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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김은경 3세대문화사랑회 대표

손주 엄마 할아버지가 만들어가는 제3세대 감성예술

 

‘문화’는 모든이의 공통언어. ‘스트리트 갤러리’는 수원시 세류동의 볼거리

글·사진ㅣ이동훈기자 gjlee@kgnews.co.kr



21 세기 세계 모든 나라는 창의력의 원천인 문화예술을 화두로 다양한 정책과 비전들이 나오고 있다.

문화가 사회 발전의 핵심적인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새로운 경제체제가 창의성을 요구하고 창의성이 지식 기반사회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 상황 속에서도 우리 사회는 일부 계층이 문화예술에 대한 향유로부터 점점 소외되고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요즘에는 각 자치단체에서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소외계층들에게는 ‘문화생활’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강조가 커질수록 기존 소외계층은 더욱 큰 소외를 경험하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소외계층들을 위해 진정한 자아를 재창조하고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문화나눔’ 활동을 펼치는 곳이 있다.

 


바로 ‘3세대문화사랑회’.

다양한 문화 예술분야의 전문가들과 뜻을 함께 하는 봉사자들이 모여 설립한 비영리민간단체다.

문화소통, 문화실천, 문화나눔을 통해 일반인은 물론 저소득층 아동, 노인, 장애우 등 문화적으로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해 문화 향유계층을 확대하고 문화예술활동으로 나눔과 봉사라는 따뜻한 교류활동을 통해 국내외 문화를 펼쳐나가는 문화사랑단체다.

수원시 권선구 세류2동에 둥지를 튼 작은 문화 공간이지만 그 활동은 왕성하다.

누구에게나 문화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게 이 단체의 취지다.

특히 문화 소외계층이나 소외지역에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문화를 알려주고 있다.

문화나눔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 단체의 대표 김은경(39) 씨.

그는 왜 ‘문화나눔’에 도취됐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을까.

그녀는 사람들은 ‘문화’라고하면 여유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것, 혹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먹고살기도 힘든데 개뿔 문화타령은…’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러한 어른들의 생각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여자다.

“세상 살이에 치인 어른들은 그렇다 쳐도 아이들의 문화가 꽃이 피기도 전에 싹부터 짓밟고 있는 것이 마음이 아파요. 특히 소외계층 아동들이나 다문화가정의 아동들은 ‘문화혜택’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문화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더 하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쉬워요.”

5년여의 시간동안 진행된 사업들은 메이크업 교실과 웰빙 요리교실, 영화감상교실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해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영화감상교실은 남녀노소 누구나 감동을 받을 수 있고 대체로 영화의 내용이 순조롭고 이해하기 쉬운 영화를 선정한다.

“쉬운 영화를 선정하는데 손자, 손녀와 함께 노인분들이 울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아요. 그 장면을 보면서 저도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죠. 이러한 모습은 일반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름과 정겨움이 있어요.”

3세대문화사랑회는 말 그대로를 표현한다.

 


3세대가 함께 문화를 배워나가면서 세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그리고 엄마, 아빠와 함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계층 이해와 더불어 공경심을 일깨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미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 대표는 “문화는 특정계층이 누리는 여가생활이 아닌 누구나 공유할 수 있고 문화 주체자가 돼 삶의 희망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 진행했던 3세대가 함께하는 여름방학 특별강좌 ‘행복한 동행’은 지역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프로그램은 효의 도시 수원을 상징하는 명소, 위인 등을 소재로 수원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가는 역사 문화예술프로그램으로 수원의 상징과 역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감성중심의 미술활동을 통해 아동들의 심리적, 정서적 발달에 도움을 주어 행복한 아동, 건강한 아동으로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점차 맞벌이 가정이 많아짐에 따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진 만큼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를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어요. 프로그램은 3세대가 함께하는 감성프로그램으로 가족 간의 이해와 사랑을 되찾아 즐거움과 생활의 질 향상에 도움을 제공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감성 활동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숨은 감성을 일깨우고 알차고 의미 있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학부모님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들어 뿌듯했어요.”

김 대표는 이렇게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전시에 소홀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올해 1월 신묘년을 맞아 기획한 ‘신묘년 맞이 길목전’이다.

옛 이야기나 동요, 민화 등 토끼가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를 묘사한 어르신의 그림 30여점을 지역주민들을 위해 무료 관람하게 했다.

전시작품 중에는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계수나무 아래에서 약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근심 없이 살고 싶은 이상세계를 표현했다.

또 자라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온 토끼가 위기에서 벗어난 토끼전의 내용 등을 그리며 토끼의 약하고 선한 이미지와 명석하며 영특한 이미지를 나타낸 작품도 있다.

“새해부터 첫 전시를 하게돼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들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리를 해서라도 기획하게 됐죠. 이런 욕심은 부려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그 전시를 통해 아이들이 옛 이야기나 동요, 민화 등에서 토끼의 재빠름과 명석하고 영특함을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래요. 그래서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세계적인 인물이 나왔으며 하는 바램이죠.”

“가장 보람됐을 때가 언제냐”고 묻자 김 대표는 “문화사랑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 중 공격적인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어느새 부드러운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정말 놀랬다”면서 “그러한 작은 변화의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끼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화사랑회는 특이한 갤러리가 있다.

바로 길거리 갤러리인 ‘street gallery’다.

무심코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갤러리의 그림을 감상하고 있고 이로 인해 지나가는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하고 있다.

“길거리 갤러리는 이곳에 그림을 그린 것을 전시해 놓고 있어요. 물론 아이들의 그림이라 조금 서툴긴 하지만 그 그림 속에서 아이들의 순수함을 볼 수 있죠. 아이들은 모두 ‘어린이 작가’에요. 앞으로는 아이들의 그림 뿐 아니라 다양한 그림을 전시해 세류동에 새로운 볼거리 문화를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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