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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詩산책]李賀(이하)"秋來(추래/가을에)"

桐風驚心壯士苦(동풍경심장사고)

오동잎에 바람 이니 壯士장사의 마음 괴로운데

衰燈絡緯啼寒素(쇠등락위제한소)

희미한 등불에 풀벌레 소리 차가워라

誰看靑簡一編書(수간청간일편서)

그 뉘일까 나의 글을 읽으며

不遣花蟲粉空?(불견화충분공두)

책벌레가 좀먹지 않게 할 사람은

思牽今夜腸應直(사견금야장응직)

온갖 생각에 오늘밤 창자가 곧추서고

雨冷香魂吊書客(우랭향혼적서객)

비 내려 차가운 이 곳, 香魂향혼이 내게 조상 오네

秋墳鬼唱鮑家詩(추분귀창포가시)

가을무덤 속에서 내 넋은 포조의 시를 읊으리니

恨血千年土中碧(한혈천년토중벽)

한스러운 내 피는 무덤 속에서 천년을 푸르리라

- 李賀詩選 /1976 /민음사 /문이재 등 참고

 


 

이 시를 읽고 온 몸이 떨려 잠 못 이룬 기억이 있다. <한스러운 내 피는 무덤 속에서 천 년을 푸르리라> 심장이 얼어붙는 느낌은 언제 다시 보아도 마찬가지다. 시인은 본래 당나라 황실의 후손인데 이때는 집안이 몰락하여 시문에 운명을 걸고 주유하던 중 한유의 눈에 들어 장안에까지 진출을 하지만 시인을 질투하는 장안의 세력가들에게 쫓겨 뜻을 펼치지 못하고 스물일곱 나이에 요절하게 된다. 이상은 두목 등의 시인이 직접 영향을 받았으며 중국 시가전통에서 커다란 파격으로 통한다. 가난과 불우 병고에 시달리며 불꽃처럼 살다간 그의 영혼이 이 쓸쓸한 계절을 푸르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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