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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팔정사 백일홍

 

팔정사 백일홍                                                                                 /최정례

꿈속의 또 꿈속만 같은

눈썹에 불이 붙은 그를 만난 날

그 눈길 받아내지 못하고

흔들리다 잠 깬 날

찬 강물로 달려가

풍덩 몸 던지고 싶던 날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사람들은 울고 있었다

징징징

징소리가 들렸다

절에 오르는 이가 있었다

절에 올라 무조건 빌어보려는 이가 있었다

벡일홍 꽃잎이 벌어지고 있었다

팔정사 단청 끝이 타고 있었다

꽃밭으로 가 치마폭을 흔들며

늦가을까지 환할까 어쩔가를 묻는 이가 있었다

최정례시집 <내 귓속의 장대나무 숲/민음사, 1994>

 

 

 

날은 춥고 세상이 각박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사랑을 꿈꾸어야 하지 않을까. 살아가노라면 누구나 한 번은 머릿속에서 벅찬 환희로 울어대는 징소리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눈이 부셔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고 얼굴 붉히던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가슴 두근거리다 못해 심장이 터질 듯해서 강물에라도 뛰어들고 팠던 옛날이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그렇게 기쁜 날들로 가득하기를 빌고 싶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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