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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e] 서문수철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형사

과학수사 기틀 다지는 화재감식 전문요원
경기청감식요원 6명 원인 파악위해 불철주야 근무
박사학위 취득 후 강의 통해 화재감식 홍보에 주력

 

글 ㅣ 오영탁기자 oyt@kgnews.co.kr

사진 ㅣ 최우창기자 smicer@kgnews.co.kr

경 기지방경찰청 내 ‘화재 감식계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과학수사계 서문수철 형사. 10년 넘게 화재감식 전문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문수철 형사는 각광받지 못했던 과학수사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큰 공을 세워온 인물이다.



지난 1996년 경찰에 입문해 파출소와 형사업무를 맡았던 그는 꼼꼼함과 문서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 안양만안경찰서에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재철 경감의 추천으로 과학수사에 발을 내딛게 됐다.

이후 현재 경기경찰청 수사2계장을 맡고 있는 김기동 경정의 적극적인 가르침과 지도 덕분에 화재감식에 대한 열의를 갖게 됐고, 지난 2000년 과천경찰서에서 과학수사요원으로 활동하던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화재감식 교육을 받은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화재감식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과학수사가 각광받는 업무는 아니었지만 당시 선배들의 추천에 따라 발을 디디게 된 것이 계기가 돼서 열의를 갖게 됐다”며 과학수사 분야 입문 소감을 밝혔다.

그가 하는 일은 화재감식을 통한 화재원인 분석이다.
 

 

 


보통 화재 발생 시 소방서 측에서 화재원인을 분석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소방은 피해액 추정을 담당하고 있고, 화재감식 등 실질적인 환재 원인분석 업무는 경찰이 맡고 있다.

그가 하는 업무는 우선 사고가 발생한 뒤에 원인을 파악해야 하는 맹점 때문에 쉽지 않은 분야다.

화재 원인에는 전기, 기계적 마찰, 자연발화, 화학물질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평소에 화재와 관련된 전기, 건축, 화학, 안전공학 등의 지식을 꾸준히 습득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사고 피해자에게는 사고 원인이 보험 보상 등의 문제가 걸려있어 정확한 원인규명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재 그를 비롯해 경기경찰청 과학수사계 화재감식팀 6명의 요원은 지난해에만 500여건의 화재 사고 원인을 처리했다.

특히 경기경찰청에서는 도내에서 1년 평균 발생하는 화재 1만여건 중 중요하고 특이한 사건을 전담하면서 원인규명에 더욱 전문성을 요하고 있다.



이천냉동창고 화재사건은 우레탄폼 화재로 추정

서 형사게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지난 2008년 발생한 이천냉동창고 화재사건이다.

2008년 1월 이천냉동창고 화재사건은 당시 40여명이 사망하고 같은 해 12월에 또다시 화재가 일어나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관심이 쏠렸던 큰 사건이었다.

서문수철 화재감식관을 비롯한 팀원들은 당시 사고의 원인규명을 위해 우레탄폼(스티로폼) 연소실험 등 6개월간의 실험을 실시했다.

산업안전관리공단과 소방, 건축성능물시험센터 등과 함께 가스성분에 대한 조사도 실시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우레탄폼을 100분의 1로 축소해서 어떤 가스가 나오는지 실험하고 다른 요인의 가스도 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결국 원인모를 발화부의 착화로 인한 우레탄폼 화재로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화재변사 사건의 경우 항상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매번 화재로 인한 사망사건이 나오는데 특히 생활고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경우를 볼 때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시설이나 집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전문성을 갖춰갈 수 있는 지식습득이 중요

서문수철 화재감식관이 처음 경기경찰청으로 왔을 때에는 팀원이 2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6명으로 늘어났다.
 

 

 


인원은 늘어났지만 그는 시스템 상으로 열악한 문제를 지적했다.

서 형사는 “인원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재감식관의 전문성을 갖춰갈 수 있는 배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자발적으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화재감식의 전문성을 갖춰나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서 감식관은 “화재 사고 시 추정으로 끝나는 사건이 많은데 많은 실험과 학문적 지식습득을 통해 현재 감식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게 시급하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화재감식을 해오면서 그에게 채찍질을 했던 분들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경기경찰청에 있던 김동락 계장을 비롯해 모든 분들이 과학수사의 열의를 심어주시기 위해 채찍질을 많이 해주셨다”며 “항상 믿어주신 선배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학교와 수사보안연수원, 소방학교, 법정, 방재시험연구원 등에서 과학수사 분야를 강의하는 등 화재감식 분야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한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같이 쉴 틈도 없이 과학수사의 발전을 위해 뛰고 있는 그에게 불만이 있는 측근(?)도 있다.

그의 가족들이다.

그는 “항상 집에서는 못난 아빠, 미운 아빠다”며 “집에 못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 주말이면 강의도 나가고 공부에도 매진하면서 항상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서문수철 감식관은 마지막으로 포부를 묻는 질문에 “화재감식관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현재 하고 있는 화재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 화재감식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에 꾸준히 노력하는 일이 제 의무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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