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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맥러린 아일랜드 외국인 영어강사

여행중 만난 한국친구에 매료 한국에 와 영어가르치는 키에라양
“한국어·태권도 꼭 배우고 싶어요”
수원은 고국 아일랜드만큼이나 정이 가는곳

글ㅣ이동훈기자 gjlee@kgnews.co.kr
사진ㅣ최우창기자 smicer@kgnews.co.kr

 

 

“한국이 너무 좋아서 한국에서 일하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고 잘 대해 주는 것 같아요.”

수 원 팔달구 인계동 21세기 외국어학원(원장 왕성해)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아일랜드 외국인 강사 키에라 맥러린(Ciara McLaughlin·30·여) 씨.

여행을 좋아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그 곳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이 너무 좋아 부모님의 반대에도 지난 2009년 11월 그녀는 한국 행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1년 후 그녀는 한국 사람이 다 돼 있었다.

비록 아직 한국말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을 위해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에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한국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를 해 보니 한국이 참 매력적인 나라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일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여기 저기 알아보게 됐고, 한국으로 와서 현재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와 주위 친구들의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의 꿈을 믿고 부모님이 한국행을 허락하셨어요. 근데 이곳 분들도 다들 잘해 주셔서 한국을 택한 것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키에라에게는 처음부터 한국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것이 언어 장벽과 입맛에 맞지 않는 한국 음식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녀가 생각하는 혐오(?) 음식들은 입에 대지도 못하고 생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말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죠. 일단 말이 통하지가 않아서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은 학원 강사들이 제 친구가 돼 이제는 외롭지 않습니다. 정말 좋은 친구들이에요.(웃음) 또 지금은 한국 음식들이 신선하고 다양해서 너무 좋지만 매운 음식과 산낙지, 회 생선류 등은 아직 먹어보지 않았지만 먹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된장찌개는 제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불쑥 남자친구가 있느냐, 없다면 한국 남자친구는 어떠냐는 질문에 “너무 사적인거 아니에요”라며 “1년 전에 미국 남자친구를 만나 현재도 만나고 있고 남자친구는 미군부대에서 군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긴 하지만 언어라는 장벽이 있어서 한국 남자 친구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영어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근차근 시작하면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한국 말이 아니기 때문에 틀리고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하기 전부터 지레 겁부터 먹지 말고 꾸준히 시간을 갖고 도전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영어를 잘해서가 아닌 잘하기 위해 영어 공부하는 것

영어를 잘해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잘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5명 정도의 인원을 가르치고 있는데 그 중 3명의 학생이 열성적으로 배우려고 해요. 물론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안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웃음) 그리고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학생들이 영어를 잘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접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잘하는 이유는 뭡니까?”라고 묻자 “우선 작은 걸음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키에라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듣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학원이나 개인 강습을 통해 배워나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영어에 대해 두려워 할 필요는 없고 실수하면서 배워나가고 조금씩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해 나간다면 어느새 영어는 나의 생활이 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에라가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대학교 전공은 비즈니스다.

전공은 살리지 않고 타국에 와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아일랜드에서 2004년 졸업해서 6년 동안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 다녔어요. 그 이후 한국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이 또한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유럽 중 ‘아일랜드’는 그래도 아직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가 않다.

아일랜드는 어떤 곳일까?

그리고 한국과는 무슨 다른 점이 있을까 궁금했다.

 

 

“아일랜드는 푸른 나라에요. 한국처럼 도시적이기 보다는 작은 마을들이 모여 있는 나라죠. 아일랜드에 살다보면 그 인근에 사는 사람들을 모두 알 수 있어요.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도시적이지 않고 마을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전 현재 살고 있는 수원이 너무 좋아요. 교통도 편리하고 서울도 가깝고 아주 아름다운 도시죠.”

키에라는 올해 한글 공부와 한국 전통 무술인 태권도를 배울 계획이다.

“한국에 처음 와서 영통에 위치한 한글 학원에서 한글을 3개월 정도 배운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일 때문에 잠시 쉬고 있어요. 읽는 것은 조금되는데 쓰는 것은 서툴러요. 꼭 다시 배울 생각입니다. 한국에 사는데 그 나라의 모국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유창하게 한국어를 해보고 싶고 그래서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보고 싶어요. 아! 또 태권도도 배우고 싶어요. 참 매력적인 운동인 것 같아요. 지금은 조깅과 헬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지만 태권도를 꼭 배울 생각입니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에 맞춰 키에라는 아일랜드를 찾았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부모님과 친구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았다.

부모님, 한국 정말 위험한 국가라 생각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고향이라 편하게 잘 쉬다왔는데 부모님께서 지난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한국이 정말 위험한 국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남·북이 대치된 상황을 외국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냐고 부모님께서 말리셨죠. 하지만 한국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다시 돌아오게 됐어요. 부모님 설득 시키냐고 애 좀 먹었죠.(웃음)”

그래도 고향 ‘아일랜드’는 그립다.

“그렇게 해서 한국에 다시 돌아왔는데 부모님 생각은 여전히 나요. 항상 보고싶은 것 같아요. 그래서 안부 전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한국 부모님들이나 외국 부모님들이나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 같은 것 같습니다.”

그런 키에라는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교육 위주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이 아닌 고민도 들어주고 해결해줄 수 있는 카운슬러(counselor)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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