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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스토리] 문일현 대한제의례문화원 원장

“대한제의례문화원 통해 효 문화의 새장 펼칠 것”
기제사 명절제사 위탁 운영, 종교 넘어 조상에 보은 기회 제공
중요무형문화재 제56호 전수자로 선정돼 종묘 대제 등 집전

글 l 안병현 편집장 abh@kgnews.co.kr
사진 l 이준성 기자 rokmc3486@nate.com

 

 

UNESCO(유네스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지난 2001년 5월 18일 ‘우리나라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세계무형유산목록에 등재했다. 종묘제례와 제례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왕실 제사 의식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유교 문화는 ‘효’와 ‘충’을 바탕으로 ‘예’를 다하는 나라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지난 2009년 6월 30일에는 ‘조선왕릉’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

조선시대의 27대 왕과 왕비 그리고 사후에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모두 44기(基)에 이르는데 이가운데 40기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왕릉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유적으로서 모두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519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한 왕조가 지속된 사례도 드문데다가 역대 왕과 왕비의 무덤이 모두 남아 있는 경우도 유례가 드물다. 유교와 풍수 등 한국인의 세계관이 압축된 장묘문화의 공간으로서 왕실의 장례 및 제례 등을 조명할 수 있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세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중요무형문화재 제56호 전수자로 종묘, 사직, 능 대제를 집전하고 있는 문일현 전수자가 ‘대한제의례문화원’을 개원해 원장으로 취임함으로써 우리나라 제의례문화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통제·의례문화 상조서비스 접목 바람직

문 원장은 “우리민족이 그 동안 계승해 온 전통제·의례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져오면서 유교석전대제의례의 집전과 종묘제례 집전에 참전한 전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제·의례문화와 상조서비스를 접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서 기제사와 명절제사를 위탁받아 봉행하는 제의례문화원을 전국 최초로 열게 됐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지난해 4월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340-1 에 설립한 ‘대한제의례문화원’은 기제사, 명절제사 등을 위탁 받아 ‘제궁’에서 봉행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제의례문화원이다. 전통 제ㆍ의례문화 본래의 정통성을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해 4만여m² 부지 위에 승조전과 극락전, 전사청 등을 마련하고 유교ㆍ불교ㆍ천주교ㆍ기독교관 등 종교별 전통제ㆍ의례를 국내 최초로 한곳에 모아 집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종교를 뛰어 넘어 조상에 보은하고 또 효를 연장하는 제의례가 가능해졌다.

 

 

주변 관광지서 가족과 화목한 시간

문 원장이 제의례문화원 위치를 충주로 정한 것은 전국 어디에서든지 접근이 가능한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문화원은 어느 지역에서든 1시간여정도만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 주변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중앙탑, 중원고구려비와 2013년 열리는 세계조정경기장 및 천등산 박달재, 월악산, 충주호, 수안보 관광, 골프장, 스키장 등의 관광도 즐길 수 있어 오랜만에 모인 가족이 함께 화목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5년 정회원제로 운영되는 ‘대한제의례문화원’은 매, 난, 국, 죽, 특 등 원하는 제례의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종교별 제반 시설이 완비 돼 있어 각자의 신앙에 따라 예를 갖출 수 있다는것이 큰 장점이다. 제례를 마친 후 온가족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식사도 제공되기 때문에 형제간에 우의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전통제례의식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옛 교통수단 없었던 시절… 기제사는 자시

명절제사가 일반적으로 진시(오전 7시~9시)에서 사시(오전 9시~11시)에 지내는 것과는 달리 기제사만 유독 자시(오후 12시)에 지낸다. 이것은 옛날 교통수단이 없던 시절 농사를 마치고 형제들이 각자 걸어서 한 곳에 모인 시간이 늦은 밤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제사 역시 오전에 드리는 것이 맞는 이치다. 그러나 바쁜 현대사회에서 직장생활과 더불어 출장, 여행 등으로 제 날짜 제 시간에 기제사를 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평소 시간에 쫓겨 못 가던 여행을 명절 연휴를 이용해 계획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차례 때문에 여행계획이 미루거나 떠나더라도 찜찜한 마음으로 떠나게 된다. 차례를 안 지낼 수도 없고 지내자니 1년 내내 여행 한 번 하기 쉽지 않다. 이럴 때를 대비해 ‘대한제의례문화원’은 기제사와 명절제사를 위탁받아 대신 봉행해준다.

