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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얼굴] 박승희 쇼트트랙 선수

수원 경성고 얼짱 박승희
쇼트트랙 차세대 주역으로 떠올라
제7회 동계아시안게임서 금 1·은 2… 세계 정상급

글ㅣ하지은 기자 hje@kgnews.co.kr
사진ㅣ최우창 기자 smicer@kgnews.co.kr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6일까지 중앙아시아 북부에 위치한 동토(凍土)의 나라 카자흐스탄에서 개최된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은 금 13개, 은 12개, 동메달 13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 6, 은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 5위에 오르며 동계종목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던 대한민국이 아시아에서도 동계종목 강국이란 것을 다시한번 입증한 대회였다. 대한민국이 동계종목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빙상종목, 특히 빠른 스피드와 빠른 판단력이 필요한 쇼트트랙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깔려있다.

스키와 바이애슬론 등 설상종목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던 대한민국은 작은 체구를 이용한 빠른 스피드와 순간적인 판단력을 필요로하는 쇼트트랙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르며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떠올랐다.

김기훈, 채지훈, 전의경 등 쇼트트랙 1세대와 안현수, 고기현, 최은경 등 쇼트트랙 2세대가 물러난 뒤 다소 주춤했던 쇼트트랙은 최근 새로운 얼굴들로 전성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그 중심에 ‘미녀 스케이터’ 박승희(18·수원 경성고)가 있다.

지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빙상 쇼트트랙 여자 1천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1천500m와 3천m 계주에서는 각각 은메달을 추가하며 혼자 금 1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박승희는 전의경, 최은경 등의 뒤를 이을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의 차세대 주자다.

빙상 꿈나무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수원 소화초 2학년때 학교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박승희는 2년 후인 초교 4학년때인 2003년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그해 1월 양평 원덕특설링크에서 열린 제39회 경기도회장기 남녀초등학교빙상대회에서 500m와 1천m, 1천600m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부 최우수선수에 뽑히며 빙상 기대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승희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스피드를 요구하는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

고민 끝에 쇼트트랙으로 전환한 박승희는 초교 6학년때인 2005년 강원도 춘천 의암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20회 회장배 전국남녀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대회에서 500m와 1천m에서 각각 1위에 오르며 2관왕을 차지, 쇼트트랙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성남 서현중에 진학한 박승희는 각종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상하며 중학교 3학년때인 2007년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그리고 2007년 14살의 나이에 출전한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체코대회에서 여자부 1천m 준우승, 1천500m 3위에 입상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각종 세계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며 정상의 자리를 노리던 박승희는 ISU 월드컵 일본 고베대회에서는 여자부 1천m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에 우뚝섰다.

 

 

고베대회 이후에도 계속된 ISU 월드컵에서 상위권에 랭크한 박승희는 그해 세계랭킹이 500m 4위, 1천m 8위, 1천500m 13위 등 전 종목에서 고른 성적을 거두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벤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1천m와 1천500m에서 각각 3위에 입상, 금메달 사냥에 실패한 박승희는 곧이어 열린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천500m와 3천m 계주, 슈퍼파이널 3천m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여자 개인종합까지 1위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박승희는 이어 열린 세계팀선수권대회에서도 1천m와 3천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동계올림픽의 한을 풀었다.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박승희는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오늘도 태릉선수촌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부상 투혼으로 일궈낸 값진 메달

박승희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건 뒤에는 박승희의 놀라운 정신력과 끈기가 숨어 있었다.

박승희는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전에 훈련을 하다 허리와 발목에 부상을 입어 대회 출전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진통제 주사를 맞아가며 카자흐스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박승희는 부상 통증에도 반드시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경기에 집중했고 결국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대한민국에 선사했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통증이 심해진 것을 뒤늦게 알게 됐고 또다시 진통제를 맞고 월드컵 대회에 출전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부상을 극복하지 못한 박승희는 러시아와 독일에서 열린 5차와 6차 월드컵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부상때문에 월드컵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박승희는 귀국하자 마자 부상치료와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3월 11일부터 시작되는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와 3월 19일부터 열리는 세계팀선수권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5차, 6차 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잊어야 한다.

박승희는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슬럼프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계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부상 없이 마음껏 뛰기 위해 잠시 쉬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큰 부상이나 슬럼프 없이 지내온 박승희에게 이번 부상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어린 나이에도 성숙한 자세로 부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박승희는 빙상가족

1남2녀 중 차녀인 박승희의 가족은 빙상가족이다.

언니 박승주(20·경기도빙상경기연맹)는 어려서 쇼트트랙을 시작했지만 몸싸움이 싫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해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남동생 박세영(17·수원 경성고)도 누나들의 영향을 받아 빙상에 입문했다.

당초 박승주와 승희 자매는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려고 했지만 학교에서 실시한 빙상 특별활동반에 피겨스케이팅이 없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시작했다.

평소에도 사이가 좋은 3남매는 타고난 천부성을 가지고 있고 어려서부터 순발력과 승부욕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박승희가 쇼트트랙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사이 언니 박승주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국내 정상급 위치에 올라있고 동생 박세영도 남고부 최강의 자리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2월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92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박승주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일반 500m와 1천5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박세영도 쇼트트랙 남고부 1천m에서 금메달을, 500m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며 경기도의 종합우승 10연패에 기여했다.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박승희가 가장 좋아하는 쇼트트랙 선수는 안현수다. 1년 동안 대표팀에서 함께 지내면서 실력이나 자세 등 모든 면에서 배우고 싶은 선배였기 때문이다. 여자선수중에서는 여자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단거리 능력이 좋은 중국의 왕멍이 부럽다.

박승희는 안현수와 왕멍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코 앞으로 다가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 2연패가 목표다.

박승희는 현재 몸 상태가 최고는 아니지만 열심히 훈련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또하나의 목표는 벤쿠버에서 따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대회보다 경쟁력이 높은 대표팀에 끝까지 남아야 한다. 언제 대표팀에서 탈락할 지 모르지만 열심히 해서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노력할 계획이다.

벤쿠버 올림픽 계주에서 최고의 기록을 내고도 심판의 편파 판정에 실격당한 것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박승희는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느라 학교생활에 다소 소홀한 부분이 있는데 친구들과 교사들의 배려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도 더욱 열심히 훈련해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박승희는 “최근 불미스런 사건으로 쇼트트랙에 대한 이미지와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국민여러분의 꾸준한 관신과 사랑이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선수들의 열심히 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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