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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따라잡기]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

 

지난 2008년 05월 대학졸업 후 전공을 살려보고자 생활체육회의 문을 두드렸고 우여곡절 끝에 양평군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몇 번 방문한 적도 없는 생소한 지역이었지만 생활체육지도자로서 시작된 인생의 새 출발이라 생각하고 외로운 시간들을 버텨왔다.

타지생활에 지칠 때마다 이직도 많이 생각했지만 생활체육지도자의 매력에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며 지내다보니 어느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지금 내 자신은 나름 인기(?) 있는 양평군 생활체육인의 한 사람이 됐다.

처음 배드민턴을 담당하며 시작된 내 지도경력은 학교시설, 사회복지시설 등을 거치며 다양하게 발전해갔고 나 또한 수업을 진행하며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었다.

매일 오후 양평군 실내체육관에서 3시간동안 진행되는 배드민턴교실은 늘 활기차다.

내 지도능력이 특출 난 것이 아니라 배드민턴이란 종목 자체가 가진 매력을 알게 된 동호인들이 주변의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을 하며 점차 방문자가 늘어갔던 것이다.

난 그저 한번 찾아온 동호인이 흥미를 잃고 떠나지 않도록 최대한 즐겁게 운동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지도를 했고, 어느새 3년간 배드민턴 교실을 통해 배출 된 동호인만 100여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그 목표가 뚜렷하다.

현재 고등학교 체육수업은 재량분할로 인해 1, 2학년에 몰아서 진행할 수도 있게 돼있다.

물론 내가 수업을 나가는 학교를 포함해 모든 학교가 분할 시스템을 적용하지는 않지만 학년이 높아질수록 체육의 비중은 줄고 입시위주의 생활패턴에 학생들 스스로가 적응해 버리는 것은 사실이다.

체육선생님도 그런 점을 안타까워하시며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제안해주셨고 방과 후와 방학기간을 이용해 아이들의 기초 체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수업 속에서만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데에 목표를 두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매 학기마다 좋은 호응을 얻어 수업 대상자가 늘어갔고 100%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생활패턴을 인식시켜 주는 데에는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들의 수업사례나 관련 기사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복지시설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고 평소에 느끼지 못한 특별한 보람을 경험한다고들 한다. 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전무 했던 나의 빛나는 경력 덕에 더 많은 것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구나 그렇듯 장애인 시설의 수업은 나 역시 그렇게 반갑고 자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심 매 시간 수업이 걱정되고 짧은 한 시간의 수업이 길게 느껴진 적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그 시절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어느 순간 장애인들과 어울려 함께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며 놀라게 된다. 더군다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기에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데에도 언제부터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로 인해서 내가 깨닫고 배우고 간다는 어느 지도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고 어쩌면 이것이 생활체육지도자의 존재 이유에 가장 부합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복지시설은 예산 문제 등으로 외부 강사의 섭외가 쉽지 않다. 그러자니 자원봉사자들만으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사회복지사의 능력도 체육 분야로는 한계가 있기에 생활체육지도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고 가장 어울리는 파트너라고 생각된다.

물론 생활체육지도자가 복지시설만을 찾아다닐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1인 2종목 이상 지도를 해야 한다면 자신의 전공 종목을 제외하고는 이런 복지시설 등을 찾아 일주일에 한, 두 번만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가 수고하는 시간에 비해 대상자들이 받는 혜택과, 고마움은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지금은 장애인시설의 수업을 막내 지도자에게 인계하고 면단위 외곽 지역 복지관의 어르신들을 지도하며 스트레칭 및 순환체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삶의 낙을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어르신들에게 일주일에 한 두번 뿐인 내 수업으로 인해 활력과 웃음을 찾아드릴 수 있다면 제법 먼 거리의 수업이라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한다.

솔직히 내가 언제까지 생활체육지도자로 살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지금 이 글을 쓰며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며 느낀 감성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가끔 봉사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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