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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人] 김성귀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 연합회 수원시 농산물 중도매인 연합회장

밤을 낮으로 살아가는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풍경

 

새벽 2시, 600여명 중도매인 하루일과 시작

2013년 수원 곡반정동으로 이전 기대 부풀어

글 ㅣ 김재학기자 kjh@kgnews.co.kr

사진 ㅣ 노경신 사진부장 mono316@kgnews.co.kr



분 명 재래시장은 아니다. 상인들도 그간 봤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무언가 이곳은 특별하다. 새벽부터 문을 열지만 저녁 찬거리를 장만하기도 전인 오후 4시면 모든 상인들이 철수한다. 그렇다고 장을 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 6천여 명, 평균 출입차량 3천700여 대, 만만치 않은 수치다.



하루 6천여명 몰려 과일·채소 거래

취급품목도 채소와 과일이 주를 이룬다. 무얼까?

궁금하다면 서둘러 움직여 보자. 여기가 바로 수원시가 운영하고 있는 공영도매시장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1229번지에 위치한 시장은 지난 1993년 2월 개장, 도매시장내에는 청과류·화훼·어시장과 각종 농수산물을 경매하는 건물 10개동이 들어서 상주하는 상인들만 600여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6천여명이 이용하는 경기 남부지역의 대표적인 도매시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 무엇보다 수원농수산도매시장을 서민들이 자주 찾는 이유는 단연코 저렴한 농산물 가격 때문이다.

이는 경매에 참가한 중도매인이 소매상에 넘기고 남은 각종 야채며 청과류를 일반인에게 싼 값에 판매하고 있는데 중간 마진이 빠지다보니 당연히 가격은 내려간다.



농산물의 생명, 싱싱함 그대로 전달

여기에 현지에서 재배 후 직송으로 판매, 농산물의 생명인 싱싱함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는 점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환경의 변화와 농산물 생산 공급 및 소비구조의 변화는 물론 낙후된 시설 등으로 농산물도매시장의 경쟁력이 점차 위축되어 왔다.

이에 경기남부의 중추적인 농산물도매유통기구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자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4월 1일자로 (사)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 연합회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연합회장에 취임한 김성귀 회장(53)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은 “올해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어려운 시기이면서 동시에 대형 마트의 성업으로 국내 도매시장은 설자리를 잃어가는 변화의 시기에 취임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싸고 품질좋은 제품으로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도매시장’의 모습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람 냄새나는 정겨운 도매시장 만들 것

도매시장에서 채소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중도매인 연합회장인 김 회장은 새벽 2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한다.

김 회장은 “시장형성 초기부터 일해 왔으니 18년 간을 이렇게 일하다보니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해요. 아이들 얼굴 볼 시간도 없습니다”라고 너털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낮과 밤을 바꿔 생활하다 보니 친구들은 물론 가까운 친지들과의 모임조차 참가하기 힘든 직업이 바로 경매를 통해 농수산물을 구입한 후 일반 소매점에 판매하는 중도매상이다.

이젠 이런 생활이 더욱 익숙하다는 김 회장과 같은 중도매인은 이곳에만 어림잡아 600여 명.

이곳에서 김 회장은 이들을 대변하는 연합회장이다.

“중도매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하고 남는 시간에 우리의 권익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가 말하는 연합회장은 중도매인을 위한 봉사원에 다름이 없다.

그러나 막상 그동안 추진한 일들을 꼼꼼히 따져보면 그는 이곳에선 없어선 안될 핵심 브레인이다.

“오는 2013년이면 농수산물시장이 이전됩니다. 그동안 수원시와 이전에 따른 중요 사안을 놓고 중도매인이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죠.”

수원농수산도매시장은 오는 2013년 개장을 목표로 권선구 곡반정동 140-2번지 일원으로 이전을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중도매인 모두 이 사실을 반기고 있다. 다만 초기 이전 계획이 발표됐을 땐 핵심 주체인 중도매인을 위한 사안이 빠져 있었다. 김 회장의 역할은 이때 빛났다.

“최대한 중도매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시와 협상했습니다. 결국 만족스런 답변을 들을 수 있었죠. 이젠 차분히 이전에 따른 내부적 준비와 중매인들과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동안 권선동 수원농산물도매시장은 주차난 및 교통혼잡, 쓰레기로 인한 악취 등 민원에 시달려 왔다. 이에 수원시는 권선동 농수산시장을 대신해 곡반정동에 26만260㎡의 부지에 최신식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새롭게 건립될 곡반정동 수원농수물도매시장은 총 사업비 3천455억 원에 부지면적 26만㎡, 연면적 9만5천674㎡ 규모로, 이는 기존 권선동 농수산물시장(부지면적 5만6천900여㎡·연면적 2만1천600여㎡)보다 4배 이상 큰 규모다.

기본적인 경매장을 비롯해 도매점포, 사무실, 물류시설, 종합유통센터, 주차시설, 환경시설, 편익시설 등이 입점한다.

주차난 해소는 물론 가장 중요한 중도매인의 점포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전이 완료되면 전국 공영도매시장 어디와 비교해도 1등 시장이 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확신했다.

김 회장은 “도매시장은 사람 먼저 보고 물건을 사는 곳이다. 대형유통매장과 달리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주인이 인상구기고 있으면 말 붙이기조차 힘들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인들이 스스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지 항상 돌아봐야 한다”며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은 “도매시장이 한때 수원시의 모든 상권을 움켜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중심역할을 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때문에 상인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개선점은 스스로의 의식개혁이 필요한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거대자본을 앞세운 대형유통매장들이 하나 둘 들어서며 시장은 극심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또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 되며 시장기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그렇게 이탈된 소비자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기노력이 필요한 것이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김 회장의 취임은 변혁기를 맞은 농수산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무질서한 판매대를 일정규격과 산뜻한 색상, 조명시설 등으로 통일해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배치하고, 판매자의 실명판매, 가격표 부착 등 소비자들이 쾌적한 분위기에서 믿고 살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판매마진 상한선을 정해 자율규제하고 주문 배달제 시행과 리콜제 확행 그리고 친절한 손님맞이 등 중도매인들의 의식과 각오를 새롭게 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편리하고 신뢰받는 도매시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다시 찾는 도매시장을 위한 고객만족 서비스’를 이루는게 목표”라며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고객을 속이거나 불쾌하게 만든다면 그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 시장을 찾은 모든 고객은 우리 모두의 평생고객으로 모셔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뼈를 깍는 노력을 해 새롭게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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