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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비정상 아름다움과 추함의 통념 뒤엎는 냉소적 통찰

난쟁이 등 비주류 극단원 존재 이유 찾아가는 과정감각적·대담하게 묘사
상투적·보편적 개념 거부 인류의 부조리·모순 풍자

 

‘어느 유랑극단 이야기’는 1970년 ‘애틱(Attic)’, 1971년 ‘트럭(Truck)’에 이어 20년 만에 발표한 캐서린 던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1983년 ‘미시시피 머드 북 오브 데이스’지에 소설의 일부를 발표하기 시작해 그로부터 6년 뒤인 1989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대형 출판사 크노프에서 출간됐고, 같은 해 내셔널북어워드와 브램스토커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기상천외한 발상과 괴이하고 매혹적인 상상력이 빛을 발하면서도, 파격적이고 비정형적인 방식으로 한 시대를 대변하고 냉소와 조롱으로 인류의 부조리한 모습을 파헤친 점에서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출간 당시 독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이름을 올렸던 이 소설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각양각색의 평을 받았는데, 기인들의 이야기가 매우 전염성이 강하다는 데엔 누구도 의견을 달리하지 않았다.

유럽 등지에서도 번역 출간됐고 판매 부수가 6자리 숫자에 달하는 인기를 누렸다.

출판사 크노프의 대표 소니 메타는 그녀의 작품이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위협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집필 예정이었던 그녀의 다음 작품을 17만5천달러라는 높은 금액에 계약해 출판계의 눈길을 모았다.

미국 전역을 떠돌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비뉴스키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어느 유랑극단 이야기’는 오랜 기간 영미권에서 화두가 되어온 ‘가족’을 소재로 하지만 그 이미지는 유랑극단의 일그러진 거울 표면처럼 기이하게 뒤틀리고 일그러져 있다.

 


이야기의 발단은 단장 알로이시우스가 비뉴스키 유랑극단을 운영하다가 위기에 봉착하는 순간이다. 뚱보 레이디는 ‘처비 체이서’ 지의 모델이 되겠다며 유랑극단을 떠났고, 동물 에로티시즘을 공연하던 일가족은 한밤중에 당나귀, 염소 등을 데리고 달아나버렸다.

더 이상 새로운 기인을 고용할 여건도 되지 않았던 알로이시우스는 자신이 직접 기인을 낳아 서커스단을 꾸려나가기로 결심한다.

소설은 시공간을 달리하는 두 세계가 서로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소설의 화자인 알비노 곱사등 난쟁이 올림피아가 비뉴스키 유랑극단과 함께 떠돌아다녔던 유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성인이 된 올림피아가 포틀랜드의 허름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 방황하는 이야기다.

약물 중독, 장애인, 성소수자, 컬트 문화, 아동 학대, 형제자매 간의 경쟁, 미모에 대한 현대인의 강박 등 다채로운 소재를 하나로 절묘하게 엮어낸 책은 정상과 비정상, 아름다움과 추함, 성스러움과 속됨 등의 통념을 뒤엎으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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