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박갤러리는 13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갤러리 제1전시장에서 작가 김진의 기획 초대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에 날개짓을 한다’ 전을 연다.
작가 김진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사물들을 응시한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도 그 시선의 범주 안에 들어온다. 작업실 탁자 위의 사물들, 전단지에 실린 상품(채소, 과일, 고기)사진, 신문에 보도된 온갖 사건의 사진,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상황 등 그 모든 것이 불현듯 다가와 가시처럼 박힌 것들이다. 순간 온갖 상념이 줄을 잇거나 이상한 낯설음이 엄습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는 이미 지나간 후에 남겨진 잔해 같은 것을 끌어내어 미처 짐작하지 못한 사물의 특징을 길어 올리고자 한다.
그것은 사물의 형식 이면에 자리한 느낌, 질감, 빛과 연관되어 다가온다.
헤겔의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대한 단상, 데모 진압용 조명등의 발광하는 빛들(공권력의 폭력성을 암시), 작업실 탁자 위에 놓인 잡다한 사물(일상) 등을 감각적인 붓질로 그려내는 김진의 회화는 사물의 형태를 규정하는 윤곽선 없이 그대로 색채와 질감과 선이 동시에 공존하면서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