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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소금밭에 핀 연꽃

소금밭에 핀 연꽃             /김윤환

세파는 차갑고

엄마아빠는 바쁘다

무거운 가방 충혈된 눈

멈추지 않는 딸국질

연민보다 화가 먼저 생기는

아이들의 소금밭



사랑으로 밥상을 이루고

밥상으로 가족을 이룰 때

월화수목금토일 날마다

찾아오는 무지개빛 천사들

서로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네



바다가 떠난 소금밭에

천사들 옹기종기

연꽃을 피우고 있네

 


 

김윤환 시인의 소금밭에 핀 연꽃은 시화공단이란 상황에서 갯벌 세계의 정한과 가난한 이웃들의 애잔한 심경을 읽게 된다. 밥 한 톨 어디 소금밭 없이 단맛 쓴맛 짠맛의 서러움을 그냥 지나갈 수 있으랴,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시선에 시인의 눈물 같은 편지다. 김윤환 시인은 실천문학에 노동의 시를 발표하면서 시단에 나왔다. 시흥 은강교회에서 사역을 맡고 있으며, 연성지역아동센터 대표로 있다. 어려운 환경에 함몰된 공간과 시간에서 정서적 불안정한 아이들과 성장기를 걷는 천사들에게 치유문화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길 찾기에 분주하다. 차가운 세파에 누구라 할 것 없이 옹망졸망 가슴졸이는 새벽과 늦은 저녁 밤, 고단한 일상들의 허기진 노래는 그래서 더 아프다. 낯선 사람들의 터전에서 바다의 경계를 넘어 연꽃들로 화사한 위로의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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