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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은人] 신은종 한국청년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 창업교육기관 대표

“탈북 청소년을 통일시대 소통의 주체로 키워야…”
정부의 전문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기업의 인턴채용 길 터줘야
도전정신, 팀웍은 탈북 청소년들의 강점… 방치땐 불만세력 가능성 커

글 l 안병현 편집장 abh@kgnews.co.kr
사진 l 최영석 기자 choi718@kgnews.co.kr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말은 남북간 차이가 휴전선 장벽보다 더 높게 느겨질때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남산에 있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현인택 통일부장관이 방문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이승주씨(26)는 남북한 격차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좀 늦었지만 한국 친구들과 똑같이 배울 수 있고 대학도 갈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 남북한의 장벽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통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탈북자)이 2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군사분계선과 해상을 통해 넘어온 귀순자와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입국한 탈북자를 모두 합한 숫자다. 이 가운데 청소년이 6천800여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탈북 청소년들은 남한에서 제대로된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걸까. 탈북 청소년들의 경제활동을 돕고 있는 민간기구가 있다. 청년회의소(JC)가 출연해 설립한 (재)한국청년정책연구원 NFTE-Korea(한국청소년 창업교육기관) 신은종 대표(44)를 통해 이들의 실상을 듣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신 대표는 痔?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지만 6년째 이곳에서 자원봉사로 탈북청소년들의 재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2월 중순 단국대 죽전캠퍼스 그의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탈북 청소년들의 실태를 묻는 질문에 신 대표는 “남북한간 교육의 이질감으로 학교수업에도 많은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들은 시장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나 가르침이 없어 졸업후 남한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체 탈북자 20% 19세 이하 청소년

통일부는 전체 탈북자 가운데 20% 가량을 입국당시 19세 이하 청소년으로 보고 있다. 이들 탈북자 가운데 상당수는 짧게는 1년, 길게는 7∼8년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떠돌다가 어렵게 남한에 들어온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성장기에 외국 현지 학교에 다녀 한국어 소통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탈북자와 다문화가족을 돕는 재단법인 ‘무지개청소년센터’가 지난 2009년 15∼24세 남녀 탈북자 8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들어올 때까지 평균 21개월을 중국 등에서 생활했다. 가정환경 등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남한 입국 전 해외 체류 기간이 길수록 언어와 문화 적응에 더 큰 어려움을 느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에게 우리 말을 가르칠 국내 기관이 마땅치 않고, 부모도 경제활동으로 바빠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을 신경쓸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탈북자 정착지원기관인 하나원은 장기간 중국 체류로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우리말 상담실’에 따로 모아 개인 지도나 강의 형식으로 우리 말을 가르치고 있다.

탈북 청소년 교육기관인 ‘한겨레 중고등학교’(경기도 안성 소재)는 짧은 하나원 생활로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우리 말 구사가 어려운 아이들을 학습 도우미 선생님이 따로 가르치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 말을 제대로 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탈북 중·고생 학업 중도포기 8.8%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탈북 중·고교생이 학업을 중도 포기한 비율이 8.8%에 달해 남한 학생(1.4%)의 6.3배 수준이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탈북학생의 교육실태 분석’ 보고서를 보면 탈북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배우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24%)였다.

신 대표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이들에게 제대로된 교육기관에서 남북간의 이질적인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교육을 맘껏 받지 못한다는데 있다.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간혹 방과후 과정을 거쳐 정규과정에 다시 흡수된다고 해도 고작 4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청소년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PC방을 전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칫 이들을 거둬들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서서히 한국사회에 대해 실망감만 쌓여 불만세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 신 대표의 주揚甄?

이들 탈북 청소년들은 가족수에 따라 정부지원금이 가구당 60~120만원에 불과해 기본적인 가계생활이 곤란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된 사회생활은 기대할 수도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래서 직업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유럽→한국 재입국 사례도 증가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탈북 청소년들은 한국을 벗어나 난민지위를 부여하고 있는 영국 등 유럽지역으로 옮겨 갔다가 다시 남한으로 들어오는 재입국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럴 경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15년 가량의 기간을 허송세월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 탈북 청소년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맡고 있는 교육분야의 한축을 형성하며 이를 뒷받침 해주는 곳이 민간기구인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산하 NFTE-Korea(한국청소년 창업교육기관)다.