문 원장은 “제례는 절대적인 신에게 기도하고 복을 기원하는 종교의식이 아니다. 자기를 있게 해준 조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조상이 지녔던 생전의 뜻을 기리는 추모의식이다. 따라서 효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제사로는 사당제(조상의 신주를 모시는 가묘), 시제(고조부모 이하의 조상을 함께 지내는 합동제사), 이제(부모제사로 매년 9월 중 택일), 기제(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올리는 제사), 묘제(5대조 이상으로 10월 중 택일) 등 다섯 가지다.

실제로 각 가정에서 지내는 제사는 기제사와 명절제사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 자매가 다모여 제사를 지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 현대에서 제사 음식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비용뿐만 아니라 노동력에서도 큰 스트레스가 된다. 그러다 보니 대충 시장에서 준비하거나 생략하는 경우도 많다. 정성된 마음으로 지내야 할 제사가 짐이 돼버린 것이다. 또한 종교가 달라 제사를 지내기 위해 모인 형제간에 의가 상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한제의례문화원’이다.

지난해 6월 6일 현충일에는 문 원장이 대한제의례문화원 사직단에서 충주.제천지역 이북5도민을 위한 망향제를 드려 지역에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문 원장은 국가대제인 종묘제례전수자로서 제복을 입고 모든 절차에 따라 집전하므로서 참석자들의 큰 관심속에 거행됐다. 그간 망향제는 정부와 지자체등이 관 주도형으로 38선 부근 지역에서 치러 왔지만 이번에는 이 지역 이북5도민회와 순수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행사로 진행됐다. 문화원측은 매년 망향제를 어어갈 계획이다.

전통제의례문화교육 실시 관심 주목

지난해 4월 대한제의례문화원에서 충주시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통제의례문화교육을 실시해 관심을 끌었다. 교육에는 다문화가정과 새터민, 일반인 50여명이 참가, 그동안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고유한 예절의 정신과 관행을 스스로 알고 앞으로 일상생활 및 명절과 기제사시에도 잘 적용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교육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7일에는 문화원에 조성된 충효단에서 6.26참전국 16개국 대사관에 초청장을 보내 초청된 인사들과 함께 6.25 참전국 전사자 추모제를 진행했다. 최근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 반공안보의식이 퇴색된 분위기 속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참전국 장병들의 추모제를 거행해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그들이 있었기에 조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젊은세대에게 심어주기 위함이다.

문 원장은 “제사는 조상에게 효를 하기위한 것이며 자기 존재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조상은 신이 아니다. 나를 있게 해준 분에게 예와 효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정성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제례란 제사를 지내는 예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전통 제례 의식을 알지 못해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그런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 주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례문화 현장서 경험 노하우 전수

문 원장은 전통적으로 영세하고 소규모적인 장례문화를 산업화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1983년 2월 9일 우리나라 장례문화 선진화를 위해 ‘나눔과 섬김’의 정신 아래 ㈜건국공영(수원 소재)을 설립하여 전국 9개 지점을 두고 선진 장묘문화 정착과 확산에 노력해 왔다. 명인으로써의 덕망은 정부공사 장례문화 토털 서비스업체로써 지정되어 장례문화 현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접목된 전통 제ㆍ의례문화원은 시대의 흐름을 앞서나가고 있다. 문 원장은 ‘제사의 근본은 예(禮)이며 그 예(禮)는 도덕의 본성이며 질서의 기본’ 이라고 강조한다. 문 원장은 사회가 올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마음과 몸속에 ‘예(禮)의 사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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