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시가 상수도 보호 차원에서 진행한 ‘상수원 보호구역 오염행위 금지용 펜스설치 공사’로 일부 등산객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일부 등산객들은 시가 쓸데없는 예산을 낭비해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인위적인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려 한다며 반발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상수도 보호를 위해 지난 21일부터 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광교동 산 18~27 일원까지 총 244m의 구간에 ‘상수원 보호구역 오염행위 금지용 펜스설치’공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시는 광교 버스 종점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기존에 설치됐던 철조망을 일부 철거하고 자연경관과 비슷한 색깔의 펜스를 설치했다.
그러나 광교산을 찾은 일부 등산객들은 시가 아까운 시민혈세를 낭비해가며 등산로 곳곳에 인위적인 펜스를 설치해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공사가 진행된 지난 주말 등산로 구간은 펜스 수십여개가 그대로 방치돼 있는가 하면 녹슨 철조망들이 뒤엉켜 등산객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었다.
시민 정모(34)씨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행락행위를 한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굳이 안해도 되는 공사에 시민불편을 자초하고 아까운 예산까지 들이는 것은 ‘빈대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려는 꼴’ 아니냐”며 “대다수 시민들이 수원의 상징인 광교산 보호에 앞장서며 등산과 산책을 즐기고 있는 것을 시가 모르는 것은 아닌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모(29)씨도 “평일도 아니라 수만명의 시민이 찾는 주말에 안내판 하나없이 등산로에 널부러져 있는 펜스와 철조망 등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여름엔 내내 철조망으로 막아 접근 자체를 차단했는데 등산객과 시민들의 안전과 통행은 뒷전으로 미룬채 난데없는 펜스공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행락행위가 금지된 장소임에도 여름철이면 야영 및 물놀이, 쓰레기 무단투기 등이 상습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해 펜스를 교체했다”며 “등산객들의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공사도 이틀로 최소화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