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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詩산책]웃음시장

 

맛좋은 싸구려 소리가 흥성흥성한 시장, 그대로 향기로운 웃음 시장이다.

장사꾼들의 인정스런 미소에

푹 묻어나는 값진 미소를 한 아름 안고

미소의 가치를 생각한다.

이때 누군가 산처럼 쌓아 놓은

물건 앞에서 억울한 울음보를 터뜨린다. 아, 사기꾼의 미소에 홀려 가짜 물건을

사고 터지는 원통한 울음소리다.

웃음 시장이 울음시장으로 변하는가.

그래, 진정한 웃음 시장은 어디에 있는가!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싸구려 음악소리, 끌려나온 동물들 울음소리 등등 온갖 소리들로 시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깎고 흥정하다 큰소리로 싸우기도 한다. 재래시장은 활기차다. 오일장이라도 열리는 날이면 축제 같은 신명이 난다. 덩달아 열심히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절절한 삶의 현장이다. 喜怒哀樂과 愛惡慾이 어떤 곳보다 절실하게 교차하는 곳이 시장 한복판이다. 이제 이런 풍경들은 자본에 잠식되고 서민들은 자본의 노예로 살아간다. 대형마트에 가면 잘 다듬어지고 깨끗하게 포장된 상품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어 원하는 만큼 집어 돈을 지불하면 된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눈빛을 교환하며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광경은 좀체 목격되지 않는다. 자본은 인간의 밑바닥 감성마저 가져가 버린다./성향숙 시인

중국 현대대표산문시선 <아침은 너무 늦다>/도서출판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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