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강성금의 차문화 순례] 유정량(劉貞亮)의 음차십덕(飮茶十德) 두 번째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먼저 차(茶)를 나눈다. 또한 중요한 회담을 하거나 상거래를 하거나 그 외에 아무리 가벼운 만남이라도 최소한 차 한 잔은 나눈다. 심지어 싸우고 다투기 위해서 만나더라도 일단 먼저 차는 한잔씩 나누고 본론으로 들어간다. 그만치 차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글은 당(唐)나라 때 유정량(劉貞亮)이라는 분의 연구에 의한 것으로 그 역사가 대단히 오래되었다. 차(茶)를 마시게 되면 열 가지 덕(飮茶十德)을 본다는 내용으로 차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로서의 구실보다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게 하고 몸에도 이롭다는 것이다.

이차표경의(以茶表敬義) - 차는 공경과 의리를 나타내 보인다.

다도를 하는 목적은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모범이 되는 예의범절(禮儀凡節)을 익히자는 뜻이 있다. 그래서 차 공부를 시작할 때 먼저 예의범절을 가르친다. 그리고 차가 무엇인지를 가르친다.

 


 


이차상자미(以茶嘗滋味) - 차는 맛을 알게 한다.

차가 맛을 알게 한다는 것은, 차의 특징 중에 하나가 모든 맛을 깨끗이 씻기 때문이다. 혈관 속의 지방성분을 씻고 몸속의 노패물질을 씻을 뿐만 아니라 방금 먹고 마신 음식의 맛을 깨끗이 씻는다. 음식을 먹기 전이나 먹고 난 후까지 차를 수시로 마시면 각각의 음식 맛을 알고 느낄 수 있으나 중간에 차를 마시지 않으면 앞의 맛과 뒤의 맛이 뒤섞여서 그 음식이 갖는 독특하고 미세한 맛을 완전히 느낄 수 없다. 입 속의 냄새와 기름기를 씻는 데는 차보다 우수한 것은 없다.

이차양신체(以茶養身體) - 차는 신체를 기른다.

차를 마시면 맑은 정신은 물론 육신의 건강 또한 좋아진다. 성인병을 유발하는 장애요소들을 씻어냄은 물론 차가 혈압을 떨어트리고 혈당을 낮추는 것은 모두가 차의 특효다.

이차가행도(以茶可行道) - 차는 도를 행하게 한다.

당나라의 조주종심(趙州從諶,778~897)은, 80세가 될 때까지 지방을 순례하며 여러 고승을 찾아다니다 80이 넘어서야 조주성(趙州城) 동쪽 관음원에 머물러 120세로 입적하였다. 조주스님은 어느 수행자가 불법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으면 “차를 마셔라[喫茶去]”라고 대답하였다. 도(道)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나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나 한결같이 “차를 마셔라”고 답하였다. 그래서 시자가 스님은 어떤 질문에나 모두 “차를 마셔라”라고 같은 대답만 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조주스님은 그때에도 역시 “차를 마셔라”라고 대답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도는 사람의 삶이요, 차를 마시는 일도 사람의 삶이므로 차를 많이 마시면 도를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차가아지(以茶可雅志) - 차는 뜻을 고상하게 한다.

차를 마시고 도를 행할 수 있으면 그것은 차를 마시는 일의 지극함이다. 다도(茶道)는 자연스런 것이며, 고고한 것이며, 적정한 것이며, 유연한 것이며, 소박하고 간결한 것이다. 그러므로 차를 가까이 하는 사람은 저절로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차가 가지고 있는 열 가지 덕(德)을 십분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여 자신의 삶이 되도록 하는 일이 곧 차와 맺은 인연의 꽃이 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