혼과 더불어 정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저 또한 남편이 해양 관련되는 일을 하다 보니 인천을 떠날 수 없어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게 인천과의 인연입니다. 남편은 인천중학교, 제물포고등학교, 인하대학교를 거친 완전 인천 토박입니다.

그녀는 올해 인천영화인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3년간의 부회장 생활을 거쳐 뜻있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문화변방에서 문화자립을 꿈꾸며…

- 인천영화인협회에서 활동하는 회원은.

▲80여명 정도에요. 처음에는 100여명이 넘어섰지만 모임 및 활동에 소극적인 사람들의 회원 수 맞추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인천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예요원으로 변모했다고 봅니다.

회원들은 문화사업 현직에서 일을 직접 하시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고, 대중에게 알려진 분들도 소수 있지만, 스태프와 지도자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 인천영화인협회 회장으로서 어려웠던 점은.

▲‘많지요’, 그 중에서 영화·연극에서 ‘인천의 딜레마’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거대한 영화연극의 문화 중심지인 서울 인근에 인천이 위치하기 때문에 문화의 변두리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인천이 어느 정도 색깔을 띠고 있지만, 그래서 뜻 있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변방문화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나서기 좋아하지는 않는데 어쩌다 보니 일을 냈네요(웃음)

그러나 3년간의 부회장을 하면서 경험한 것은 ‘문화사업의 발전’은 사실 ‘시간과 투자의 싸움’입니다.

문화는 삶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녀는 남구에서 ‘송옥숙의 연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의 무대를 책임질 꿈나무들을 키우고 있는 연기교실에 대해서 들어봤다.

- 올해 남구에 ‘송옥숙의 연기교실’을 열었는데.

▲연기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서울로 가야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교육이 필요한 이들이 자기지역에서 배우고 익힐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술적 감각과 창의성을 익히기 위해서는 ‘체험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 연예인이 꿈인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많다. 브라운관을 누비는 아역 연기자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녀는 이런 사회적 방향에 일침을 놓았다.

- 연기교실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학부모들로부터 무리한 부탁은 없는지.

▲처음에는 제가 30년이 넘는 연기자이다 보니, 자식들을 연예인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부모들로부터 이런 저런 부탁이 들어오더라고요.(쓴 웃음)

그 때 저는 자식이 연기자가 되고 싶은 것인지, 연예인이 되고 싶은 것 인지부터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고 했어요. 이 곳 연기교실은 다른 사설 연기학원과는 다르게 연기교육의 의미를 달리하고 있어요.

인성교육과 자기표현, 성격의 변화를 목표를 연기수업을 하고 있어요.

물론 연기자로서 우수한 자질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 행복합니다. 하지만 어디 진출을 시킬려고 연기교실을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학부모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져 큰 후원자가 되고 있어요.(웃음)

- 연기공부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막무가내 아이들도 차분해지고 함께 한다는 공동체, 자기 임무를 배워 소심한 성격의 아이들도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지는 모습을 보면 참 놀라워요.

공연을 한 후에는 더욱 달라진 모습을 보고 놀래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구요.

아이들이 연습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거 같아요. 연극교육의 가치를 느기는 순간 이구요.

-연기자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면.

▲쉽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대중과 관객들에게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은 계속 변화되는 모습에 대한 공부가 계속 진행되니까요. 섣불리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젊은 연예인들이 대중의 인기에 멀어졌을때 힘들어하고 잘 극복을 못하는것을 볼 때 안타까울때가 많습니다.

인생이나 연기나 희노애락과 흥망성쇄가 있잖아요.

강해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거예요. 끊임없이 대중과 호흡하고, 연습하는 게 연기자의 참모습입니다.

연기경력 30년의 송옥숙.

중견배우로 어떤 역할도 해낼 것 같은 30년의 연기자 생활. 자신의 얼굴이 여러개로 나뉘어 어떤 연기라도 해낼 것 같은 그녀. 어렸을 때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녀. 그녀의 연기자로서의 삶을 알아보자.
 

 

 


- 연기자로서의 30년 삶의 의미는.

▲ 지난해에 중앙대학교에서 ‘홈커밍데이 30주년’이 있었어요.

연극영화과 79학번으로 30년 세월이 흘러 만났는데, 영화·연극계에 있는 친구들은 졸업생 40명 중에서 10명도 채 안되더군요. 배 나오고, 머리가 약간(?) 벗겨진 친구들을 보니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른 것 같네요. 서로의 긴 인생에서 때론 주인공으로 혹은 엑스트라로 살아가는 게 인간의 삶인 것 같습니다.

저는 배역이 쉽고 어려움이 아닌 화면에 비쳐 진 내 모습 속에서 문득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제 중년배우다 보니 연기가 능숙하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연기를 조금 알게 된 지금 연기가 점점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제야 연기자로서나 인간으로서 철이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연기자로서, 연기교육자로서 이전 30년보다 앞으로 30년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기자 30년이 지난 지금 자꾸 나의 연기가 정체돼 있는거 같아서 마음을 새롭게 잡아가고 있어요.(웃음)

- 연기자로서의 시작은.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있었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연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 2학년인 1980년에 MBC 12기 공채 탤런트로 합격한 이후입니다. 그 때는 대학생 과외활동이 불법이었기 때문에 학비보조 차원에서 시작한 연기자 활동이 저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 돼 버렸네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소개해 주시면.

▲지난 1984년에 MBC베스트셀러극장에 올렸던 ‘낙지 같은 여자’입니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과거를 못 잊어, 섬에 갇혀사는 억센 여자의 연기였는데 당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갯벌에서 낙지를 뽑아 올려 입에 넣고 우물우물하며 씹어 넘기는 모습은 엽기적인 연기로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어린 나이에 악으로 깡으로 심리를 묘사했었는데, 지금도 그 때 배우로서 연기한다는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구나 생각이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후에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의 낙지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녀는 낙지의 원조는 자기라며, 최민식이 패러디 했다고 주장했다.

그 때 소위 연기자로서 대박을 터트려서 ,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가려했던 것을 바꾸고 국내에 눌러않는 계기가 되었어요. 두 번째는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X덩어리 정희연이라는 아줌마 배역입니다. 작품을 제의받았을 때 담당PD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의 연기라며 은근히 겁을 주어서 시작했어요.

‘리베르 탱고’라는 곡을 첼로로 연주할 때 드라마의 순간 최고 시청률을 또한 경신했구요.

나중에 첼로전공자들이 이전에 첼로를 연주해 본 적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배우로서 너무나도 행복했어요. 그녀는 첼로활을 잡아본 게 드라마를 위해 2개월간 연습한 게 전부였다. 전문가들도 속였으니까 연기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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