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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e] 이건수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기구한 가족의 연 이어주는 가족찾기 달인 남양주署 이건수 경위
10년 동안 2천건 가족상봉 실현
경찰청 82센터, 복지부 해외입양센터로는 한계

가족찾기 전문기관 설립 시급

글 ㅣ오영탁기자 oyt@kgnews.co.kr 사진 ㅣ 경기지방경찰청 제공

 

 

헤 어진 가족 찾아주기의 달인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 이건수 경위. 그는 나눔의 실천 가치를 넘어 사랑의 훈훈함을 확산시키는 역할까지 하는 위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다시 찾아주는 일을 10여년 동안 해온 그는 현재까지 무려 2천건이 넘는 가족상봉을 이뤄냈다. 하지만 ‘가족 찾기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는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그가 겪고 있는 고충과 보람을 들어본다.

- 가족 찾기를 처음에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2002년도에 처음 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이산가족 한분이 들어오셨어요. 그분이 고아인데 제가 방법도 모르고 엄청 헤매다가 3~4개월 만에 찾아드렸어요. 그런데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처음에는 업무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일을 하다보니까 그분들 아픔이 마음으로 전해져왔고 이분들 같은 경우에는 방법을 잘 몰라 가족을 찾기 어렵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열심히 해서 이분들 아픔을 좀 덜어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습니다.”

- 이산가족들은 주로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나요.

“주로 우리나라는 해외 입양인이 많은 상황입니다. 다른 분들은 꾸준히 찾고 있는데 해외 입양인이 24만명 이상 이거든요. 이분들이 해외로 입양되었다가 지금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인원이 많기 때문에 찾아 드려야 하고 또 하나는 70~80년대 경제적 어려움으로 남의 집에 보내지고 시설에 맡겨진 케이스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고령화 되어 있지만 이산가족이 상당히 많고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코피노 라든지 라이따이한 같은 해외 이산가족이 많이 있습니다.”

전국 동명인 수천명 자료 선별

- 사람을 찾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닌데 어떤 방법으로 찾으시나요.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달라고 오시는 분들은 어렸을 때 사진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그 이름의 동명인을 전국에 수천명 자료를 뽑아 그 중에서 선별해 냅니다. 또 환경으로 그분이 어디에 살고 어떤 지형에 살았고, 주변에 누가 살았는지 조사를 해서 찾는 경우도 많구요. 그런데 어릴 적 사진은 단서가 되기 쉽지 않아서 인터넷 신문이라던지 TV에 협조를 요청해서 제보를 받아 찾아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극적인 상봉에 눈물 바다가 되기도

- 2천 건이 넘는 수많은 만남을 성사 시켰는데요,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으신가요.

“모든 사연이 기억에 남는 다고 할 수 있죠. 한번은 어릴 때 길을 잃고 헤어진 분인데 아버지 이름을 어렴풋이 기억하시더라구요. 다른 단서가 없어서 3개월 정도 조사를 하다가 연락을 해서 단서가 없어 도저히 안 나온다고 했더니 막 우시더라구요. 자기가 어릴 때 길을 잃고 시설에 보내졌는데 너무 큰 충격이었다, 어릴 때 가족과 함께 지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나면 눈물이 나서 시설에서 살수가 없어서, 부모님을 기억에서 지우기 위해 피눈물을 흘렸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추가 조사를 해서 누님이라고 판단되는 분에게 연락을 했더니 누님이 동생은 이미 죽었다고 하더라구요. 누님은 동생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거예요. 그렇게 극적인 상봉을 한 적이 있었죠. 당시에는 그분과 누님, 저 모두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습니다.”

- 어렵게 만남을 주선했지만 원했던 결과가 아닌 적도 있나요.

“한번은 언니가 어릴 때 시설로 보내진 여동생을 찾아달라고 사연을 접수해서 1년 넘게 찾았던 거 같아요. 정말 어렵게 가족을 찾았는데 여동생도 그쪽 양 부모님이 계시고 하다 보니까 선뜻 마음이 안 열린 것 같더라구요. 연락을 했지만 아직까지 만나겠다는 연락이 없어서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족 찾아주기 전문기관 설립 시급

-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요 무엇이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는 일과 관련된 분야는 미약합니다. 제가 2004년부터 전문 센터 건립을 건의했습니다. 그런데 없는 실정이구요. 그나마 복지부의 해외입양센터, 경찰청의 182센터가 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카페에 헤어진 기족 찾기 전문센터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제가 만든 카페는 매개체 역할에 불과하지만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전문 기관 설립이 시급합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제 본연의 경찰 업무가 있는데 이 일을 하다 보니 항상 시간이 촉박하고 여유시간이 없다는 점이 있긴 하죠. 특히 자녀들한테는 너무 미안한 거 같아요. 아침에 일찍 왔다가 밤늦게 가고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애들 끌어안고 뽀뽀도 해주고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서 살면 되지 않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헤어진 가족을 찾아달라며 찾아오는 분들의 눈망울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고 찾아주면 느껴지는 기쁨이 제게는 커서 이제는 보람 그 자체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행복은 만들어갈수록 커지는 거고 훈훈해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할 수밖에 없는 사명입니다. 앞으로도 언제든 남양주경찰서 민원실로 연락을 주시거나 저를 찾아주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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