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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경기도 체육회 여자 컬링팀

“스윕!” “업!” 한국 컬링 이끄는 경기도 여전사 5인방
오는 3월 세계선수권 우승목표로 비지땀
전용경기장 없이 빙상장 전전… 직장운동경기부 창단 시급

 

 

글 l 사진 하지은 기자 hje@kgnews.co.kr

‘동계스포츠’ 하면 대표적으로 ‘피겨 여왕’ 김연아와 영화 국가대표로 유명해진 스키점프, ‘한국판 쿨러닝’ 봅슬레이,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 한국체대 3인방이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돌풍을 일으킨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이들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우리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도 심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계스포츠에는 피겨스케이팅과 스키점프, 봅슬레이, 스피드스케이팅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종목 외에 ‘컬링’이라는 종목이 있다.

워낙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컬링이라는 종목 자체를 모르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컬링은 각각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빙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하우스) 안에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유래됐으며, 지난 1998년 제18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세밀한 수 읽기가 필요한 두뇌게임이기 때문에 ‘빙판위의 체스’로도 불린다.

국민들에게 생소한 종목이기에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의 주축이 경기도 선수들이라는 것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컬링 여자 국가대표 6명 중 5명이 경기도체육회 컬링팀 소속이라는 것이다.

선수 전원이 국가대표로 구성된 만큼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그들의 성과를 알아주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같은 무관심 속에서도 경기도 컬링 선수들은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대회에 출전, 오는 3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출전권을 획득하는 가 하면 최근 열린 전주 전국컬링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 컬링을 온 국민에게 알리고, ‘사랑받는 국민 스포츠’로 만들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보이고 있는 경기도 여자 컬링 선수들을 만나봤다.

 

 

컬링, 홍보가 가장 중요

“스윕(sweep)!”, “업(up)!”

강추위가 맹위를 떨친 1월 중순 국가대표의 산실 태릉선수촌 컬링장에 선수들의 힘찬 구호가 울려퍼졌다. 세계대회 정상에 오르겠다는 일념으로 추운 날씨에도 빙판위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컬링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이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6명으로 구성된 국가대표 중 5명은 경기도체육회 소속이다.

친자매같은 분위기속에 파트별로 잘 다져진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는 컬링 여자대표팀은 세계 최강 중국을 꺾은 경험이 있어 오는 3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주장 신미성(32)과 이현정(32), 김지선(25), 이슬비(24), 팀의 막내 김은지(22)까지 5명으로 구성된 도체육회 소속 컬링팀은 다음달 열리는 제92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우승은 물론 3월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꼭 우승해서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들은 인터뷰 중에도 내내 컬링 홍보에 열을 올렸다.

성신여대 재학시절인 지난 1997년 컬링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스톤을 손에 쥐게된 신미성은 컬링 입문 1년 만에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컬링계를 깜짝 놀라게 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아쉬웠다는 신미성은 덴마크 세계대회 우승에 이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컬링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꿈이다.

신미성과 함께 팀의 ‘맏언니’ 역할을 맡고 있는 이현정도 신미성과 함께 컬링을 시작했다.

15년간 함께 생활하다보니 친 자매보다 더 가까워진 사이여서 바라는 꿈도 같아 덴마크 세계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팀의 세째로 팀 구성원의 중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김지선은 중학교 1학년때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하다 주위의 권유로 컬링을 시작했다.

컬링 9년차로 나이 답지 않은 노련미를 갖추고 있어 주장 신미성 못지 않은 팀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때 컬링을 시작해 8년차로 접어든 이슬비는 “컬링이 당구의 각을 보는 시각, 볼링 자세, 체스의 두뇌싸움 등을 종합한 매력있는 운동인데다 다른 운동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이라며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데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선수층이 얇은 게 아쉬움”이라고 컬링 홍보에 열을 올렸다.

팀의 막내인 김은지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빙상선수로 활동하다 중학교 3학년때 부상을 입어 컬링으로 전향한 선수다.

대부분의 종목이 감독·코치의 작전에 따라 선수들이 움직이는 것과 달리 컬링은 선수들이 직접 작전을 세우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중독성이 강하다는 김은지는 컬링이 어느 정도 관심과 투자만 기울이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종목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을 지도하는 최민석(33) 코치는 “한국 여자 컬링이 최근 세계 최강 중국을 꺾는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며 “열악한 훈련 환경과 두터운 선수층만 갖춘다면 세계 제패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열악한 환경, 국민적 관심과 투자 필요

전국 최강을 넘어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경기도 여자 컬링 팀이지만 훈련 환경이나 지원, 선수층을 얇기만 하다.

경기도내 컬링 전용경기장이 없기 때문에 실내빙상장을 떠돌아야 하고 중요한 시합을 앞둘 때만 태릉선수촌 내 전용경기장을 사용한다.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전용경기장이 없다보니 훈련할 수 있는 기회도 적고 대회를 열만한 공간도 부족해 선수층이 얇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선수가 전국적으로 남녀 합쳐 6명에 불과한 것도 선수층이 얇을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도내 컬링 팀은 의정부 회룡중 남녀팀과 의정부중 남자팀, 의정부 민락중 여자팀, 의정부고 남자팀, 의정부 송현고 여자팀,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남자팀, 경기도체육회 여자팀 등 8개에 불과하다.

여자일반부의 경우 7~8년 전부터 도체육회 소속으로 각종 대회에 출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도체육회와 정식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어서 경기도청이나 도체육회 소속 다른 종목 선수들과 다른 대우를 받고 있다.

정식 계약 선수가 아니다보니 경기도를 위해 출전하면서도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라이벌인 경북도청 여자팀이 수천만원의 연봉과 훈련비, 포상금, 성과급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열악한 환경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도가 정식으로 팀을 창단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선수들은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경기도를 위해 뛰었지만 수당과 출전비 외에는 지원을 받지 못했다. 4대 보험도 안돼 여러 모로 불이익을 받고 있지만 컬링을 할 수 있어서 참고 훈련하고 있다”며 “또한 정식 실업팀이 아니다보니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도에 정식으로 컬링팀을 창단해 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도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팀은 정식 실업팀이 아니지만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5차례나 국가대표로 뽑히는 등 전국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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