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
  • 흐림강릉 24.5℃
  • 서울 23.9℃
  • 흐림대전 27.2℃
  • 흐림대구 27.4℃
  • 흐림울산 26.0℃
  • 흐림광주 26.5℃
  • 박무부산 24.9℃
  • 흐림고창 27.8℃
  • 구름많음제주 28.0℃
  • 흐림강화 23.2℃
  • 흐림보은 26.1℃
  • 흐림금산 27.7℃
  • 흐림강진군 26.1℃
  • 흐림경주시 26.3℃
  • 흐림거제 25.7℃
기상청 제공

[아침시산책]눈 뜨는 아침

 

눈 뜨는 아침/한혜영

따끈따끈한 알 하나를 이불 속에서 만져보네

삼백육십오알, 알 낳는 암탉 과거는

시간을 먹어 치우고

시간은 나를 먹어치우고

나는 나를 먹어치우고

그 힘으로 따끈따끈한 또 하루 시간을 낳았네

생명이란 참으로 애틋하구나

가만히 알 품고 있으면

톡톡톡 끊임없이 부리질 하는 소리

아아, 난 살아 있는 거야 마주 쪼아보는

생각의 부리 피묻은 날개를 추스르며

껍질을 빠져나오네 대견스러워라

하루는 이제 온전히 내 것이야

이부자리를 정리하면서 날개를 파닥여보네

오늘은 날 수 있을까? 오늘은…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 천년의 시작/ 2002

 

 

 

1월, 누구나 자신의 품속에서 따뜻한 꿈 하나를 낳고 싶은 계절이다. 지난해 우리가 까먹은 365개의 알이 ‘시간’이라는 타래를 통해 나에게 온 ‘생명’이라는 알이었듯이, 그 알은 여전히 시간이라는 유전자를 타고 우리에게 던져진 꿈의 원형이다. 세상의 모든 꿈은 피 묻은 날개 밑에 감추어 있다. 꿈이 부화하기까지는 어두움과 웅크림의 기다림도 함께 품어야 하리라. 알속에 갇힌 우리의 꿈이 마침내 새들처럼 태양을 맴돌 때까지 엄동(嚴冬)의 계절, 캄캄한 시간을 끝내 이길 수만 있다면, 살아서 봄을 맞이할 수만 있다면. 지금은 깨어나지 않는 미부화의 꿈도 마침내 젖은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는 그 날을 꿈꾸며 눈뜨는 오늘 아침. 단단한 희망 한 알 품는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