탈북 청소년들의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온 신은종 대표는 2004년 청년정책연구원에 들어와 청년정책을 연구하다가 2005년 NFTE-Korea가 설립되면서 대표를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신 대표는 “탈북청소년들은 잘못 관리되면 사회 불만세력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된 프로그램으로 잘 훈련된다면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과 북의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완충역할을 해내는 훌륭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고 강조한다.

남과 북은 여러가지 면서 달라

신 대표는 남과 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통일시대 이후 남과 북의 이질적인 문화적 갈등 속에서 내부적 결속을 다지고 문화적 충격을 완화해야만 엄청나게 예상되는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남과 북 소통의 주체로 탈북 청소년들을 지목하고 있다. 이들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탈북 청소년의 강점은 적극적인 자세, 긍정적인 자세이다. 탈북경험을 도전정신이나 승부근성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탈북 청소년들은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는 자세를 갖고 있다. 한곳에 집착하는 집념과 적극적인 자세가 강점이다. 이를 살려 남한사회에 정착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이들은 남을 이해하고 소통하는데 탁월하다. 팀웍에 강점을 갖고 있어 팀플레이에 능하다. 그래서 소통능력이 뛰어나다. 사회에 대해 받은 만큼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 이는 신 대표가 이들을 대하면서 겪은 탈북 청소년들의 특성이다. 우리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고 잘 살려주기만 한다면 그들이 남한사회에 정착해 새로운 가능세력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신 대표는 보고 있다.

신 대표는 “우리사회는 다문화 사회로 접어 들었다. 탈북 청소년들이 단지 경험을 달리했을 뿐이지 다른 사회의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적 공감대로 인식해야 한다. 이념적으로 경도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북한출신이라 다르다는 본질적인 편견을 버려야 한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신 대표는 탈북 청소년에 관한 대책으로 두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탈북청소년들은 미래의 경쟁력을 갖춘 재원들이다. 이들은 중국어 숙지능력이 탁월하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예산지원 정책을 써야 한다. 청년 수준에 맞는 시장경제와 문화, 그리고 심도있는 프로그램 개발 및 훈련교사 양성 등을 담당해야 한다. 이들 청소년들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둘째는 기업의 역할이다. 기업이 이들에게 인턴쉽 채용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이들을 일정기간, 이를테면 6개월 가량 채용하다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정식사원으로 채용해 활용해 달라는 것이다. 또 시장경제를 이해하고 자유경제 체제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각종 멘토링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신은종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는 NFTE-Korea는

재단법인 한국청년정책연구원은 2005년 미국의 저소득 청소년 창업교육재단인 NFTE 재단의 한국파트너로서 NFTE-Korea를 설립하고 우리사회 소외청소년의 경제적 자립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탈북 청소년과 청년의 남한사회 정착지원을 위한 실질적이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이들에게 남한사회 이해와 더불어 정착에 무엇보다 필요한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탈북자 2만여명 가운데 청소년이 6천800여명에 달하지만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는 신 대표를 비롯한 이곳 6명의 직원들이 년간 400명 정도 교육을 시키고 있다.

5년여간 약 1천여명의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경제교육, 창업교육, 취업준비교육, 진로선택교육, IT교육 등 정착에 필요한 실무교육을 체험중심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경기신문사 등 22개사와 인턴십 채용 파트너쉽을 체결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을 거친 탈북 청소년 가운데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천연비누회사, 가방제조회사를 창업한 경우도 있다.

△1967년 경북 의성 태생 △1992년 행정고시 합격(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1993년 노동부 기획관리실 근무 △2001년 국비 유학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학박사 △2003년 노동부 노사정책국 서기관으로 근무 △2003년 현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분쟁해결연구센터 부소장) △2005년 현 한국청년정책연구원 NFTE(한국청소년 창업교육기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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